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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서 5~6세기 서양에서 온 '로마 유리' 발견

입력 2023-04-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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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산 75호 출토 로만글라스. 〈사진=경남 함안군〉말이산 75호 출토 로만글라스. 〈사진=경남 함안군〉
가야 6국 중 하나인 아라가야 권역에서 처음으로 로마 유리인 '로만글라스'가 출토됐습니다.

경남 함안군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21년과 지난해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경남 함안군에 있는 아라가야 지배계층 무덤군)에서 수습된 고대 유리용기 조각 2점이 고대 서역에서 유입된 로만글라스로 확인됐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로만글라스는 로마제국에서 제작된 유리 제품으로 아라가야 문화권에서 출토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가야 문화권에서는 합천 옥전고분군(대가야)과 김해 대성동고분군(금관가야)에 이어 세 번째 발견된 겁니다.

함안에서는 지난 2021년 말이산 75호분과 지난해 말이산 고분군 북쪽 지역 두 곳에서 발굴과 시굴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때 둥글게 말린 장식이 달린 감청색 유리 조각이 출토됐습니다. 75호분에서 출토된 조각은 가로 17.9mm, 세로 40mm, 두께 7.1mm입니다. 북쪽 지역 출토품은 가로 24mm, 세로 25.8mm, 두께 6mm입니다.
말이산 북쪽 지역 출토 로만글라스. 〈사진=경남 함안군〉말이산 북쪽 지역 출토 로만글라스. 〈사진=경남 함안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출토된 유리 조각 2점을 분석한 결과, 앞서 로만글라스로 확인된 경주 금관총과 김해 대성동고분군 출토품이 같은 성분임을 확인했습니다.

함안에서 출토된 유리 조각들은 5~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유리병이나 접시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칼슘 함량이 높고 알루미나 함량이 낮은 로만글라스 소다-라임 유리로 분석됐습니다. 소다-라임 유리란, 용융온도(고체가 열에 의해 액체가 되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소다(Na2CO3)를 융제로, 라임(CaO)를 안정제로 첨가하여 제작한 유리를 뜻합니다.

전문가들은 로마유리 조각이 함안과 김해 등 영남권역에서만 발견된 것을 토대로 고대 한반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로만글라스가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연구는 앞으로 출토되는 유리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주는 것이다"라면서 "오는 29일 열리는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서 이번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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