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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첨단도시 분당, 출근은 징검다리로?…정자교 붕괴 사고 후 한 달

입력 2023-05-04 20:46 수정 2023-05-0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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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침마다 징검다리를 건너 출근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IT회사가 모여있는 분당 지역 주민들인데요. 한 달 전 정자교 일부가 무너진 사고 이후 근처 다리들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밀착카메라 김안수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현재 시각은 오전 8시를 조금 넘겼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징검다리를 통해 출근하는 분당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강 건너 정자역이나 시외로 나가는 광역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인데요.

지난달 무너진 정자교의 통행이 금지되면서 이 징검다리를 임시 보행로로 대신 이용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오현석/경기 성남시 정자동 : 지하철역으로 가서 선릉역으로 이동하려고요. {매일매일 이렇게 출근하세요?} 네 맞습니다.]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지만, 출근 시간이 촉박해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김민영/경기 성남시 정자동 : (구두를) 안 신을 수 없을 때도 있어서. 출근하기 전에 '아 불안한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출근시간이 지나자 이번엔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탄천변을 가로지르는 이 징검다리는 약 20여미터에 이릅니다.

커다란 디딤돌로 이어져 있는데, 디딤돌 사이의 길이를 재보면 약 70센티미터 정도 됩니다.

보폭이 좁은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데요.

특히 비가 오면 미끄러워 넘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오민원/경기 성남시 정자동 : (비 올 때) 양말 벗고 신발 들고 건너왔죠. 젖으면 안 되니까, 이거 가죽신발이니까.]

다른 다리를 이용하면, 지하철역까지 한참 돌아가야 합니다.

실제로 걸어보니 징검다리로 건넜을 때는 약 3분 만에 지하철역에 도착했지만 다른 다리로 가면 2배 넘게 걸렸습니다.

정자교가 무너지고 한 달이 지났지만 이곳은 사고 당시 모습 그대로입니다.

곳곳에 무너진 다리 잔해가 쌓여있습니다.

지자체는 안전문제가 드러난 인근 다리 10여개를 모두 철거한 뒤, 다시 짓기로 했습니다.

[(다리로) 사람이 덜 다니죠. 아무래도 위험하고 위압감을 받으니까.]

제가 서 있는 이 다리도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현재는 보도통행이 통제됐습니다.

이처럼 인근 다리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시민들은 다리 밑에 있는 징검다리로 건너는 겁니다.

지자체가 내놓은 대책은 '우회도로 안내판'을 설치하고, 징검다리 근처에 또 다른 다리를 만드는 것 정도입니다.

[배려가 보입니까? 기자님 눈에는. 출근하는 사람들이 내려와서 돌아서 내려오고. 저 풀밭길을 걸어와서 구두 닦으면서…]

주민들의 휴식처였던 탄천은 한 달 동안 일부 통행이 막히고, 보수공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고 이후에야 정자교와 비슷한 구조로 만든 다리들을 전수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사이 이곳 주민들은 다리에 금이 간 곳은 없는지 살펴보며 건너는 게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작가 : 강은혜 / 영상그래픽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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