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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갑질 때문에 힘들어"…아파트 경비원이 남긴 유서|도시락 있슈

입력 2023-03-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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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결국은 '갑질' 때문? >

서울 대치동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70대 경비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도 발견됐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죠.

덩그러니 놓친 검은색 신발 한 짝 박모 씨의 신발인데요.

박씨는 어제(14일) 출근 직후 아파트 주차장 인근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불과 40분 전 동료에게 유서를 보낸 뒤였습니다.

유서에는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가는 관리자는 고통에 책임져야 한다"고 썼습니다. 

[앵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건가요?

[기자]

유서에는 관리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경비대장이던 박씨는 얼마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됐다고 합니다. 박씨 동료 이야기 들어볼까요?

[박 씨 동료 : '지시하면 복명복창해야지' 군대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인격적으로 모욕을 많이 줬더라고요. 매일 한 시간씩. 직원들을 시켜서 사진 찍어 보내라. 근무 제대로 안 하고 졸고 있는 사람 보내라. 하나의 갑질이죠. 툭하면 큰소리치고.]

갑질 당사자로 지목된 관리자는 JTBC 취재진에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준 적이 없고 강등이 아니라 본인 원해서 인사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서에도 내가 어떻게 괴롭혔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서는 일주일 전에도 청소 노동자가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앵커]

일주일 전에도요?

[기자]

70대 김모 씨입니다.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두 달 수습 기간이 끝난 뒤 정식 직원이 되지 못하고 계약이 종료됐는데, 다음 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 인터뷰 들어보시죠.

[해당 아파트 주민 : (숨진 청소노동자는) 연세가 좀 있으시지만 집안의 가장이고 나오지 말라 하니까 충격이 굉장히 크셨던 것 같다고.]

[캐스터]

일주일에 두 명이라니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기자]

아파트엔 "인격을 보장받는 일터가 됐으면 한다"는 대자보까지 붙었습니다.

부당한 인사조치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했다는 건데요.

해당 관리자는 "지병을 앓다가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고 해고가 아니라 본인이 그만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재건축 싸움 때문에 주민들이 자신은 음해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잇따른 죽음에 경찰도 수사에 나섰는데요.

숨진 박씨 유서 등을 토대로 위법사항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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