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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제3지대' 리메이크…원작 안철수 "신당, 여당에 불리"

입력 2023-04-20 18:24 수정 2023-04-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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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태섭 전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죠. 국민들이 거대 양당 모두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 지금이 제3지대 창당의 적기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한때 제3지대를 경험했던 안철수 의원은 "신당이 생기면 여당에 불리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금태섭/전 의원 (지난 18일) : 내년 총선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3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하면 정말로 많은 기대를 받을 수 있고, 또 많은 사람의 좋은 의견을 모아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제22대 총선을 1년가량 앞두고 제3지대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 30석을 목표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건데요.

[금태섭/전 의원 (지난 18일) : 당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준비가 되면 말씀을 드릴 겁니다. 근데 제가 2012년부터 이런 제3지대 운동에 관여를 하거나 지켜본 바에 따르면 서둘러서 되는 일은 아닌 거 같아요.]

리메이크작으로 돌아온 여의도판 영화 '제3지대', 주연이 금태섭 전 의원이라면 감독도 있어야겠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메가폰을 잡았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8일) : 금태섭 (전) 의원께서 용기를 가지고 그런 시도를 하니까 내가 옆에서 좀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하는 그런 생각만 가지고 있는 거예요.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달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금 전 의원, 사실 2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3지대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습니다. 지난 2021년 4·7 재보궐 선거 전후였는데요. 당시 금 전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제3지대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021년 2월 19일) : 민주당은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고, 그리고 국힘에 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자기를 대변해 주는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세력, 정당을 만들어야 되고…]

안 후보와의 1대1 대결에서 패한 뒤로는 잠시 잠잠했죠. 그러다 재보궐 선거가 끝난 이후 곧바로 김 전 위원장 포섭에 나섰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1년 4월 16일) : {새로운 당을 만드시거나 그럴 계획은 아예…} 나는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까 나한테 그런 거 질문을 하지를 말라고. {금태섭 의원이 주도적으로 만든다고 하면 도와주실 의향은 있으세요?} 아니, 금태섭 의원이 (당을) 만들지 안 만들지는 내가 모르는 거고 그거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코멘트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이때까지만 해도 김 전 위원장의 태도는 미온적이었습니다. 조언 정도는 해줄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가담할 분위기는 아니었는데요. 아무래도 국민의힘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 직후였기 때문에 부담이 됐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본인이 국민의힘을 이끌 때 내뱉은 말도 있었죠.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1년 3월 10일) : {제3지대론은 어떻게 보세요?} 제3지대라는 게 우리가 과거에 제3지대론을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제3지대론을 가지고 성공한 예가 없어요.]

이렇게 금태섭 주연의 제3지대는 크랭크인도 못하고 작업이 무기한 연기됐는데요. 하지만 2년여가 흐른 지금, 두 사람이 다시 공동제작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한동안 닫혔던 제3지대의 통금을 해제한 이유, 제3지대가 태동할 조건이 무르익었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거대 양당이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어오는 지난 1년 동안, 무당층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났죠. 양당 모두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가 증가한 셈인데요.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희 당은 윤석열 대통령하고 국민의힘의 이 똥볼 차는 거를 희망의 등대로 생각하고 있고요. 저쪽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하는 것을 보고 자신들의 희망의 등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희망은 무슨 희망입니까? 절망을 주는 두 집단이라고까지 그런 말을 해도 전혀 심한 표현이 아닐 거라고 생각됩니다. 정치적 서비스의 고품질 경쟁을 안 벌이고 그냥 적대적 공생을 통해서 서로 권력 싸움만 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제 영화 제작을 재개하기로 했으니 배우와 스태프를 섭외할 차례입니다. 두 사람이 염두에 둔 후보군은 누굴까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내가 보기에는 지금 많은 젊은 세대가 거기에는 합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양당에 있는 사람 중에서도.} 양당에 있는 사람을 떠나서 밖에 있는 새로운 세력도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 양당에서도 빠져나와서 합세할 수도 있는 사람도 있고 그럴 거예요.]

기본적으로 뉴페이스를 원하지만 현재 양당에 소속된 인물들도 열어놓고 생각하겠다는 말인데요. 국민의힘의 비윤계, 그리고 민주당의 비명계를 섭외 명단에 올려둔 듯합니다. 아무래도 영화가 성공하려면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가 필요하겠죠. 금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출 만한 인지도 높은 더블 주연급이면 금상첨화일 텐데요. 금 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를 떠올린 것 같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저는 누구든지 찾아오면 얘기 할 수 있는데 다만 찾아오지 않는, {않아요.} 그런 그 고민이 비슷해도 사실은 당적이 있으신 분들은 최종, 할 때까지는 노력을 해 보는 겁니다. 저는 이준석 대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오늘 '반란군을 제압하고' 이런 말씀 하셨는데 그래서 국민의힘의 반란군을 제압하고 몇 석 더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이 전 대표 본인은 국민의힘 정상화밖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이 전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 전 대표의 합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경남 '윤동현의 좋은아침' / 어제) : 신당이나 이런 행보들 아직까지 고민해 본 적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이제 김종인 (전) 장관과는 굉장히 깊은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김종인 (전) 장관과 금태섭 의원이 가깝기 때문에 어떻게 그렇게 삼각으로 엮어 생각하는 분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제3지대의 리메이크 소식에 원작의 주인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입니다. 사실 원작에서는 금 전 의원이 조연을 맡았었죠. 서로 합이 맞지 않은 탓에 금 전 의원이 중도 하차를 택했는데요.

[금태섭/당시 변호사 (JTBC '뉴스룸' / 2015년 8월 20일) : 대선과 독자신당 창당, 합당 과정에서 이제 계속 실패하고 있다면 어떻게 보면 가차 없는 비판을 날카롭게 드리는 것이 안 의원의 앞으로의 향후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제 나름으로는 애정을 갖고 쓴 글입니다.]

안 의원 주연의 제3지대, 거의 10년 가까이 공을 들였지만 큰 흥행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안 의원도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거대 양당의 일원이 됐죠. 그랬던 제3지대가 금 전 의원 주연으로 리메이크가 된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할 것 같은데요. 일단 안 의원은 "2030과 중도 표심이 신당으로 가게 되면 여당에 불리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엄청난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경고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는 공정과 상식에 대한 기대, 갈라치기보다는 국민통합,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내로남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의 기대대로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선 득표율보다 떨어진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안 의원, 내심 제3지대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닐까요? 만일 지금까지 쭉 제3지대를 걸어왔다면 안 의원이 반사이익을 누렸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단일화로 윤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뒤 인수위원장도 맡고 국민의힘과 합당까지 했죠. 하지만 전당대회 국면에서 여러 수모를 겪은 마당인데요.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2월 5일) : 안윤연대라는 표현을 누가 썼습니까?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입니다.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2월 5일 / 음성대역) : 우리도 (경고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녜요. (안 후보가) 하니까 한 거예요.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겁니다.]

"사과해라. 그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잘못했음 이 네 마디야."
-영화 '달콤한 인생'

이런 처지를 생각하면 지난 대선 단일화 합의를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안 의원에게 제3지대는 현재로선 그림의 떡인데요. 또 돌아가겠다고 하면 철새 정치인이란 낙인이 찍힐 위험성이 있겠죠. 안 의원은 금 전 의원이 큰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작은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 먹은 듯합니다. 일단 기호 2번으로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전당대회 이후로는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갑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튜브 '안철수' : 안녕하세요. 시민 여러분의 소중한 힘을 모아 더 좋은 분당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자, 오늘은 금태섭 전 의원의 리메이크작 제3지대에 '줌 인'해봤는데요. 제3지대는 선거를 앞두고 늘 한 번씩은 거론됐던 단골 소재죠. 한때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 이후 38석을 차지하며 녹색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다만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비주류와 호남 중심의 지역 정당이란 한계가 있었습니다. 국민의당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데요. 금 전 의원은 과연 이번 기회에 제3지대를 제대로 안착시킬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금 전 의원의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제가 사실은 2012년에 안철수 의원 도우면서 어떻게 보면 정치권에 들어와서 제3지대랄까, 새로운 세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많이 보고 좌절도 많이 겪었는데 저는 진짜로 내년 총선에 30석이 되면 우리 정치가 확 바뀔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래서 저는 최선을 다할 생각인데 만약에 안 되면 또 길게 보고 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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