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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안' 논의 마무리…토론은 없고 발표만 있었다

입력 2023-04-13 18:15 수정 2023-04-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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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가 오늘(13일)로 마무리됐습니다. 나흘 동안 100명의 의원이 의견을 냈는데요. 하지만 전원위의 취지를 살렸는가를 두고서는, 정치권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비판이 나옵니다. 조금 전, 속보가 나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포함해서 관련 국회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토론은 없었다 > 입니다. 20년 만에 열린 국회 전원위원회가 오늘 나흘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전원위, 말 그대로 모든 국회의원이 참석해 특정 안건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자리죠. 이번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을 이해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직접 '끝장토론' 해보자는 취지에서 제안했고, 여야가 지난달 말 여는 데 합의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23일) : 300명 가까운 의원들의 '끝장토론', 정치부 고인물인 저 울 체커도 처음 취재하는 일이라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정회를 통해서 함께 지켜봐 주시고요.]

네, 저 울 체커는 이렇게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그 기대에 걸맞은 전원위였나,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지금부터 '2023 전원위 총결산', 들어갑니다. 총 725분간 진행됐고, 의원 100명이 발언에 나섰습니다. 100번째 발언자도, 김영주 위원장도 벅찬 심정을 드러냈는데요.

[조승래/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가 마지막 100번째 발언자입니다. 우리는 4일간의 전원위원회를 통해서 정치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김영주/국회 전원위원장 : 정당과 정파의 이해에만 머물러 있던 선거제도 개편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다 함께 논의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의원 정수'였습니다. 사흘 내내 여기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요. 처음 불을 댕긴 것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였습니다. 전원위 합의 전부터 "국회의원 증원은 없다"고 하더니, "최소 30명 감축"을 들고 나왔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국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신뢰 회복을 위한 특권 내려놓기조차 없이 선거제도만 개편하자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야 합의는커녕, 국민의힘 내부 논의도 없었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에게는 '가이드라인'이 돼버렸죠. 전원위에서 의원 정수를 줄여 한다는 목소리를 계속 냈고요. 100석은 줄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지난 11일) : 분명하게 '국회의원 수를 줄여라' 하는 것이 국민들의 뜻입니다. 비례대표제 47석을 줄이고 또 지역구를 줄여서 약 100석의 국회의원을 줄이자 하는 운동을 할 것이고 또한 이 부분을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당에 정식으로 요청을 해서 내년 총선에서 우리 국민의힘의 당론으로 정하도록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야당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 내부 악재에서 눈길을 돌리려는 '꼼수'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의원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렇게 국회를 운영하려면 왜 300명이 필요합니까. 여야 대표 각 1명씩 2명만 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정치 혐오에 기대어 대안도 없이 정원 정수 축소만을 주장하려면 아예 더 화끈하게 2명으로 줄이는 것은 어떻습니까?]

[류호정/정의당 의원 (지난 11일) : 국회의원이 쓸모없다는 국민 정서 앞에 당당히 설 수 없는 본인의 쓸모를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시민의 이익에 복무하는 의원을 다음번엔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하는 건 본인이 일하지 않고 놀았던 탓입니다. 다음번엔 출마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민 정서로는 줄이자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만 따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인데요. 그보다도 '국회가 어떻게 제 기능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로 해서 줄이면 줄일수록 국회의원 1명이 가진 권한은 훨씬 더 커지는 거죠. 역설적인 그런 거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만 할 수는 없고, 좀 어떻게 하는 것이 국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이성적인 논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회의 제 기능, 모든 국민의 뜻을 담아내는 데 있죠. 그런 차원에서 전원위에서는 비례대표제에 대한 의견도 많이 나왔습니다. 비례대표가 직능별 또는 소수자의 대표성을 담보하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취지를 살리고 있지 못한 만큼, 비례대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1일) : 현행 비례대표제는 국민이 아닌 정당이나 진영을 대표할 뿐입니다.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운영되는 비례대표제를 아예 없애버리고 지역구 의석을 상당 부분 늘려 한 선거구에서 5명 이상을 선출한다면 각계의 전문가나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후보자를 대거 선출하고…]

조 의원의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 중 하나가, 2020년 총선에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제였습니다. 이 제도는 정당 득표율을 의석 수에 일정 부분 반영해서, 지역구 의석을 얻지 못하는 소수 정당도 비례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이렇게 되면 지역구 의석을 많이 확보하는 거대 정당들에게는 비례가 적게 돌아갑니다. 그러자, 당시 거대 정당들이 비례용 '위성 정당'을 만드는 꼼수를 부렸죠. 의원들도 이때를 떠올리며, 준연동형 비례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는데요. 당시 이 작업에 개입한 의원도 사과했습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민의힘 여러 의원들께서 준연동형을 밀어붙인 민주당은 사과부터 하라고 요구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원내 수석부대표로서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들께 사과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의원들은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를 두고도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의견 피력이 전부였습니다. 원래 토론은 한 사람의 의견을 내면, 거기에 대한 반론을 내고 또 재반론을 하는, 일종의 '티키타카'가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원위는 합의는커녕 토론도 없는, 의원 100명의 '발표대회'였고요. 더욱이 선거제 개편과는 무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석열 대통령은 겨우 0.7%인 24만여 표 차이로 당선되었는데 검사독재로 1년 만에 국격은 추락했고 경제·사회·외교 할 것 없이 나라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양경숙 의원님, 선거제에 대한 의견을 좀 말씀해 주세요.}]

이 때문에 "전원위는 실패했다"는 선언은 전원위 중간에도 나왔는데요.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 나흘간 전원위원회를 지켜보면서 자괴감만 들었습니다. 진지한 숙의 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잔치로 끝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합의된 게 없는데 전원위 끝나고 며칠 새에 합의안을 만들고 이를 통과시키는 졸속 입법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짚어야 할 점, '제도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설명해드린 것처럼 준연동형 비례제도 원래 좋은 취지의 제도죠.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요. 다행히 이번 전원위에서는 자성하는 의원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 장철민 민주당 의원의 말로 첫 번째 픽, 마무리합니다.

[장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저는 사실 지금 정치 분열의 문제를 제도의 탓으로 돌리는 건 우리의 몰염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잘못하고 있죠. 선거구제가 잘못해서 우리가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면 우리는 21대 국회 끝날 때까지 그 어떤 타협의 정치도, 개선도 못 할 겁니다. 그러면 1년 동안 우리는 뭐 하는 겁니까? 저는 분명히 규범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규범, 제도의 규범입니다. 우리 어떤 규범을 지킵니까? 우리 초등학생들한테도 남의 말 존중하라고 하는데 국회의원 치고 남의 말 존중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두 번째 픽은 < '이정근 게이트' > 입니다. 어제 민주당 윤관석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다정회가 끝난 뒤 검찰이 같은 당 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습니다. 모두 2021년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 받은 혐의 때문입니다.

[JTBC '상암동 클라스' : 검찰이 어젯(12일)밤 민주당 이성만 의원의 집과 지역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자료 확보하신 거 맞나요? {…}]

이번 수사,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갖고 있던 녹음파일에서 시작됐죠. JTBC가 이 파일 중 일부를 확보했는데요. 여기에는 윤관석 의원과 이 전 부총장 등의 육성이 담겼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이 부총장이 10개의 돈 봉투를 윤 의원에게 건넨 정황도 포착됩니다.]

[이정근/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JTBC '뉴스룸' / 어제) : 윤관석(의원)은 오늘 만나서 그거 줬고, 그 이렇게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만.]

[JTBC '뉴스룸' (어제) : 다음 날엔 5개의 봉투가 추가로 전달된 의혹도 제기됩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뉴스룸' / 어제) : 5명이 빠졌더라고. 안 나와가지고.]

[이정근/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JTBC '뉴스룸' / 어제) : 아니 모자라면 오빠 채워야지 무조건. 하는 김에 다 해야지…]

윤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도 "현역 의원 10명에게, 모두 9천만원이 전달됐다", 적시됐다고 하는데요. 다시 한번 짚어드리면요. 윤관석-이성만-이정근, 그리고 어제 압수수색을 당한 강래구 회장 역시, 당시 전대에서 송영길 후보를 위해 뛰던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그 전대에서 당선된 송영길 전 대표는 이 사실을 알았을지에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요.

[JTBC '뉴스룸' (어제) : 열 개의 봉투가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27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은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 씨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입니다. 윤 의원을 만나고 몇 시간 뒤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윤. 전달했음'이라고 보낸 겁니다. 다음 날인 28일에도 마찬가지. 이 전 부총장은 박씨에게 '윤. 잘 전달.'이라고 짧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검찰 수사는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해, 돈을 받은 것으로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민주당 현직 의원들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돈 봉투 선거가 169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의 당내선거에서 횡행하고 있었다면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쯤 되면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돈당대회, 쩐당대회라고 표현될 정도로 부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돈으로 매표한 행위는 반민주 부패정당의 가장 대표적 특징인데 민주당이라는 당명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해당 의원들의 입장을 따로 들어보겠다. 아직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 모두 오후 의원총회에서 무죄를 주장했는데요. 타이밍을 노린 "검찰의 기획 수사"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조사를 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야 되겠지만, 곶감 빼먹듯이 이렇게 검찰 수사를 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은 듭니다. 지금 언론 보도되고 있는 이정근 씨 핸드폰의 녹취라고 이야기하는 건데요. 절대양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화수분도 아니고…]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너무 '오버'하지 말고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다음 픽은 < 또 '최악 황사' > 입니다. 중국 서북부 사막에서 생겨난 황사가, 또 다시 수도 베이징 등 북부 지역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대규모 황사가 중국 대륙의 절반을 강타한 지 이틀 만입니다.

[티안/베이징 시민 (현지시간 지난 11일) : 어제 저녁에 퇴근할 때부터 황사가 눈에 띄게 났을 거예요. 호흡에 불편함도 확연히 느껴졌고요. 오늘 아침엔 나올 때 일부러 모자가 있는 외투를 입고 나왔어요. 황사가 몰아치면 온몸에서 먼지 냄새가 날 것 같아서요. 숨은 쉬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더 두꺼운 마스크인 KF94를 가져왔는데 이게 조금 더 편할 것 같습니다.]

황사로 이미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나라도 비상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번 중국발 황사는 내일 이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용 마스크, 당분간 계속 잘 챙기셔야겠습니다.

네 번째 픽은 < 2억대 소송 > 입니다. 권경애 변호사 때문에 8년 간의 소송을 날린 학폭 피해자 유족이, 오늘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권 변호사는 9천만원을 3년에 걸쳐 갚겠다는 각서를 일방적으로 유족에게 주기도 했죠. 앞서 대한변협은 지난 10일,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마지막 픽은 < 국제청원 > 입니다. 한동훈 법무장관 딸의 MIT 입학 승인을 재고해달라는 청원이 세계 최대 국제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미국 거주 한인 여성 커뮤니티 이름으로 돼 있는데요. 이들은 한 장관 딸이 논문을 표절하고 저작권 위반 등을 했다면서 "대입 시스템에서, 정의와 공정에 대한 위험 신호"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국 정치인에 대한 맹렬한 공격을 중지하라"는 청원도 맞대응 성격에서 올라왔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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