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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오늘부터 무료인 줄 몰랐다" 조계종 사찰 가보니

입력 2023-05-04 13:22 수정 2023-05-22 11:06

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 무료…정부가 관람료 감면 지원
입장료 안내하는 매표소 아직…"홍보 부족" 아쉬움 전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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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 무료…정부가 관람료 감면 지원
입장료 안내하는 매표소 아직…"홍보 부족" 아쉬움 전한 시민들

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관람료가 없는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사진은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무료 개방돼 안내소가 설치돼야 하지만 아직 매표소 간판이 남아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관람료가 없는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사진은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무료 개방돼 안내소가 설치돼야 하지만 아직 매표소 간판이 남아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오늘부터 관람료가 무료인지 몰랐어요. 정부 세금을 보조 받는데 홍보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경기 화성 용주사 방문한 시민 B씨)

그동안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해온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오늘(4일)부터 국민에 무료로 개방됐습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에 따라 같은해 관람료 징수가 시작됐는데, 약 61년 만에 무료로 바뀐 것입니다.


문화재 관람료 폐지는 국가지정문화재 민간 소유자 또는 관리단체가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면 그 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에 따른 것입니다.


정부는 관람료 감면을 뒷받침하기 위해 41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즉, 결국 세금으로 정부가 관람료를 대신 내주는 셈입니다.


■ 무료 개방됐지만 입장료 안내판 달린 매표소 아직 그대로


JTBC 취재진은 관람료가 면제된 경기 화성시 송산동에 위치한 '용주사'를 방문했습니다.


어제(3일)까지 성인 기준 1500원 입장료를 냈어야 했는데 무료로 입장 가능했습니다.


용주사 내 위치한 효행박물관 관람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발걸음을 하는 방문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A씨는 "조계종 신자와 화성시민은 무료였지만 지방 신자들은 돈을 내야 해 법회 참석할 때마다 부담을 호소하긴 했다"며 "무료 개방돼 이제는 (법회에) 더 자주 참석할 수 있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고 있는 60대 B씨는 "걷기동호회로 근처에 왔다가 우연히 들렀다. 오늘부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지 몰랐다"며 "정부 세금이 들어가는 것인데 오늘 방문하지 못했으면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B씨는 "내가 내는 세금으로 관람료가 지불되는 것 아니냐. 많은 사람에게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B씨 말대로 용주사 정문에는 무료 개방을 알 수 있는 안내문을 따로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어제까지 관람료를 받았던 매표소도 '불교문화유산 안내소'로 교체돼야 하지만 아직 매표소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매표소 직원은 "안내소 설치 관련해 아직 들은 바는 없다. 오늘부터 인원 체크만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관람료가 없는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사진은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방문객들이 무료 개방을 맞이해 발걸음을 했다. 〈사진=이세현 기자〉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관람료가 없는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사진은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방문객들이 무료 개방을 맞이해 발걸음을 했다. 〈사진=이세현 기자〉


■"무료 개방 준비 미흡한 부분 있어…체험 프로그램 등 정책 수립 예정"


현장에서 만난 조계종 관계자는 "무료 개방이 지난주에 갑자기 결정되고 오늘부터 시행하면서 관련 준비를 다하지 못했다"며 "매표소를 안내소로 바꾸고 무료 개방에 대한 홍보 등 조치들은 오는 15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오늘 무료 개방을 시작한 65개 사찰 중 충북 법주사 등 비교적 큰 큐모의 사찰들은 안내소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용주사처럼 규모가 다소 작은 사찰들은 아직 무료 개방 준비를 끝마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계종 관계자는 "평일엔 300명 정도, 주말엔 3000명에서 5000명 정도 사찰을 찾는다. 무료 개방된 만큼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무료 법회, 사찰 체험 등 각종 행사 준비를 빠르게 마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관람료가 없는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사진은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방문객들이 무료 개방을 맞이해 발걸음을 했다. 〈영상=이세현 기자〉4일부터 전국 조계종 사찰 65개가 관람료가 없는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사진은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방문객들이 무료 개방을 맞이해 발걸음을 했다. 〈영상=이세현 기자〉

문화재청은 조계종과 업무협약을 맺고 문화유산 이해 프로그램 등 방문 활성화 정책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정부 지원금이 투입되는 게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세금이 사용되는 만큼 사찰 측에서 관람객들의 접근이 쉬워지도록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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