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극우코인' 탄 태영호, 김기현에 반기?…왜곡 역사관 징계 가능할까

입력 2023-04-25 18: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위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믿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김기현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죠. 정치권에서는 태 최고위원이 이른바 '극우코인'을 믿고, 김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태 최고위원의 징계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전당대회에서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 않았다'는 태영호 최고위원. '누구와는 다르게'가 생략된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그 누구, 전광훈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인정한 김기현 대표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대표님께서 연락하셨잖아요. 그래서 대표님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본인의 뜻이 뭔지 잘 모르겠고요.]

오늘(25일) 라디오에 출연한 국민의힘 인사들도 하나같이 똑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기현 대표를 치받은 거 아닙니까.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제가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고요.]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개인적 발언에 대해서 제가 일일이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고요.]

역시나 다들 대답하기 곤란해하는 눈치였는데요. '태영호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겨냥했다.' 인정을 한다면, 김 대표가 전 씨에게 구걸을 한 거냐? 또다시 질문이 들어오겠죠. 미리 사전 차단에 나선 듯합니다. 다만, '당내 분열로 비치는 건 옳지 않다.' 에둘러 태 최고위원을 비판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적어도 최고위원회에서 그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당 내분으로 또 보일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 조금 조정을 했었어야 될 부분이 아닌가…]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의 분란을 일으키거나 당원들의 바람과 괴리되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누구든지 좀 자제를 해야 된다.]

당 대표로서 존중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존중하는 것은 김기현 개인을 존중하는 차원이 아니라 김기현 대표를 선택한 굉장히 많은 우리 당원들의 집단지성과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미다…]

태 최고위원에게 직접 쓴소리를 하고 나선 당 지도부도 있었는데요. 어제 최고위에서 본의 아니게 김 대표와 태 최고위원 사이에 끼어 있었던, 김병민 최고위원입니다.

[김병민/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제 오른쪽에는 김기현 대표, 왼쪽에는 태영호 의원이 앉아 있어서 '중간에 끼어서 참 곤혹스러웠겠다' 이런 얘기들도 누군가가 하던데 일단 최고위원회의의 모두발언이라고 하는 건 내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얘기를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엄한 곳에 구걸하지 않았다던 태 최고위원.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 뒤를 쫓아다니지 않았느냐? 쏘아 붙이기도 했습니다.

[김병민/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제 기억으로 태영호 의원이 선거 때 가장 크게 도움을 요청했던 분은 김기현 당대표가 아닌가 싶은데요. 선거 어디든지 김기현 대표가 가는 곳마다 태영호 후보가 나타나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에…]

글쎄요. 태 최고위원도 과연 같은 생각일까요? 자신이 최고위에 있는 이유. 태 최고위원은 당원들의 선택이다, 강조를 했는데요.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위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믿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하여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태 최고위원이 말한 위대한 당원들, 태 최고위원의 역사 관련 소신을 알고도 소신껏 투표를 했죠?

[권지웅/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제주 전당대회에 가서 '4·3은 북한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라고… {김일성의 지시다.}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 한 다음에 당선이 된 거죠.]

태 최고위원이 이른바 '극우코인'을 탔다는 분석도 나왔었습니다.

[김한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5일) : SNS 팔로워 수 1위가 국회의원 중에 1위가 이재명 대표고 2위가 태영호 의원입니다. 그래서 태영호 의원이 압도적으로 다른 의원보다 많은 게 결국 그게 소위 극우코인이라고 하는 극우세력들의 지지만으로도 최고위원이 된다는 걸 보여줬고요.]

든든한 지지세력이 있는데, 김 대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을까요? 당내에서는 100% 당원 경선의 폐해라는 비판도 이어집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 제도와 룰에 따라서 본인은 '국민 눈치보다는 당원 눈치 보겠다, 지도부 너희들도 나 건들지 말아라, 내가 뭘 잘못했냐' 이런 항변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항변이 태 최고위원의 지역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국민의힘의 강세 지역인 강남! 재공천을 위해서라도 확실한 각세우기가 필요했다는 겁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태영호 최고위원이 지역구가 강남 아니에요. {강남갑.} 강남은 참 두 번 공천 받기 어려운 지역이에요, {쉽지 않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역사문제에 대해서 소신껏 하겠다는 얘기는 범여권 내의 극우층들은 기반으로 갖고 가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절대 꺾이지 않습니다.]

이번 일로 김 대표의 리더십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다른 최고위원들이라고 김 대표에게 부채의식이 있겠느냐는 겁니다. 용산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김기현 대표의 영은 무너졌다고 생각해요. 김기현 대표 도움받아서 최고위원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지금 최고위원들 중에. 각자 자기 실력으로 당원들 선택을 받아서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일이 전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요.]

'돈봉투 의혹'으로 심란한 민주당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듣는 상황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희도 뭐 좀 어려운 입장이지만 그쪽은 거의 뭐 지도부가 콩가루 비슷하게 서로가 물고 물리는 이런 관계인 것 같고…]

당 차원에서 태 최고위원을 제어할 방법. 현재로서는 윤리위뿐인데요. 당 지도부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김병민/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국민 눈높이에 저해하는 행동으로 당이 한 걸음을 더 나아가기 어렵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원회가 단호한 징계 결정을 하지 않을까…]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또는 대상을 떠나서 그게 최고위원이 되었든 다른 누군가가 되었든 엄격하게 기강을 세울 필요가 있다라는 공감대 정도는 당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문제가 된 태 최고위원의 역사 왜곡 발언을 과연 징계할 수 있겠느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태 최고위원의 4·3 관련 발언, 이미 당심의 심판을 받았죠. 당심은 곧 민심이라는 국민의힘에서 과연 이 문제를 징계할 수 있을까요?

[권지웅/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태 최고위원은 4·3 발언 논란에도) 당선이 되었으니까 당연히 원래 했던 생각을 계속 말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어요? {본인에게는.} 네, 그러니까 그런 상태이고 그래서 이 사람을 징계한다고 하는 건 약간 민주적 어떤 정당성을 가진 그 권위를 징계라고 하는 절차를 통해서 다시 찍어누르는 격이 돼 버리거든요, 내용적으로 봤을 때.]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대남 전술전략에 이용당했다는 발언도,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냐? 당내에서 옹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김종혁/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김일성의 어떤 통일전선 전술에 의해서 남북 연석회의를 했는데 가서 얻은 게 없었다, 그건 어떤 김구 선생이 이용당한 것이었다, 그런 얘기들이 학계에서도 책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거를 언급한 게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징계가 아니라, 토론에 부칠 사안이라는 겁니다.

[김재섭/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태영호 최고위원의 말에 하나도 동의하지 않지만 역사 인식에 관한 문제는 얼마든지 토론하고 우리가 논쟁해 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예를 들면 당내에서 토론을 개최한다든지 찬반을 논박을 해 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승화시키는 방식이 제일 좋다고 보고…]

태영호 최고위원을 둘러싼 논란, 태 최고위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현주소가 그대로 투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정진석/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12월 15일) :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단결과 전진의 축제로 준비하겠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