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밥 한 공기' 조수진, '감옥행' 안민석…정치권 잇단 설화

입력 2023-04-06 17:54 수정 2023-04-06 17:5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공기 다 비우기' 운동 발언,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왜곡이 있었다'고 해명했는데, 해명이 적절치 못했단 비판도 나왔습니다. 민주당에선 안민석 의원이 "총선에 지면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감옥에 갈 것"이란 발언으로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 여의도를 후끈 달궜죠. 아예 '밥 한 공기 다 비웠느냐'가 인삿말이 됐습니다. 정회원 여러분, 오늘 아침 점심, 한 공기씩 다 비우셨나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밥을 먹고 와야 되는데 바나나 좋아해서 바나나랑 고구마도 쪄 놓은 게 있더라고요. {밥 한 공기 드셔야죠.} 그러게 말이에요. 요즘 같은 시국에 밥을 먹어야 되는데… {남기고 그러시면 안 됩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밥 한 공기 다 먹자. 저 어제 다 먹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조 최고위원은 오늘, 회의에서 논의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 진위야 어찌 됐든 경위야 어찌 됐든 어려움을 가중시킨 것, 이렇게 되면서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또 국민과 당원께 송구한 마음이 큽니다. 다만 그 발언은 월요일에 있었던 회의 내용에서 여러 가지 개진됐던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왔고요.]

다만 맥락을 제대로, 왜곡하지 말고 봐달라면서 '정쟁화되는 건 유감'이라고 했는데요. 기자 출신인 조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언론 탓도 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실관계를 들여다 봐달라는 그런 말씀으로…저도 사람이잖아요. 아침부터 밤까지 여러분들 고생하는 거 잘 알지만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그리고 사실에 관계없이 번져나가고 그 사실관계를 따져 주시지 않는 데 대한 제 개인적인 원망이었습니다. 저도 사람이거든요.]

사실 관계를 따져봐달라, 어떤 사실 관계를 말하는 건지, 제가 어제 조 최고위원의 맥락을 다시 살펴봤는데요. 진행자가 양곡관리법이 거부된 상황에서, 농민을 보호할 방법이 없느냐고 묻자, 특위 차원에서 논의된 내용을 'kbs에만 처음 얘기한다'면서 관련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최경영/진행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양곡관리법 같은 경우도 더 좋은 안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만 지금 당장 농민들이 힘들다고 하면 그거를 어떤 보호해 줄 수 있는 다른 방안 같은 것은 그러면 없을까요?]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그러면 쌀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우리 민생119에서 나온 것은 제가 이제 KBS에만 처음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고,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를 한 거예요.]

특위에서 채택한 안은 아니지만 논의는 한 아이디어였다는 거죠. 일종의 '단독' 보도가 된 뒤 만약 반응이 좋았다면 특위 차원에서 공식 추진됐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조 최고위원, 당 지도부입니다. 게다가 김기현 대표 체제 첫 특위인 민생 119 특위 위원장을 맡았죠. '아이디어 수준'인데 오해가 있었다고만 할 일은 아니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조수진 의원은 집권여당의 지도부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또 쌀값 문제를 다루는 그런 특위의 위원장을 맡았다고 하고요. 그러니까 상당히 외부에서 알기로는 무게가 실린 발언으로 들리고, 그러면 그로 인한 파장이 클 수밖에 없죠.]

여당에선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된 아이디어가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밥 한공기 다 비우기, '쌀 소비랑 늘리기' 라기보다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대책에 가까워보이죠.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만큼 문화가 고루하고 구태스럽고 또 정책 대안은 세련되지 못하고 수준이 낮고 당 전체가 조금 로 퀄리티(low quality), 즉 품질 저하된 상태에 있는 것 같고요.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지도부도 오래 못 가요. 단명할 겁니다.]

조 최고위원의 이 해명도 논란이 일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성남 시장 시절 쌀피자 만들기 등 캠페인을 펼친 일이 있다고 한 건데요. 꼭 초등학생 같다는 비판, 여당에서 나왔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저는 이거 보고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초등학생들 선생님한테 혼났을 때 '옆 친구가 저렇게 똑같이 했습니다' 하면서 변명하잖아요.]

김기현 대표는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느냐"고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선을 그었죠. 이철규 사무총장도 비판이 아프긴 하지만 "해프닝일 뿐"이라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SBS '김태현의 정치쇼') : 해프닝이죠. 양곡관리 문제를 논의하는데 밥 한 그릇 다 먹기 운동이 그게 대안이 될 수가 있겠습니까? 정부·여당에서 양곡관리법을 대하는 대안도 없이 막 이렇게 중구난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비판을 하는데 아프죠. 아픈데 그거는 해프닝입니다.]

민주당은 조 최고위원을 향해 언론 탓 하지 말고 깔끔하게 사과하라고 공세를 폈는데요. 정부여당의 저출생 대책과 주 69시간 노동 등 다른 정책들과 묶어서 '망책'이라고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20대에 아이 셋 낳으면 병역면제 해준다는 저출생 대책, 몰아서 놀고 몰아서 일하라는 주 69시간제 노동에 이어 남는 쌀 방지를 위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하자니, 어처구니없는 여당의 망책을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합니까?]

문제의 근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이죠. 민주당은 힘의 대결이 아니라 민생을 위한 정책 대결을 원한다고도 말했는데요. 양당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농해수위 간사까지 각각 3명씩 참석하는 공개 TV토론을 하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통령이 '국회에서 일방처리 됐다'고 주장하는 만큼 우리 당의 TV토론 제안이 합리적 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에서 논의할 시간도, 기회도 충분했지만 일방적으로 회피해온 정부·여당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합니다.]

13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붙이기 전에 TV토론을 하려면 서둘러야 한다고도 했는데요. 지금 현재 민주당 169석, 국민의힘 115석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 전원 반대하면 의결정족수인 2/3 의석, 200표를 얻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이죠. 하지만 농촌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호응할 거라는 게 민주당의 기대인데요. 정부 여당은 오늘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쌀 의무 매입 대신, 가루쌀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농업보조금을 지급하는 '직불제' 를 확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밀, 콩, 가루 쌀, 조사료를 논에 재배할 시 직불금을 지원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이미 지난달에 법제화하여 금년부터 대대적으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농가소득 안정과 경영 위험 완화를 위해 농업직불제 관련 예산을 내년도에 3조원 이상, 27년까지는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양곡관리법,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국민의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의 발언이 설화로 번졌다면 민주당에선 안민석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한 이 발언입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총선에서 국힘이 지게 되면 레임덕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차기 정권을 야당한테 다시 이제 뺏길 거고요.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무탈하겠습니까? 아마 감옥 갈 것 같아요.]

국민의힘은 도를 넘은 막말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그것이 바로 막말 퍼레이드죠.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지금까지 한두 번이었습니까? 정치인은, 특히나 중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됩니다. 지금까지 온갖 거짓말로 국민들을 혼란케 하고 또 분노케 하신 분이 바로 그분 아닙니까?]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이 총선승리를 원하는 건 사실이지만 딱 거기까지,라면서, 현직 대통령 내외가 감옥에 갈 거란 발언은 과도하다는 겁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지나치면 안 돼요. 저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지만 그게 금도가 있어요.]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말씀이 좀 신중했을 필요가 있다. 어쨌든 감정적 부분을 그것도 너무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감옥, 현직 대통령을 내외분을 감옥 간다… 저쪽도 그러면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는데 결국 안민석 의원이 뜻한 바가 아닐 겁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안 의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2012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학교에 다녔던 걸로 추정되는 여성이 올린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안 의원의 아들이 문을 발로 차거나 욕설을 하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서술한 2020년 글인데요. 다만 이 글에는 안 의원은 아마 이 사실을 모를 것이란 언급도 있었습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안 의원의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2012년, 피해자가 고2 때 안민석 의원의 아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글입니다. 이 글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책임 있는 답변을 해 주길 바랍니다.]

장 최고위원은 안 의원이 이른바 '빵셔틀'은 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국회속기록 발언까지 공개했는데요. "학폭에 관대한 부전자전이 심히 걱정된다"고 썼습니다. 안 의원은 "확인결과 학폭은 없었고, 이 일에 저는 어떤 영향력을 행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확인도 없이 한 사람을 학폭 가해자로 지목한 건 대단히 무책임한 행위"라면서, 장 최고위원을 향해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의 말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는 모양새죠.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국회 법안을 둘러싸고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고 야당은 재투표를 예고하는 등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여의도에 실언과 막말, 설화만 남고 정치는 실종된 듯한 모습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조수진, '밥 한 공기' 발언 해명에 "초등학생 같다"…장예찬, 안민석 의원 아들 '학폭' 의혹 제기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