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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한다며?'…그런데도 결혼정보회사가 늘어난 이유는?

입력 2023-05-10 18:36 수정 2023-05-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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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려는 청년들이 많이 없다.'

이제 이런 이야기는 익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지난 9일, 국세청에서 의외의 통계자료가 나왔습니다. 결혼정보회사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2018년 1568개였던 것이 2022년에 1823개까지 늘었습니다. 5년 사이에 약 16.3% 증가한 겁니다.

결혼 수요가 있어야 결혼정보회사도 늘어날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걸까요?

〈자료사진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출처=연합뉴스〉


“효율적인 만남 원하는 고객 늘어”


직장인 이 모 씨(38·서울 관악구)는 결혼정보회사 가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친구가 가입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소개팅을 엄청 많이 했는데 딱히 성과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혼정보회사 상담을 받았죠. 담당자가 '원하는 조건의 이성을 잘 매칭해주겠다'라고 해서 가입을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더는 시간 낭비 하고 싶지 않아서요.”

결혼정보회사인 'ㄱ'사 관계자에 따르면 A씨와 같은 청년들이 문의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소개팅은 자신의 인맥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 범위를 넘어서 이성을 만나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세요. 조건도 맞고 신원이 보장된 분들을 만남으로써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겁니다.”라고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고객이 늘었다고 합니다. 'ㄱ'사는 2021년에 전년 대비 상담률이 38%, 가입률은 12%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초반에는 대면 만남을 꺼리는 분위기 때문에 상담이나 매출이 감소세였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장기화되면서 동호회, 모임 등이 계속 제한 됐잖아요.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날 기회가 줄다 보니, 그 대안으로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고객이 늘어났습니다”라고 결혼정보업계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 것”


그럼 앞서 이야기를 나눈 이 씨처럼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걸까요?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조혼인율'이라고 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7건이던 조혼인율은 2022년 3.7건까지 떨어졌습니다. 요즘 결혼하는 사람들은 기존에 비해 명백히 줄고 있습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혼 수요가 올라가서 결혼정보회사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구 교수는 “결혼하려는 청년이 늘었다기보다는,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이 없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잖아요. 그래서 정보력이 있는 결혼정보회사의 도움을 받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결혼 수요가 늘어서 결혼정보회사 증가한 것이라면 16%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야겠죠.”라고 분석했습니다.

ㄱ사 관계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청년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결혼하는 것을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리 혼인율이 낮아져도 결혼하려는 사람들은 항상 있거든요. 그중에 전문가 도움을 받아 효율적으로 이성을 만나길 원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컨설팅을 받는 게 익숙해졌듯이 결혼 시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라고 이 관계자는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구 교수는 “과거에는 결혼으로 인한 계층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인만추(인위적인 만남을 추구)'가 늘어나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만나게 되거든요. 그럼 결혼에 대한 계층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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