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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32년 일했지만 3380만 원뿐‥강력한 처벌 원해"[종합]

입력 2023-03-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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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개그맨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당한 의심을 시작으로 배신을 확신하기까지 4개월 여의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인건비 허위계상, 부동산 매입목적 기획사 자금 운영, 기타 기획사 자금 무단 사용, 기획사 신용카드 용도 외 사용, 박수홍 계좌로부터 무단 인출 등에 대해 "전혀 몰랐다"라고 증언했다.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부부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다. 2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이날 공판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수홍은 "저는 다른 모든 분들이 그렇듯 가족들을 사랑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생 부양했다. 하지만 청춘을 바쳐 열심히 일했던 많은 것들을 빼앗겼고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가까운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는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증언하겠다"라고 전했다.

박수홍은 2021년 4월 횡령 혐의로 친형 부부를 고소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회삿돈과 자신의 돈 61억 7000만 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다. 민사 소송까지 추가로 제기해 116억 상당의 소송전이 됐다. 현재 친형은 구속 기소 상태에서, 형수는 불구속 기소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4차 공판엔 검찰 측이 박수홍의 진술 의견을 확인하는 내용이 주로 이뤄졌다. 박수홍 친형 부부 측의 변호인은 일부 내역과 관련, 증인 진술에 참여했고 이날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4월 19일 5차 공판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박수홍은 이날 역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다.

◆라엘·메디아붐 법인 카드 내역? "전혀 몰랐다"

박수홍은 2020년 1월부터 친형 부부의 회사 자금 운영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고 당해 5월 세무사를 만나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사이 4개월은 의심을 확신으로 만드는 증거 자료 확보(통장 내역 조회·형과의 통화 녹취 등)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수홍은 라엘과 메디아붐에 대해 "주식회사 라엘은 제가 홈쇼핑 출연료 행사 및 광고 수입 창출하고 있는 1인 기획사다. 메디아붐은 제가 평생 방송 출연료가 다 모인 1인 기획사다. 두 회사 모두 내가 유일한 수입 창출자다. 전반적으로 형이 운영했고 매니저와 코디네이터가 있었다. 1인 기획사라 사무실이나 다른 공간은 필요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라엘과 메디아붐의 법인 카드 내역을 확인한 후 박수홍은 "(라엘의) 법인 카드 분실 신고자가 형수였다. 총 세 차례를 했었는데 저는 분실 신고를 한 적이 없다. 해당 백화점에 간 적도 없다. 상품권을 구입한 적도 없고 주변 방송 관계자나 누군가에게 주는 것도 본 적이 없다. 동료 박경림, 윤정수 씨에게 물으니 단 한 번도 상품권을 받은 적 없다고 하더라. 고급 피트니트에도 다닌 적 없다"라고 해명했다.

메디아붐 법인 카드 내역엔 라엘 법인 카드와 마찬가지로 상품권 구입 내역, 학원이나 교습소 명목, 마사지샵 이용 내역 등이 있었다. 박수홍은 "그때 당시 스케줄표를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녹화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학원을 가느냐. 물리적으로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난 32년 차 연예인이다. 2018년엔 영향력 있는 연예인 1위에 선정이 됐다. 뭐 하러 프로그램을 구하기 위해 상품권으로 로비를 하느냐. 상품권을 만들어서 로비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피력했다.
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내 이름으로 된 것은 없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8채 부동산에 박수홍의 법인 자금이 투자금으로 사용됐다. 그 정황이 계좌 내역으로 확인이 된 것. 계약자 명의는 피고인들의 지분이 훨씬 많았고 어머니는 구색으로 3% 정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 박수홍의 입장이었다. 박수홍은 "나의 법인 투자금이 사용됐는데 가수금 처리도 안 되어 있고 법인에서 구입한 상가들에 토지분, 건축분에도 내 이름 자체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박수홍은 "피고인들이 내 자산을 관리했다. 라엘 계좌에서 5억 1000만 원이 송금됐는데 건물에 투자한다고 가져간 돈이다. 통장 자체를 맡겼기 때문에 어디서 나간 돈인지 모른다. 내 자산을 불려주고 늘려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앞에서 검소하게 행동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 법인이라는 것 자체가 내가 버는 출연료와 수입료인데, 그 자금으로 뭔가를 취득한다면 그건 내 것이 아닌가. 그 근처 부동산 중개자들은 박수홍 건물로 알고 있는데 그 내역을 떼어보면 다 피고인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막연하게 날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지난날을 한탄했다.

◆"매니저 이씨 제외하고 다 모르는 사람들"

허위 직원 급여 명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친형 측이 제시한 허위 직원 급여 명목을 확인한 박수홍은 "한 씨는 라엘이 아니라 과거 라엘 웨딩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친형의 지인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씨는 정당하고 일하고 급여를 받은 매니저다. 그런데 직원일 때 당시 자기 통장을 빌려달라고 해서 발려줬다가 나중에 급여 외에 돈이 들어오고 나간 걸 파악해 MBC '실화탐사태'에 증언하고 검찰 진술에도 응한 걸로 알고 있다. 그 외엔 다 허위 직원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박수홍은 32년 넘게 일했지만 자신의 통장엔 3380만 원이 남아 있어 급하게 전세입자에게 전세금 6억 5000만 원을 돌려주기 위해 보험을 해지했다고 언급했다. 전세 보증금 반환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때부터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계좌 내역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내가 모르고 있던 계좌들까지 찾아서 비교하고 분석했다. 그전까지는 모든 걸 친형 부부가 관리했다. 은행 직원이 내가 한 번도 은행을 간 적이 없으니 찾아준 증거지만 그 계좌를 만들 때 모든 필체, 신상이 피고인들의 것이다. 내 계좌도 자신들의 차명 통장으로 사용했다. 부끄럽지만 OTP도, 공인인증서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랐다. 인터넷 뱅킹도, 모바일 뱅킹도, ATM기도 사용한 적 없다. 은행 대출도 받아본 적 없다. 피고인들이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씩 카드를 바꿔서 쓰라고 하면 그걸로 차비나 식대를 사용한 적은 있다. 현금의 경우는 도매시장에서 방송 의상을 살 때 최대 100만 원 이하로 써 본 적이 있다"라고 증언했다.

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친형 부부 강력한 처벌 원한다"

박수홍은 친형 부부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수많은 세월 동안 절 위해주고 자산을 지켜준다는 얘길 정말 많이 했다. 그걸 믿게 했다. 월급 500만 원이상 가져가는 게 없다고 상가를 지나가면서 '다 네 것'이라고 기만했다. 이 사건을 내가 알게 되고 나서도 마지막까지 피고인들이 가족이었기에 원만한 해결을 하고자 했지만 1년 반 동안 변명으로 일관하며 나타나지 않았다. 마지막엔 세무사를 바꿔 세무사를 찾아갔더니 모든 법인의 지난날 자료를 다 찾아봐야 한다고 최소 4, 5년이 걸린다고 하더라. 그때 고소를 결심했다. 형제끼리의 문제니 지금이라도 정산해 주면 다음에 같이 웃으면서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편지를 썼는데도,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횡령 범죄를 끝까지 숨기려고 노력했고 그게 되지 않고 고소를 하자 그다음부터 인격 살인을 했다"라며 해당 사건에 대해서도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수홍은 "이건 그냥 단순한 횡령 범죄가 아니다. 아버지 빚 갚을 때부터 외부적 일은 제가, 내부적 일은 피고인들이 했다. 연예인은 늙어서 돈 없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초심 잃지 말라고 하던 사람들이었다. 숫자는 속이지 않지 않나. (처음에 이 사실을 알고) 기가 막히더라. 그땐 제가 가스라이팅을 당할 때라 '내가 죽으면 끝나나' 싶었다. 괴로움과 지옥 속 살았다"라며 "제가 출연료를 받은 각 법인에서 범죄 수익금이 변호인 비용으로 사용됐다. 어떤 로펌이 범죄 수익금으로 의심받고 있는 횡령 사건에 횡령금을 받아서 이 자리에 나와 있나. 이 법정에 들어서기 전에 언론에 변호사님이 '박수홍은 언론플레이의 귀재이며 형과 형수는 이미 고소당하기 전부터 악마화가 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기울어진 운동장이냐. 뼈가 으스러진 현장에서 운동장이 말이 되느냐. 언론플레이의 귀재면 32년 동안 구설수 하나 없다가 형과 형수가 횡령했다고 그런 언론플레이를 하나. 앞으로 이 법정에서 숫자와 증거로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 이 횡령과 상관없는 누군가를 공격하는 경우는 2차 가해로 알겠다"라고 강한 어투로 말했다.

친형 부부 변호인 측은 박수홍이 2020년 5월 라엘 지분 50%가 자신의 것이고 메디아붐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했지만 친형과 박수홍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그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1월에 비밀번호를 물어 알려줬고, 3월에 이미 친형이 주주명부를 알려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수홍은 "이땐 완전히 인지하지 못했다. 의심하고 있던 때"라며 이것이 사실이라고 맞섰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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