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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와 암투병 언니 돌보던 50대 여성…2명 살리고 떠나

입력 2023-05-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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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김정애 씨(53)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기증자 김정애 씨(53)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하늘에 있는 엄마가 부끄럽지 않을 아들로 성장할 테니 편히 쉬고 지켜봐 주세요"

2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엄마 김정애 씨(53)에게 큰아들 손현익 씨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오늘(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월 23일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을 기증하며 2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7일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며 급히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습니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해 끝내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뇌사상태가 됐습니다.

김씨는 2녀 중 차녀로 조용하고 차분하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성품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는 30년 전 부친을 여의고 여든을 넘긴 모친의 손발이 됐고, 자녀들에게는 헌신적인 어머니로 매일 가족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간암으로 투병 중인 친언니의 병간호를 3년 넘게 직접 도맡아 할 정도로 가족애가 강했습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가족들은 생전 김씨가 TV를 통해 장기기증을 알게 된 후 마지막 순간에 내 몸을 통해 남을 살릴 수 있다면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남편과 서로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가족들은 김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증에 동의했고, 죽어가는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김씨의 큰아들 손씨는 "한평생 욕심 없이 가족들에게 봉사하며 살았던 엄마, 살아계실 때 한 번 더 이야기하고 더 효도 못 한 게 후회되고 아쉽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게요"라고 다짐했습니다.

김씨의 둘째 아들 손민성 씨는 "엄마 저를 낳아주고 키워준 엄마로 태어나줘서 감사해요. 더 많이 잘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요"라며 "많이 보고 싶고 하늘나라에서도 편하게 행복하게 지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김씨가 전한 생명의 씨앗은 2명의 새 생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줬다"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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