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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호, 중도층·청년 표심 공략…김재원 활동 재개는 '변수'

입력 2023-05-24 18:40 수정 2023-05-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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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재원·태영호 두 의원의 징계 이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리더십 리스크에서는 한 발 빠져나온 분위기죠. 김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목표로 중도층과 청년 표심을 공략하는 행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다만 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정치 활동 재개가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소설의 구성 5단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입니다. 다들 중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께 지겹도록 들었던 기억이 있으실 텐데요. 오늘 '줌 인'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취임 이후를 소설 구성 5단계에 대입해 살펴볼까 합니다. 전당대회 당선 이후 김기현 대표의 지난날, 불운의 연속이었죠. 당 대표 당선이 '발단'이었다면 '전개'는 건너뛰고 곧바로 '위기'가 덮친 건데요. 출범부터 친윤 일색 지도부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2월 16일) : 연대와 포용, 그리고 탕평을 통해서 연포탕 잘 끓여서 국민 대통합, 우리 당내 대통합 이루어서…]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3월 16일) : 만약에 연포탕을 했다면 김기현 대표께서 좀 더 전향적으로 안철수 후보나 황교안 후보나 천하람 후보 등의 의견을 들어서 어떤 당직 인선을 했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당정일체, 계속해서 친윤계 지도부 일색 아닙니까? 당직 인선도 어떻게 보면 혼연일체를 택한 게 아니냐…]

이런 비판은 그나마 애교에 가까웠습니다. 지도부 일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연이은 설화에 휘말렸죠. 김재원 최고위원발 전광훈 사태가 그 서막이었는데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3월 12일) :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헌법에다 넣겠다' 그런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압니까. 전라도는 영원히 10%예요, 영원히 10%.]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유튜브 '너알아TV' / 3월 12일) : 그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해요? 불가능하죠?} 예, 불가능합니다. 저도 반대입니다. {전라도에 대해서 립서비스 한다고 한 거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들 아닙니까.]

원래 악재는 연달아 터지는 게 세상사 이치일까요? 김 최고위원과 동시에 태영호 전 최고위원도 역사 인식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태영호/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2월 13일) : 4·3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는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태영호/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 (월간조선 음성대역 / 지난달 18일) : 김일성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 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겁니다.]

여기에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과 관련된 녹취록 파문까지 터지며 위기가 증폭됐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의원(3월 9일 의원회관 사무실) :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에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 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

당 지지율은 곤두박질을 쳤고 김 대표의 리더십에도 물음표가 따라 붙었는데요. 김 대표는 관련 질문이 나오면 진땀을 빼기 바빴죠. 겉으로 웃고는 있지만 속은 웃는 게 아니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5월 3일) : {태영호 의원이 오늘 기자회견…} 거기까지 하죠. 자, 거기까지 하시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5월 11일) : {대표님, 결국 징계 결정이 됐는데 지도부에서 초반에 좀 빨리 결정을 지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그런 아쉬움이 있는데…} 징계를 지도부가 결정하나요? {그건 아니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결단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뭐가 있지? {예를 들어 공개적으로 자진사퇴를 종용한다거나 아니면…} 허허허…]

이후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이뤄지며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황정근/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지난 10일) : 자꾸 반복되는 설화는 외부적으로는 당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민심을 이탈하게 하는 심각한 해당행위이고, 내부적으로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스스로 손상시킨 자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김 대표로서는 간신히 '절정'을 맞이한 셈이었는데요.

이슈는 이슈로 덮는 게 정치권의 생리죠. 김 대표 입장에서는 운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민주당 안에서 연이어 터진 폭탄이 김 대표의 리더십 리스크를 희석시켰는데요. 돈 봉투 전당대회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가 국면 전환을 위한 변곡점이 된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5일) :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마땅합니다. 만약 끝까지 버틴다면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합니다.]

이제는 김남국 사태를 지렛대 삼아 해피엔딩을 목표로 달려나가는 분위기입니다. 내년 총선 승리라는 '결말'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요. 그간 놓쳤던 중도층 표심 공략에 나섰죠.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것도 그 일환인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생각과 철학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추도식에서는 권양숙 여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웃으며 악수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저는 바로 직전 대통령으로부터 엄청난 정치적 박해를 받았던 피해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당 소속 의원들을 이끌고 참석했죠.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담은 건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8일) :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당시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선 성난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8일) : 5월의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습니다.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도 안 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힘은 약무호남 시무국민의힘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호남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총선의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청년층 표심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달 초 당 대표 직속 청년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의 닻을 올렸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일) : 흔히 열 손가락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그러는데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당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 청년층입니다. 여러분들 말씀 충분히 잘 듣고 우리 청년정책 네트워크가 집권당의 청년정책을 처음 설계하고, 그 설계를 실천해서 집행하기까지 총괄할 수 있는 그런 컨트롤타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청년정책네트워크. 첫번째 정책으로 토익의 시험 성적 유효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놨는데요. 오늘 두번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열악한 예비군의 처우 개선을 목표로 한 '예비군 3권 보장' 정책입니다. 학습권·이동권·생활권 등 3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인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학생들이 수업도 하면서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시험도 쳐야 되고, 성적도 받아야 되고, 취업준비도 해야 되고, 이런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예비군 훈련 때문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우리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주무부처이시니까 대학생 예비군들의 특성들을 배려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챙겨주실 것을…]

폭풍우에서 갓 벗어난 김 대표, 간만의 순항에 웃음지으며 아름다운 결말을 꿈꾸고 있을 텐데요. 하지만 소설에는 늘 '반전'이 기다리고 있기 마련입니다. 이대로 순조롭게 결말을 향해 가나 했더니 암초가 나타났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그런데 이제 총선이 있잖아요. 총선을 앞두고 사실 저에게 최다득표로 당선된 최고위원으로서 많은 역할이 있어야 될 거예요, 총선 승리를 위해서.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당원권 중지 1년이란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재등판했죠. 김 최고위원, 지난해 같은 수위의 징계를 받았던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선 산티아고 순례를 권유했는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해 10월 12일) : 저는 우리 이준석 대표님 한번 산티아고 순례길을 815㎞ 다는 못 걸으실 거고 사리아에서부터 가는 100㎞ 코스라도 일주일 정도만 걸으시면 정말 마음이 맑아지고…]

정작 본인은 말과는 달리 또 다시 여의도길을 택한 겁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해 10월 5일) : 산티아고 순례길은 걸어가면 늘 생각이 깊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길인데, 여의도길은 생각하기 싫은 길이죠.]

사실 당원권 정지 1년이면 내년 총선 공천에선 배제된다고 봐야할 텐데요. 김 최고위원은 여전히 만약을 열어둔 듯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총선에서는 여러 가지 역할을 제가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물론 기회가 되어서 출마를 한다면 또 출마를 하겠지만 총선에서는 여러 가지 최다득표로 당선된 최고위원으로서의 많은 역할이 있어야 할 것이고…]

보통 선거 막판은 표심을 영끌해야 하는 시점인데요. 이때쯤이면 사면이나 복당이 이뤄지곤 합니다. 김 최고위원도 이런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눈치인데요. 다만 중도층·청년 표심에 호소 중인 김 대표로서는 썩 달갑지 않겠죠. 적당히 에둘러 자제를 당부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제가 특별히 말씀드릴 사항이 아닌 것 같고요. 김재원 최고위원도 가지고 있는 애당심을 충분히 잘 발휘해 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김 최고위원이 알아듣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 때문일까요? 이용 의원은 보다 직설적으로 김 대표의 속마음을 해설해줬습니다.

[이용/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당에 부담이 되지 않고 선당후사 식으로 본인 스스로가 사퇴한다면 좀 더 국민들한테 우리 당의 지지를 받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자, 오늘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이제 막 안개가 걷힌 마당이지만 총선까지는 곳곳에 복병이 기다리고 있겠죠. 김 대표가 또 다시 찾아올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드라마 속 대사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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