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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지진 대신 아드레날린"…2m32 훌쩍 넘은 우상혁 "항저우 금메달 따야"

입력 2023-05-09 17:36 수정 2023-05-0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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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우상혁(27·용인시청)이 두 번의 점프로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인 2m32를 넘었습니다.


장시간 비행 피로도, 부상 후유증도 완전히 털어낸듯 보였습니다.

 
9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높이뛰기 남자대학·일반부 결승에서 2m32를 1차시기에 뛰어넘은 우상혁 (사진=연합뉴스)9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높이뛰기 남자대학·일반부 결승에서 2m32를 1차시기에 뛰어넘은 우상혁 (사진=연합뉴스)
오늘(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 올시즌 개인 최고기록을 2m32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첫 점프인 2m16을 1차 시기에 성공했고, 곧장 16cm를 더 높여 2m32에 도전해 가볍게 뛰어넘었습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우상혁은 "어제 한숨도 못잤지만, 트랙을 뛰는데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코치님이 2m16에서 바로 2m32로 올리자고 했다"며 "평소엔 동공지진이 나는데, 오히려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터져 자신감있게 들이밀었다"며 웃었습니다.

 
높이뛰기 우상혁 (사진=연합뉴스)높이뛰기 우상혁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부비동염 수술을 받고, 발목과 발뒤꿈치 부상도 겪은 우상혁은 현재 상황을 "알에서 깨어나온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선수에게 부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무조건 필요한 것 같다"며 "그걸 코치님이 깨트려 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을 통과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손에 넣은 우상혁은 "두 대회 모두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지난 7일 도하에서 입국해 이틀 만에 경상북도 예천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 우상혁은 내일(10일) 다시 일본으로 떠납니다. 오는 2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골든 그랑프리 대회에 나서기 위해섭니다.

일주일 사이 비행기만 세 번 타는 것에 대한 주변 걱정에 대해 "된다 된다 되새기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괜찮다 괜찮다하면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우상혁 (사진=연합뉴스)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우상혁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2m32를 넘은 소감은
=사실 어제 한숨도 못잤거든요. '자자, 자자' 했는데 잠이 안오더라고요. 막판에 1시간 자고 7시부터 움직였는데, 트랙 뛰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코치님하고 눈이 맞았는데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냥 즐겼어요. 2m16 뛰고 바로 2m32 올리라는건 코치님이 믿음이 있으신 거거든요. 저도 그 눈빛을 읽었고, 될 거 같더라고요. (바가) 낮더라고요. 그래서 '아 넘었다 무조건 넘었다 침착만 하자' 했고, 넘게 됐습니다. 진짜 기분이 좋네요.

-시즌 초반부터 부비동염 등 있었는데 털어버린 계기는
=다 깬거 아닐까요? 시합보다 좋은 연습은 없다고 코치님이 항상 얘기하거든요. 할 수 있다고 계속 되새겼어요. 그러면서 올림픽도 뛰었었고. 반복하다 보니까 마음이 차분해지고 잘 뛰어진거 같고 앞서 뒤꿈치 발목 안좋다 말씀드렸는데, 이번에 확실히 느꼈어요. 선수가 부상 당하면 트라우마가 생기는데, 그걸 극복하는 계기가 무조건 필요하다 생각해요. 그걸 코치님께서 알에서 깨어나오게 해주셨네요.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관중들이 많이 왔는데
=너무 놀랐어요. 절 위해 응원해주니까 그 힘이 온다 생각하고요. 제가 딱 두 번 뛰었잖아요. 더 보여드리고 싶지만 더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여기서 딱 마무리했습니다.

-발목과 발뒤꿈치 부상은 다 털어냈나
=2m32 정도면 클리어 하고도 남았죠. 이제는 깔끔합니다. 이젠 끝 아닌가요. (웃음)

-2m32가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인데
=세계선수권 기준기록 자체가 엄청 부담스런 기록이에요. 빨리 깨면 깰수록 선수들이 엄청 편안한 상태로 뛸 수 있는 거거든요. 저는 그 포지션 왔다 생각하고요. 내일 일본 출국하는데 제가 또 일본에 강하거든요. 아시아선수권 때 졌잖아요. 모든 일본 선수들이 나오는데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고, 딱 좋은거 같습니다. 시합을 연습처럼 뛰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그리고 다이아몬드리그에 이어,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까지 잘 하고 싶네요.

-일주일 사이 비행기만 3번 타는데
=지나가는 분들마다 걱정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아니라고 계속 말씀드렸고요. 저는 그동안 계속 그렇게 해왔어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어요. '된다 된다' 되새기고, 휘말리지 않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제가 분위기 좋게 가면 가는 거고, 안좋다 하면 안좋은 거 같아요. 모든 선수는 부상이 있지만 '괜찮다 괜찮다'하면 좀 더 편안한 상태 되는 것 같아요. 엊그제 10시간 비행하고 집에서 하루 자고 뛰는 게 부담은 당연히 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죠.

-골든 그랑프리 다음 계획은
=일본에서 계속 훈련하다 로마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합니다.

-그땐 바심 아니고 탐베리랑 만날텐데
=다 이겨야죠. 승리해서 계속 이어진 대회에서 해봐야죠. 분위기 탔으니 끝까지 가봐야하지 않을까요.

-최근에 가장 환한 모습 같은데
=그래요? 도하 때도 재밌게 했는데. 우울해하지 않는 모습으로 오고싶었고요. 도하 때처럼만 뛰고 싶었어요.

-어르신들 다가왔는데
=예천 분들 같은데 장하다, 아들같이 대해주셔서 할머니 할아버지 같았어요.

-소셜미디어에 해외 팬들 댓글도 있더라
=높이뛰기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서 그 모습이 뛰면서 비춰지는 것 같아요. 그게 관중들이랑 다같이 호흡 되는 거 같고. 도하 때도 한국분들, 외국분들도 다 '우 우 우' 해주더라고요. 그게 저한텐 너무 힘이 되고 좋더라고요.

-이번 대회가 올해 마지막 국내 대회인가
=아닙니다. 저는 솔직히 일정 잘 몰라요. 코치님한테 한번 물어봤어요. 왜 안알려주시냐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루틴 만들기 싫다' 하시더라고요.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라고요. 코치님께 항상 감사해요, 절 너무 믿어주셔서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인가
=금메달이요? 따아죠 따야 됩니다. 5년전 은메달 따서 아쉬웠고요. 이번에 금메달 후보로 해주시는데 부담보단 즐기는 마음으로 금메달 도전 한번 해보겠습니다. 선발전이라 모든 선수들이 다 긴장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다 너무 잘했고. 저도 부담감을 최대한 즐기려 했습니다.

-바르심과의 첫 대결 어땠나
=다이아몬드리그 선수들은 다 라이벌이라 생각합니다. 다 쟁쟁하고 세계적인 선수들이죠. 저도 그 리그에 들어간거 자체가 세계적 선수라 인정받은 것 같아요. 바르심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같이 으쌰으쌰해서 잘뛰고 싶어요. 모든 선수들한테 이기고 싶고, 최선을 다해서 뛰어볼 생각입니다.

-해리슨 등장은 자극이 되나
=아니요 별로 자극 안 돼요. 워낙 친해요. 나이대 비슷해서요. 제가 1등 못하고 2, 3등 하고, 해리슨도 그럴 때 저랑 맨날 웃으면서 소통했거든요. 해리슨도 잘 뛰어서 좋았어요. 바르심도 해리슨도 탐베리도 있지만 다 개개인별로 분석해야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 능력치도 올려야죠.

-오늘 특히 어떤 부분이 잘 맞아 떨어진 거 같나
=오래 기다리다 쉬다가 연습 뛸 때 나쁘지 않았어요. 2m16 뛰는 순간 와 이거 무조건 2m30 점프인데 했고, 코치님도 느꼈어요. 2m32라 하시는데, 제가 원래 '30으로 올려' 하면 막 동공지진 나는데 오히려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터지더라고요. 바로 자신감있게 들이밀었습니다. 그래서 넘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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