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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美동물보호단체 수상까지…'가오갤3' 로켓이 남긴 여운

입력 2023-05-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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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美동물보호단체 수상까지…'가오갤3' 로켓이 남긴 여운
'가오갤의 까칠한 너구리' 로켓이 남긴 여운은 상당했다.

지난 3일 개봉한 마블의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이하 가오갤3)'가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2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오갤' 시리즈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많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제임스 건 감독의 선택은 '로켓'이었다. 그동안 '가오갤'은 스타로드·피터 퀼, 가모라, 드랙스, 그루트, 로켓, 네뷸라, 맨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를 '가오갤'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었다.

'가오갤' 속에서는 우주라는 특성을 활용해 인간부터 나무, 너구리까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리즈 내내 귀여움부터 사춘기까지 성장기를 선사한 그루트에 비해 로켓은 까칠한 너구리 정도로 존재했을 뿐 상대적으로 많은 조명을 받진 못했던 캐릭터다.

[씨네+] 美동물보호단체 수상까지…'가오갤3' 로켓이 남긴 여운
제임스 건 감독은 개봉 전 내한 간담회에서 "이번엔 로켓에 대한 이야기다. 나를 투영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로켓은) 내게 중요하고 분신이다. 분노에 가득찬 작은 존재다.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이 어렵다. 전형적인 아웃사이더로 그려진다"며 "내가 처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할때 이 이야기 자체가 로켓이었다. 재밌고 코미디고 음악도 아름답고 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슬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그러한 로켓의 기원을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로켓이 살아갈지, 그 이야기를 둘러싼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오갤3'는 베일에 싸여있던 로켓의 탄생부터 '가오갤' 크루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심도 깊게 다룬다.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고 태어난 너구리였던 로켓은 완벽한 생명체를 만들고 싶다는 세력에 의해 갇혀 지내며 실험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버려지려던 찰나, 창의성을 발휘했다는 이유만으로 집중 실험 대상이 되기도. '가오갤3'는 그저 재밌게 볼 수 있는 판타지 영화로만 소비되기엔 현대사회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동물실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자연스레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또한 제임스 건 감독의 표현대로 로켓은 동물의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엔 부족하다.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의 삶으로 대입해봐도 충분히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지는 캐릭터인 것. 때문에 '가오갤3' 속 로켓을 본 관객들은 함께 웃고 울며 공감하고 있다.

[씨네+] 美동물보호단체 수상까지…'가오갤3' 로켓이 남긴 여운
'가오갤3'의 선한 영향력은 동물보호단체로까지 이어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PETA(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는 '가오갤3' 제임스 건 감독에게 'Not a Number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PETA 측은 "제임스 건은 '가오갤3'를 통해 관객들에게 모든 동물은 실험실 우리에 가두는 것보다 탁 트인 하늘 아래에서 자유의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며 "'가오갤3'는 실험실에서 끔찍한 고통을 견디며 의식을 얻은 지각 있는 너구리 로켓의 이야기다. 실험실에 있을 때 숫자로 언급되는 방식은 동물 실험자들이 고통을 주는 지각 있는 존재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관행을 반영했다. 로켓과 로켓의 친구들처럼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평생의 고통을 견뎌낸 후 죽임을 당한다. 그들은 비좁은 우리에 갇히고, 훼손되고, 질병에 감염되고, 쇠약한 상태로 고통받도록 의도적으로 사육되고, 또 여러 번의 고통스러운 절차를 견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켓을 통해 제임스 건은 실험실을 통해 순환되는 수백만 마리의 취약한 동물에 얼굴, 이름 및 성격을 부여했다. 관객들이 동물을 개인으로 볼 수 있도록 돕고, 우리가 동물들에게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우리가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알려줬다. 올해의 최고의 동물 권리 영화"라고 극찬했다.

개봉과 동시에 영화를 찾아봤다는 한 관객은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첫 생각은 '동물실험반대'다. 여태까지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경종을 울리는 영화였다. 킬링 타임용으로 즐기러 갔다가 교훈까지 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시간도 돈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히어로물과 동물 권리 영화, 쉽게 붙지 않는 조합이지만 의외성이 빚어낸 신선함은 더 큰 시너지를 냈다는 평이다. '가오갤' 속 주요 캐릭터 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품어낸 제임스 건 감독의 현명한 선택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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