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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입장료' 생기나…"관광수수료 받아 자연관리" 법안 추진

입력 2023-04-06 10:31 수정 2023-04-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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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하와이에서는 돌고래 무리를 뒤쫓아 수영하며 괴롭힌 수영선수들이 적발되는 등 야생동물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최근 미국 하와이에서는 돌고래 무리를 뒤쫓아 수영하며 괴롭힌 수영선수들이 적발되는 등 야생동물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하와이가 관광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돈으로 훼손되고 있는 자연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5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은 하와이 주의회가 관광객을 상대로 1년간 유효한 관광허가를 판매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법안을 살펴보면 하와이에 살지 않는 15세 이상의 관광객이 숲, 공원, 산책로, 등산로 또는 주가 소유한 다른 자연 지역을 방문할 때 관광 허가증을 구매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하와이인 만큼 대부분의 관광객이 자연 지역을 방문할 것을 내다봤을 때, 사실상 섬 입장료를 내게 되는 겁니다.

관광객이 지불한 돈으로는 산호초 복구, 천연림 병충해 예방, 돌고래·거북이 등 야생동물 보호 등 자연 관리에 사용할 방침입니다.

하원 관광위원회 의장인 민주당 소속 션 퀸란 의원은 이번 법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변화하는 여행자 패턴'을 꼽았습니다.

퀸란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관광객의 평균 골프 라운딩 횟수가 30% 감소한 반면 하이킹(걷기·등산)은 50% 증가했다"면서 "20년 전처럼 유명 해변 한 두 곳을 방문하고 진주만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요즘은 인스타그램에서 본 '코코넛 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밧줄 그네'가 있는 곳을 찾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광객이 없던 모든 장소에 이제 방문객이 생겼다"면서 "국가는 이 모든 장소를 관리할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관광객으로 인해 각종 자연 훼손과 환경 피해가 늘고 있다는 보고가 접수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2016년부터 매년 실시되는 주 조사에 따르면 하와이 주민의 약 3분의 2가 '섬이 현지인을 희생시키면서 관광객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엔 미국 하와이 앞바다에서 돌고래 무리를 뒤쫓아 수영하며 괴롭힌 수영선수들이 적발되는 등 야생동물 피해도 있었습니다.

조시 그린 주지사는 "내가 원하는 것은 여행자들이 책임을 지게 하고 그들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만큼 돈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연간 900만에서 1000만명의 방문객을 받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은 140만명에 불과하다. 1000만명의 여행자가 우리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의회는 해당 법안을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5년간 계도 기간을 두며, 이후에는 위반할 경우 벌금을 내야 합니다.

앞서 상원은 관광 수수료를 50달러(약 6만5000원)로 책정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하원은 금액을 다시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관광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최초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AP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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