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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운전자 차량에 하굣길 참변…먼 길 떠난 여학생들

입력 2023-05-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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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마지막 길 >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사고, 또 발생했습니다.

지난주에 보도해 드렸는데요.

충북 음성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여학생 두 명이 숨졌습니다.

영상 먼저 보겠습니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횡단보도 앞에 서 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건데요.

그때 멀리서 승용차 한 대가 빠르게 다가옵니다.

신호가 바뀌고 먼저 길을 건넌 학생 두 명이 인도에 올라서는데요.

옆에서 차량이 달려들고 두 아이가 순식간에 휩쓸렸습니다.

당시 목격자 이야기 들어볼까요?

[목격자 (지난 19일 인터뷰) : 애가 여기 하나 엎어져서…돌아서 보니 가방이 하나 저기 떨어져 있는 거예요. 거기에 또 애가 거꾸로 엎어져 있는 거예요.]

[캐스터]

이게 무슨, 말이 안 나옵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요.

가장 안전해야 할 곳 중 하나인 하굣길에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다.

[기자]

이 사고로 13살 김 모 양은 사고 당일, 16살 정 모 양도 하루 뒤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제(21일) 열린 정 양 발인식이 열렸는데요. 보시죠.

교복을 입고 밝게 웃는 얼굴, 학생증에 넣었던 그 사진은 영정으로 쓰였습니다.

운구차를 탄 정 양은 마지막으로 며칠 전까지 다니던 학교에 들렀습니다.

정 양의 자리엔 공책과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지 않는 게 소원이라며 간호사를 꿈꾸던 정 양은 이제 먼 길을 떠났습니다.

유족 이야기 들어보시죠.

[고 정모 양 언니 : 치마 하나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엄마가 뭐 사줄까 그러면 동생이 아니야. 엄마 힘들게 돈 버는데 나는 필요 없어. 장기도 다 너무 상해서 기증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누군지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앵커]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사고는 대체 왜 일어난 건가요?

[기자]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었는데요.

사고 지점 300m 전부터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다고 합니다.

운전자도 크게 다쳤는데요.

음주 측정 결과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이고요.

치료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앵커]

일부 언론에서는 '고령에 의한 운전 미숙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고도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아직 수사 초기이니까 원인이 제대로 밝혀져야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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