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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불륜' 홍상수·김민희 '물안에서', 국내 등진 12번째 협업

입력 2023-04-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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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불륜' 홍상수·김민희 '물안에서', 국내 등진 12번째 협업
8년째 불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12번째 협업물 '물안에서'가 국내에서 첫 베일을 벗었다.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12일 개봉하는 영화 '물안에서(홍상수 감독)' 시사회가 진행됐다.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영화이자 김민희와 함께한 12번째 작품인 '물안에서'는 배우를 하겠다고 노력하던 젊은 남자(신석호)가 갑자기 자신의 창조성을 확인하겠다며 사비를 털어 자기 연출의 영화를 찍으려고 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인카운터스 부문 초청작으로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과 제작실장 김민희, 배우 신석호, 하성국, 김승윤은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해 관객들과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정작 홈그라운드인 국내 시사회에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불참했다.

통상 시사회가 진행된 후 감독, 배우들과 간담회가 진행되는 것과 달리 '물안에서'는 시사 이후 간담회를 비롯해 인터뷰나 별도 홍보일정이 없다. 베를린영화제 등 해외 일정은 대부분 동반하는 홍상수와 김민희는 국내는 완전히 등진 모습이다. 자신들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두문불출하고 있다. 두 사람의 불참으로 인해 배우들 역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시사회에는 꽤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궁금증을 안고 현장을 찾았다.
'8년째 불륜' 홍상수·김민희 '물안에서', 국내 등진 12번째 협업

'물안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도전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김민희가 배우가 아닌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그간 김민희를 비롯해 이혜영, 권해효 등 다양한 배우들과 함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대중에겐 낯선 배우들을 주연진으로 내세웠다. 세 사람은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들로 열연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대사와 그들만 알아들을 수 있을듯한 전개는 보는 내내 물음표를 안긴다.

61분의 짧은 러닝타임도 강점보단 약점이 되어 버렸다. 빠름을 외치는 현대사회와 결이 맞나 싶지만 결론적으로는 불친절하다. 가장 큰 아쉬움은 '아웃포커싱 기법'이다. 영화는 첫 장면을 제외하고는 러닝타임 내내 아웃포커싱으로 진행된다. 제목 그대로 '물안에서'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함이라지만, 영화관을 찾는 이유를 부정하는 느낌이다. 큰 스크린으로 1시간 가까이 아웃포커싱으로 영화를 보다 보니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영화에 대한 몰입보다는 눈의 피로가 쌓일 뿐이다. 뮤즈 김민희의 모습은 많이 지워진 느낌이다. 이번 영화에서 목소리로만 짧게 출연한다. 전화 통화 장면에 잠시 등장하고 영화 말미 삽입곡을 불렀다.

극 중 젊은 남자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로 '명예'를 꼽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시나리오를 만드는 등 마치 홍상수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루는가 싶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영화가 마칠 때까지 명확히 알 수 없다. 그간 홍상수 표 영화에서는 하이퍼 리얼리즘 같은 생활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위트가 강점이었다. 불륜 이슈에도 감독으로만큼은 인정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물안에서'의 경우 새로운 시도들은 유의미하지만, 결과물은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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