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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악역은 축복"…'스마트폰' 임시완의 의지

입력 2023-03-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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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악역은 축복"…'스마트폰' 임시완의 의지
배우 임시완이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김태준 감독)'로 다시금 '보석 같은 악역'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영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에서 비행기 사고를 초래하는 빌런이자 '맑은 눈의 광인' 연기로 인정 받았던 임시완은 다시금 빌런에 도전했다. 임시완은 "일부러 연이어 한 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작품 개봉이나 공개 시기가 예측할 수 없다보니 연속성있게 보인 듯 하다"며 "아닌 작품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선한 인상의 임시완과 악역의 만남은 꽤나 새롭고 짜릿하다. 스스로도 "악역은 축복"이라며 만족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배우로서 탐나는 역할일 때도 이게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악역도 망설였다"며 "다만 악역을 할 때 기부를 통해 그러한 마음의 짐을 덜으려는 편"이라고 남다른 열정과 의지를 내비쳤다.

-새해부터 바쁘게 지낸 거 같다.
"최근에 첫 단독 콘서트를 끝냈다. 거기에 모든 영혼을 쏟아 넣었다. 이후로 뇌를 정지시키고 있었다. 작품 끝나고 군대 다녀오고 4년 동안 7~8작품 했다. 드디어 마지막 작품이 끝나고 두달여간 온전히 쉴 시간이 생겼다. 팬미팅을 하면 어떻겠냐는 말에 호기롭게 이왕 하는거 팬미팅 말고 진짜 콘텐트 꽉꽉 채워 넣어서 콘서트 하고 싶다고 저질렀다. 그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콘서트에 양보했다. 결국 또 못쉬게 됐다(웃음). 기획 단계부터 하면 준비 기간만 3개월 정도 됐다. 정신 없지만 보람이 컸다. 의미도 컸다. 팬들과 직접 대면해서 보는 것도 4년만이었다. 그 시간이 새삼 소중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터뷰도 그간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서면으로 하거나 온라인으로 했는데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그런 자리들이 소중하다."

-이번에도 강렬한 악역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키포인트로 잡았던 건, 모든 것이 장난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남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치고 서글피 울고 있는 피해자 자체를 웃기게 바라보는 걸 핵심으로 삼았다."
[인터뷰] "악역은 축복"…'스마트폰' 임시완의 의지

-'비상선언'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까지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수식어가 생겼다.
"내 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간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이미지가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악역을 할 때 과거의 밝은 부분을 역이용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좋게 봐주셨다면 다행인데 '비상선언' 때 걱정 많이 했다."

-연달아 악역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의도한 게 아닌데 몰리게 됐다. 이번 작품 결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대본은 재밌는데 이 캐릭터 자체가 사회적으로 뭔가 좋은 작용을 하는 캐릭터는 아닌 거 같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우의 역할은 좋은 작품도 있지만, 역할도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김)희원 형님이 추천해주신거다. 제가 존경하는 형님이기도 하고 읽어보니 깜짝 놀랄 반전도 있고,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고사 했는데 머릿 속에 계속 이 대본이 남아있더라. 다시 대표님한테 말씀드렸다. 결국 하게 됐다."

-머리에 남은 이유는.
"대본의 짜임새를 봤을 때 만나기 쉽지 않은 대본인데 배우로서 이런 짜임새가 잘 짜여져 있는 대본을 놓친다는 게 배우로서 옳은 선택인가 고민을 해본 결과, 그래도 해야겠다 싶었다."

-선역과 악역이 있다면 어떤 걸 연기하는 게 더 편한지.
"악역은 배우의 세계에서는 축복이라 들었다. 극 중의 꽃이라고도 이야기하고, 연기를 강렬하게 보여주거나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악역인 거 같다. 사회적인 영향력 같은 거로 봤을 땐 선역을 더 많이 하는 게 더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악역 연기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부모님들은 거의 비슷한 마음인 듯 하다. 우리 아들이 제일 최고고, 영화 나온다고 하면 주변에 소문내 주신다. 악역이면 민망한 상황이 많은데 사실상 저희 부모님은 악역보다는 왕을 좋아한다. 주인공 좋아하는 거 같다(웃음)."

[인터뷰] "악역은 축복"…'스마트폰' 임시완의 의지
-일본 원작은 봤나.
"안 봤다."

-스릴러 장르인데 일상 속 공포감 자극해서 호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장르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현실적인 공포, 나한테도 있을 법한 재앙이기 때문에 더 무섭게 느껴지겠다. 그런 걸 장르로 어떻게 표현할지는 모르겠다."

-크게 보면 프라이버시에 관한 영화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우리 사회 자체가 프라이버시 없어지고 개개인이 상품이 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한데.
"평상시에 그런 생각한다. SNS에 본인 일상 많이 올리는데 그런 것들이 썩 건강해 보이진 않는다. 나도 필요에 의해서 꾸준히 SNS를 하고 있지만, 영화에서 픽션이지만 있을 법한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거 같다. 일상, 가치관까지 다 올리는 거 자체가 건강해 보이진 않는다. SNS를 하지만 그런 건 노력한다. 공적인 걸 위주로 올리려고 노력한다."

-천우희와 연기 합은 어땠나.
"(천)우희 누나는 연기를 진짜 너무 잘한다. 잘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 에너지가 대단하다. 감정신인데 컷 하고 매신마다 똑같은 에너지를 그대로 발산하니까 그 신 끝나고 물어봤다. 감정신은 휘발되는 부분이라서 한두번 하면 똑같이 나오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희 누나는 그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가더라."

-코로나 팬데믹에도 부지런히 활동하고 칸영화제에도 다녀왔다.
"칸에 다녀온 건 내게 주된 원동력이 돼서 여전히 유효하다. 그 눈빛들을 잊을 수가 없다. '불한당' 때 처음 갔는데, 그 땐 설경구 선배님 뒤에 따라 갔던 기억이 난다. 나를 바라보던 그 생경한 눈빛이 기억난다. 나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영화 끝나는 순간 다같이 기립박수를 쳐주고 눈을 맞추려는 노력들이 느껴졌다. 이런 반응을 위해 이래서 연기를 하는구나 싶었고, 목표가 명확하게 섰다. 스스로 기준점을 높이고 적당히 하면 안되겠다 싶었다. 더 악착같이 해야 언젠가 이 영광을 누릴 수 있을까 싶더라. 칸의 기억은 내게 있어서 연기에 대한 원동력이 됐다."

-두번이나 칸에 다녀온 건 흔치 않은 커리어다.
"인생에서 두고두고 자랑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인터뷰] "악역은 축복"…'스마트폰' 임시완의 의지
-연기할 때 롤모델 있을까.
"롤모델인 선배님들이 많다. 시대가 바뀌어 가면서 대단한 선배님들과 다른 모양으로 진화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선배님들이 대단한 것들을 해오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 대단한 걸 보고 자란 세대다. 어찌 보면 선배님들보다 잘해야 하는 건 기본값이다. 너무 어렵다. 그 이상으로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하는데 문제는 선배님들만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가수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 차별화를 두려고 한다."

-이성민, 송강호, 이병헌 등 좋은 선배들과 함께해 왔다.
"선배님들이랑 같이 연기한 게 내게 있어서 굉장히 큰 자산이다. 연기에 대한 무게감에 대해서 옆에 있으면서 내가 관찰하면서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게 내게는 큰 자산이다. 연기의 정점 찍은 선배들도 연기에 대해서는 현재진행형으로 무게감과 중압감을 가지고 있다. 연기는 이렇게 해야해가 아니라 아직도 모르고 고민하고 연구하는 분야다."

-연기하면서 스스로 벽에 부딪혔다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거의 매작품마다 '이거 못할 거 같은데' 한계인 거 같은데, 생각에 부딪히면서 지내왔다. '해를 품은 달' 이후로 들어온 게 '적도의 남자' 아역이었는데, 그것도 악역이었다. 갑자기 단계가 너무 점프한 게 아닌가 싶었다. '오빠생각' 때도 그랬다. 내가 생각하기에 너무 어른인데 이 캐릭터는 너무 어른인데 나는 아직 어린데 어른인 척 할 거 같아서 고사하고 싶었다. '불한당'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내가 군대를 갔다 오고 나서, 해야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사실 군대에 다녀오니 생각보다 큰 변화는 없었다."
[인터뷰] "악역은 축복"…'스마트폰' 임시완의 의지

-작품 선정할 때 배우로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걸 우선시 한다 했는데 우선순위에 둔 이유가 있을까.
"최우선순위인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가치관이 부딪힌다. 내 스스로 그래도 그나마 악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무게감을 덜어내기 위한 방법은 이번 작품을 할 땐 일정 금액을 기부했다. 기부를 하며 악역에 대해서 희석을 시키려 노력했다. "

-앞으로도 기부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그렇게라도 해서 악역에 대해서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고 하면 그거에 대해서는 스스럼은 없겠다. 그렇게 할수도 있겠다. 내가 더 올바른 방식 현명한 방식이 있다고 하면 그 방법을 취할 것이고 어떻게든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

-션과 함께 러닝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러닝이 취미가 돼서 혼자서 계속 뛰었다. 러너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문이 났나보다(웃음). 그게 션 형님 귀에 들어가서 언제 한번 뛰자 하셨다. 그렇게 한번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멤버라며 '단톡방'에 초대됐다. 당황하기도 했지만 좋았던 건 멤버분들이 선한 영향력에 신경쓰는 좋은 분들이라 계속해서 함께하고 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케이스로 평가 받는다. 커리어로 봤을 때 노래 대 연기는 몇 대 몇 비중일까.
"지금으로 따지면 압도적으로 9대1 이상으로 연기인 거 같다. 앞으로 가수쪽을 더 신경써보고 싶긴 하다. OST나 앨범 활동도 하고 싶다. 최대 목표는 연기는 꾸준히 가져가면서 일년에 한번씩은 팬들이랑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콘서트나 팬들과의 파티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필모그래피와 묶은 새로운 문화 콘텐트를 만들고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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