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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태영호, 중징계론 확산…민주당 "검찰이 수사해라"

입력 2023-05-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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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최고위가 오늘(4일) 전격 취소됐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대통령실 공천개입' 의혹 녹취록 공개의 파장이 커지면서인데요. 윤리위는 녹취록까지 기존 징계 사유에 병합하겠다고 했는데 김재원 최고위원에 이어서 태 최고위원까지 중징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민주당은 녹취록에 대한 '검찰수사' 필요성까지 거론했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최고위원 리스크가 거의 제가 지도부 블랙홀에 빠진 듯하다. 오늘 또 최고위도 안 열리는 것처럼 최고위원 불러서 모든 또 여론의 방향이 그쪽으로만 쏠리게 되면 안 된다라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고요.]

마치 '블랙홀' 같은 국민의힘 '최고위원 리스크', 그 중심에 태영호 최고위원이 있습니다. 논란이 점점 커지자 김기현 대표는 오늘 최고위를 전격 취소했는데요. 대통령실이 '공천'을 언급했다는 바로 이 녹취록 공개 때문입니다. 태 최고위원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지 않겠다는 심산인 듯 합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3월 9일 / 자료제공 : MBC '뉴스데스크') :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에 마이크 쥐었을 때 그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 그래서 내가 이제부터 아,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이진복 (정무)수석이 나한테 그렇게 좀 약간…]

김 대표는 제주 4.3 관련 발언 등으로 당 윤리위에서 이미 논의중인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절차에 이번 녹취 논란도 포함해달라 요청했습니다. 윤리위도 이를 받아들여서 어제 오후, 긴급 회의를 열고 다음 주 월요일에 병합심리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입니다. 녹취록이 보도된 건 지난 1일이죠. 다음 날(2일) 김 대표는 '과장된 발언이었다'는 태 최고위원의 해명을 들어주는 모양새였는데 어제는 "과장한 표현 자체가 문제였다"며 책임을 묻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2일) : 아니 태영호 의원이 없다 그랬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자기가 부풀렸다고 그러잖아요, 그런 말 한 적이 없는데. 아니 왜 자꾸 안 했다는데 했다고 질문을 하세요. 그래서 자기가 그분이 자기가 거짓말했다고 그러잖아.]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정확한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을 했어야 될 필요가 있어 파악을 해본 결과, 그러니까 실제로 정무수석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본인이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켜서 그것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당에 주게 되었다.]

기자들은 김 대표의 입장이 바뀐 거냐고 물었는데요. 자세히 들어보면 김 대표의 말은 일관되게 대통령실은 '공천 언급을 안 했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태 최고위원과는 '손절'을 시작했단 말도 나왔는데요. 녹취록 속 태 최고위원의 말을 정면 반박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해명 취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지난 2일) : 대통령이 개입한 게 뭐 있어요. 무슨 그런 말을 해. 대통령실이 무슨 개입을 했어요. 대통령실 끌어들이지 말라고 하는 것도 개입이에요? 그건 말이 안 되죠.]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은 예전에도 이번에도 없었다는 얘긴데 이 말에 가장 반발한 사람, 지난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입니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고 특정 후보를 겨냥했던 사람이 바로 이 수석인데 똑같은 말을 되돌려 받았습니다.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2월 5일) : 안윤연대라는 표현을 누가 썼습니까?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입니다.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남한테 이야기할 게 아니고 본인께서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면 아무 일도 안 생길 텐데 참 우려스럽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 수석과 태 최고위원의 말을 못 믿겠단 말이 쏟아져나왔는데요. 대통령실의 여당 공천 개입, 암묵적으로 다들 예상하는 바라는 겁니다.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태영호 의원 말이나 이진복 수석 말을 저는 믿지 못하겠어요. 저는 사실일 것 같아요, 그 녹취록 내용이. 그날이 전당대회 끝나고 바로 다음 날이에요. 그런데 최고위원이 비서한테 인사를 하러 대통령실에 찾아간다, 자기 발로. 그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죠.]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우리는 정무수석하고 또 당의 최고위원하고 이러쿵저러쿵해서 '내년 총선에 공천은 어떻게 할 테니까, 보장할 테니까 어떻게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까? 그건 이실직고할 리가 없겠죠.]

여당 일각에선, 이 수석이 공천을 말할 처지가 아니었을 거라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부산 언론에서는 지금도 이진복 수석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인도 공천 걱정해야 될 판에 무슨 공천 이야기를, 실없는 이야기예요. 총선 시즌에 정무수석을 할 그런 사람이 확실해야 그런 대화를 나눌 수가 있는데 정무수석 2년 하기 힘들어요.]

지금 상황에선 책임져야 할 사람이 명확하지 않은데 윤리위만 소집해서 뭘 할 수 있겠냐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인데요. 이 수석이냐 아니면 그 윗선이냐 아마도 지금은 2번, 태 최고가 허언을 했다고 보고 징계를 하려는 거 같은데 앞으론 국회의원과 용산 사람들이 대화할 땐 다 녹음기를 켜야 할 거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음성대역) : 윤리위는 힘이 세다고 여겨지는 쪽이 최근에 수없이 근육 자랑과 실력행사를 해대는 상황 속에서 태영호 의원이 과장했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징계를 한다면 그 자체로 또 태영호 의원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더 크게 반발할 걸 예측 못하는가요?]

실제 태 최고위원은 '공천개입 녹취' 뿐 아니라 '쪼개기 후원' 의혹까지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죠. 오히려 제주 4.3 발언 때부터 정치적 공세가 시작됐고,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가 펼쳐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제 핸드폰을 해킹하고, 지인들에게 피싱메일을 보내고,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만들어 후원금을 갈취하고, 보좌진 중 그 누가 보좌진 내부 회의 내용까지 불법 녹음하여 불법 유출시켜 정치공세에 악용하고 있다. 그러나 저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꺾으면 꺾일지언정 굽히지는 않겠습니다.]

'꺾이더라도 굽히진 않겠다'는 본인의 말과는 달리 태 최고위원은 쏟아지는 질문에 답이 없었는데요. '녹취록 속 발언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꾸며냈단 얘기냐'는 질문에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습니다. 구체적인 해명도, 정치적 책임에 대한 사과도 없었던 기자회견에, 김병민 최고위원은 "동료 최고위원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김병민/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오늘 약간 기자회견을 보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 민주당 방식인데'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습니다. 돈봉투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이제 민주당이 하는 방식이 본질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곁가지에 관한 얘기대로 상황들을 좀 치환시키려고 하거든요.]

태 최고위원은 녹취록을 "불법 녹음·유출한 사람을 수사를 통해 끝까지 색출하겠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전·현직 보좌관을 지목하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라며 법적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누가, 왜 녹음했는지, 만약 보좌관이 아닌 제 3자라면 도청한 건 아닌지, 도청이라면 악의적인 도청이었는지 까지 살펴봐야겠죠. 민주당에서는 불법 녹음과 유출보다는 그 내용, 즉 '공천 개입'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공무원의 정치개입, 그 자체로 인지수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민주당 돈봉투는 왜 강하고 태영호 녹음은 왜 그렇게 약하는가. 그래서 나는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를 해서 밝혀라.]

과거 사례도 회자되고 있는데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여당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년 실형을 받았다는 건데, 당시 수사한 검찰은 4년을 구형했다고 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사실이라면 이건 엄청나게 심각한 불법행위거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 시절에 검찰이 4년을 구형하고 2년의 실형을 징역형을 받은 그런 문제입니다.]

태 최고위원은 부인했지만 '쪼개기 후원' 의혹의 파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서울 강남갑인데요. 서울시의원, 강남구의원들이 본인은 300만원을 후원하고 가족들도 수십만원씩 후원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에선 "당무감사위에서 사실 확인부터 먼저해야 할 것"란 얘기가 나왔는데요. 민주당에선 사실상 뇌물이라고 했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쪼개기 후원을 지방의원들한테 했다고 한다면 그건 진짜 매우 비윤리적이고 반도덕적입니다. 정말 뇌물에 가까운 성격입니다. 그러지 않겠습니까?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을 빌미로 그런 후원금을, 원래는 받으면 안 되죠, 원래는.]

오늘은 후원자의 손녀와 지역구 사업가의 자녀들이 의원실 '청년 보좌관'으로 활동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의원실 단체 대화방에서 "청년 보좌관을 4명 뽑는데 그중 00회장 딸은 꼭 넣어주자"고 말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대학생 '인턴'인 셈인데, 채용 후 후원금이 들어온 사례가 있었단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회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대학생 인턴을 할 수 있겠냐라고 하면 굉장히 우리가 좀 곤란해요. 왜냐하면 공식적으로 급여가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문제는 거기에 대가를 받고 했다고 그러면 그거는 문제가 될 수 있죠.]

후원금을 비롯한 다른 대가를 받은 대신 손·자녀들을 '청년 보좌관'으로 일종의 '스펙'을 쌓는데 도움을 준 거 아니냐 하는 의혹인데요. 당시엔 태 의원이 '유튜브'를 통해 젊은 층의 눈높이에 맞추는 선거운동을 하는데 이 청년 보좌관들이 도움을 줬다는 기사도 나왔었습니다. 능력이 아니라 후원 여부가 기준이 된다면 여론은 '불공정'에 관대하지가 않죠.

국민의힘이 태 최고위원의 징계를 어떤 수위로 할 것인지 대통령실 지지율에도 연동돼있단 얘기가 나오는데요. 태 최고위원 '윤핵관'을 자처하며 전당대회를 치렀습니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만약에 솜방망이가 되면 저는 지지율에, 대통령 지지율에 오히려 더 타격이 올 수, '이것도 뭔가 또 대통령과 관계된 거 아니야', '또 윤핵관과 관계된 거 아니야', '왜 태영호는 언터쳐터블일까' 이런 식이 나올 수가 있거든요.]

태 최고위원에 가려있지만, 징계 대상이 된 사람, 김재원 최고위원도 있습니다. 김 최고위원 지지자들은 징계를 반대하는 서명서를 제출했는데요. "당내 분파주의자들이 최고위원들을 징계하자고 하고 있지만, 징계는 정당성이 없고, 최선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송세달/전 대구시의회부의장 (어제) : 열심히 살아온 김재원 최고위원을 징계하면 누가 야당 및 좌파 진영과 맞서 싸우겠습니까. 당은 내부 총질로 자기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자들만 넘쳐날 것입니다.]

결국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데요.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최고위원 리스크'에 김 대표, 윤 대통령 취임 일주년을 앞둔 상황에서도 이렇다할 정책적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처음부터 '윤심' 으로 전당대회를 치른 데 따른 자업자득이라고 했는데,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실의 대리인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대표 나오는 것도 못 나오게 다 총질해버리고 최고위원도, 당직도, 원내대표도 지금 김기현 당대표가 저는 처음부터 그러잖아요. '용산 여의도 출장소장 할 거다…' 지금 출장소장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거예요.]

국민의힘 내에선 태영호 최고위원의 해명 기자회견 이후 '중징계론'이 확산되는 분위긴데요. 이준석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죠. 징계 수위를 봐야겠지만,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고립무원' 태영호, '중징계론' 확산…국민의힘 최고위 취소, 민주당 '검찰이 수사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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