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부터 이어진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산불은 다행히 오늘(12일) 내린 비 덕분에 진화 됐습니다. 하지만 23시간 만에 불이 꺼지면서 진화대원 1명이 숨졌습니다.
구석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용암이 흐르듯 시뻘건 불길이 산골짜기를 따라 번집니다.
진화대원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을 뿌립니다.
하지만 맹렬한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여기, 오른쪽으로.]
인명피해도 있었습니다.
지자체에서 현장에 급파한 60대 진화대원 1명이 숨졌습니다.
[경남 진주시 관계자 : (밤) 9시 정도에 (하동군으로 지원을 간) 진화대가 투입됐는데 (밤) 10시쯤에 갑자기 쓰러져서 의식불명이 됐다고 (보고됐습니다.)]
당국은 안전을 고려해 진화대원 700명을 밤늦게 철수시켰습니다.
날이 밝자 불길은 더 맹렬해졌습니다.
지리산 청정 고로쇠로 유명한 하동 화개면 의신마을, 단천마을 주민과 관광객 74명은 이웃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정병춘/주민 : 우~소리 나면서 불이 확, 확 날아다녔지. 피신을 가라고 해서 집에서 필요한 것도 못 챙기고 전화기만 그냥 가지고…]
아침 한 때 소방헬기도 투입할 수 없었습니다.
[하승철/경남 하동군수 : 산세가 너무 급격하게 경사지가 많고 산악도로가 좁고 연무가 너무 심해서…]
불길을 잡은 건 늦은 오전부터 내린 비였습니다.
피해 면적은 91ha, 축구장 130개 넓이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반달가슴곰 서식지 일부와 생태보호구역 곳곳이 사라졌습니다.
[정기준/주민 : 송이(버섯)밭도 다 타버렸거든. 고로쇠 같은 건 피해가 많지요. (채취) 호스 깔아놓은 거 다 타 버렸고, 나무도 다 타서 죽어버렸으니까.]
경찰은 불이 시작된 곳을 찾아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마을 초입 CCTV 등을 분석해 출입자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살피기로 했습니다.
(화면제공 : 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