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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美 '머니 무브' 중국을 찍은 까닭

입력 2023-04-12 06:57 수정 2023-04-15 10:09

美연준 금리 고공행진 유지
미증시 우상향 꺾였다 인식

FT "중국에 160억 달러 유입"
월가, 중국 경기 전망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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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리 고공행진 유지
미증시 우상향 꺾였다 인식

FT "중국에 160억 달러 유입"
월가, 중국 경기 전망에 베팅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돈과 관련된 서구의 인식과 철학, 접근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돈이 최고야(Money talksㆍ돈 된다)'. 군더더기를 더 붙일 필요 없이 시장경제체제의 극단적인 효율 지상주의를 압축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이런 인식의 연장에서 '돈은 흐르는 거야(Money move)'라는 표현도 어떻게 나왔는지 연상이 됩니다. 명분이나 의리 같은 추상적 가치는 자리가 없습니다. 효율을 찾아 움직여야겠죠.


뜬금없이 머니 얘기를 하는 이유는 미국 월가 금융자본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돈의 속성이 동서고금 어디 안 가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요즘 중국 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제조업에선 이미 디커플링 설계가 끝나고 집행 액션이 나오고 있는데 금융 쪽은 치고 빠지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니 디커플링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익을 셈하고 빠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진= AP, 연합뉴스][사진= AP, 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뉴욕증시의 상승세는 꺾였지만, 중국은 포스트 코로나 전환을 맞아 리오프닝을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 시장에 집중 투자하던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올해부터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5%대로 끌어올린 뒤 단기적으로 이 선을 쉽게 무너뜨릴 가능성을 낮게 보고 경제 체력이 좋은 새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진= UPI, 연합뉴스]실리콘밸리은행(SVB). [사진= UPI, 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금융 시장 전반의 긴장이 진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중소 은행에서 인출된 자금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입니다. 시장이 불안할 땐 채권 투자로 몰리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미 국채로 상당한 자금이 가고 나머지 자금 중 주식형 펀드는 해외로 나갑니다.

투자처로 선진 시장은 유럽, 신흥국 중에선 중국이 단연 톱입니다.

FT는 “올해 들어 미국의 주식형 펀드에서 340억 달러(약 44조 8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가 중국으로 160억 달러, 유럽 시장으로 100억 달러가 흘러 들어갔다”고 분석합니다.

[사진= AP, 연합뉴스][사진= AP, 연합뉴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의 수익률이 S&P 500을 4분기 연속 앞서는 등 미 증시의 수익률도 추월 당했다고 합니다. 2008년 이후 처음이라는군요.


중국 증시는 수출 제조업 기반이라 상대적으로 금리 영향이 적은 업종 비중이 큽니다. 미국의 고금리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얘기죠. 일단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이상 중국 정책당국은 경기 진작을 위해 돈을 풀어댈 겁니다.

[사진= AP, 연합뉴스][사진= AP, 연합뉴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GDP를 구성하는 수출,내수,재정 투자 세 범주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내수 경기가 감속 우려 속에 있고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위태로운 지경에 대한 경고가 나온 게 한두 해가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 또는 급격한 타격을 받으면 불안 심리가 전이돼 소비는 꽁꽁 얼어붙습니다. 내수 경기가 바닥에 떨어지는 거죠.

[사진= AP, 연합뉴스][사진= AP, 연합뉴스]
코로나가 짓누르던 지난 3년 간 재정과 국유 기업 투자를 통해 인위적으로 경기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부채가 불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재정 투입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는 일도 녹록지 않아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올해 중국 경제 전망에 베팅한 월가의 선택이 하반기쯤 윤곽을 드러낼 것 같은데,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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