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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 우물 속 빠진 남성…"두릅 밭" 단서로 15시간 만에 구조

입력 2023-04-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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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두릅 밭" 한 마디에 >

이틀 전 새벽 운동을 나갔던 남성이 우물에 빠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6m 깊이라 혼자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는데요.

소방과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색에 나서 15시간 만에 찾아냈습니다.

작은 단서를 놓치지 않은 덕이었습니다. 당시 상황 먼저 보시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모여 있고 가운데 큰 구덩이가 있습니다.

돌을 층층이 쌓아 만든 우물인데요.

안을 살펴보니 남성 한 명이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

70대 남성 A씨가 발견된 순간인데요.

이른 새벽 산책을 나와서 걷다가 6m 깊이 우물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5시간 만인 밤 8시쯤에야 구사일생으로 구조됐습니다.

[앵커]

정말 다행입니다. 15시간이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거네요?

[기자]

A씨가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리기 전에 휴대전화가 꺼졌기 때문입니다.

A씨가 말한 동굴, 공군 숙소, 두릅 밭이라는 단서로 지역을 특정하고 경찰과 소방 200여 명과 수색견, 드론까지 투입해 샅샅이 뒤졌습니다.

하지만 A씨를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요. 수색에 참여한 시민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덕규/수색 참여 주민 : 6·25 때 벙커 같은 곳 산 밑에 굴 뚫은 곳에 다 들어가서 보고…]

[캐스터]

200명이나 투입하고 수색견에 드론까지 투입했는데 찾기가 어려웠군요. 그럼 대체 어떻게 찾은 거예요?

[기자]

A씨가 남긴 단서를 바탕으로 하천과 산기슭, 마을 두릅 밭을 다 뒤졌습니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나고 막막해질 무렵 길가에 있던 두릅나무 몇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형수/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과수원 밭으로 보이는데 두릅나무가 몇 개 보였어요. 조그마한 틈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

결국, 과수원 구석에 있는 오래도록 쓰지 않은 우물에서 A씨를 발견했습니다.

잡풀이 우거지고 천막으로 덮여있어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앵커]

대단합니다.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을 텐데, 결국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냈네요.

[기자]

우물 안엔 다행히 물이 어른 무릎 정도밖에 차 있지 않았다고 하네요.

A씨는 소방대원들이 설치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탈출했습니다.

구조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병원 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곧바로 퇴원했다고 합니다.

[앵커]

정말 다행입니다. 끝까지 구조에 최선을 다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밤에 비 오는데 낯선 곳을 산책하는 것은 좀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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