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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회 백상] 콘텐트 시장 중심은 비지상파와 OTT‥지상파 전멸

입력 2023-04-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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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회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 후보작 59회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 후보작
59회 백상예술대상 연출상 후보자59회 백상예술대상 연출상 후보자
지상파 전성시대는 저물었다. 콘텐트 시장의 중심축은 이미 비지상파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온 지 오래다. 이번 59회 백상예술대상 후보자(작)들을 주목해서 보면 변화한 시대 흐름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지상파는 자취를 감췄다.


먼저 드라마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을 살펴보면 후보에 오른 작품들은 JTBC '나의 해방일지'(작품상·연출상·극본상), 넷플릭스 '더 글로리'(작품상·극본상), 쿠팡플레이 '안나 감독판'(연출상), tvN '우리들의 블루스'(작품상·연출상),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작품상·연출상·극본상), tvN '작은 아씨들'(작품상·연출상·극본상), tvN '환혼'(극본상) 등으로 압축된다. 비지상파 채널에서 다섯 작품, OTT에서 두 작품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방송된 작품들 가운데, 지상파에서 시청률 20%가 넘는 작품이 나왔지만 작품성과 퀄리티 면에서 비지상파, OTT 작품들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도 집중해 후보작들을 선정했다. 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력을 끼쳤는지, 그리고 이 작품들이 기존 작품들과 어떠한 차별화 지점으로 신선함을 선사했는지 초점을 맞췄다.

'나의 해방일지'는 작품 고유의 의미를 새겼다. 견딜 수 없이 촌스러운 삼 남매의 행복소생기를 그렸는데, 각자의 사연을 품고 아픔을 겪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담았다. 절벽 위에 내몰린 심정으로 하루를 살아간 누군가와 뾰족한 가시에 찔려 아파하고 있는 누군가의 일상이 공감을 자아냈다. 박해영 작가와 김석윤 감독이 뭉쳐 인간의 심연과 우울감에 대해 들여다보면서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 서정적인 작품이었다.
59회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후보자59회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후보자
59회 백상예술대상 예술상 후보자 59회 백상예술대상 예술상 후보자

스타 작가 김은숙의 변신을 엿볼 수 있었던 '더 글로리'도 빼놓을 수 없다. '로맨스의 신'이 장르극으로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용두용미였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는 가차 없는 징벌을 받았고 피해자는 스스로를 구원했다. 그 과정을 짜릿하게 담아내며 세계적 흥행에 성공했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전하며 사회적 파장 역시 일으켰다.

연출상 후보에 오른 '안나 감독판'은 쿠팡플레이 측과 편집 논란으로 갈등이 일었지만 극본을 집필하고 작품을 연출한 이주영 감독의 창작 능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훔쳐 사는 주인공 이유미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그렸는데, 몰입도 높은 스토리 전개와 빼어난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우리네 평범한 이웃의 일상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가족, 친지, 친구 관계에서 일어나는 캐릭터들의 충돌을 연기 베테랑들을 기용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삶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갈등과 불행의 근원을 우리를 둘러싼 문제로 보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들이 담겨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 보는 재미까지 높였다.

장애 혹은 약자를 보는 따뜻한 시선을 진정성 있게 그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극적인 작품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에게 선한 콘텐트의 힘을 보여줬던 작품이다. 하나하나의 과정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우영우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신파나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사이다를 택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장애를 가졌지만 이를 극복하고 주변 사람들이 내민 손을 잡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우영우의 행보에 함께 울고 웃었다.

'작은 아씨들'은 '마더'에 이은 정서경 작가의 두 번째 드라마 외출이었다. 원작에서 모티브만 따왔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낸 작품이었다. 구성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이야기 재료들을 놓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엮었고 김희원 감독이 시각적인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비주얼을 넘어 미스터리 장르물을 다루는 장악력까지 입증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가 홍자매(홍정은·홍미란)는 '환혼'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완성했다. 현실에서 벗어나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은 '대호국'이란 설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도 높게 표현했다. 촬영 기간과 준비 시간까지 포함하면 1년 반을 훌쩍 넘긴다. 이 세계를 글로 표현한 홍자매는 이보다 더 오랜 시간 작품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을 기울였을 터. 이전의 홍자매와는 다른 색채를 보여줬다는 평가 속 극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가 됐다.

예술상 후보에도 아이돌 근접 촬영의 대가 SBS '인기가요' 촬영 감독 송낙훈, 조진현, 황인욱을 제외하면 네 후보 모두 비지상파, OTT 드라마에서 활약한 주역들이다. 우영우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어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음악 감독 노영심,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모습으로 시선을 홀린 '작은 아씨들' 미술 감독 류성희, 감각적인 기법으로 몰입도를 높인 '더 글로리' 촬영 감독 장종경,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고래 효과를 적재적소 활용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각효과 황진혜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은 2022년 4월 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트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인 백상예술대상은 4월 28일 오후 5시 30분부터 JTBC·JTBC2·JTBC4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틱톡에서 디지털 생중계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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