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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강제추행한 보험사 지점장…"추워서 손 녹이려 했다"

입력 2023-03-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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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손이 차서? >

한 보험사 간부가 한 말입니다. 여성 직원 옷 안에 손을 넣었는데요.

문제가 제기되자 해명을 했는데, "손이 차가워서 녹이려 했다"고 밝힌 겁니다.

어제(9일) JTBC 뉴스룸에서 이상엽 기자가 단독 보도한 내용인데요. 영상 먼저 보시죠.

경기도 소재 흥국생명의 한 지점입니다. 지난 1월 모습인데요.

지점장인 A씨가 누군가에게 다가가더니 자신의 양손을 윗옷 안에 넣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저 사람은 여성 직원이었어요.

직원은 손으로 밀치며 거부했습니다. A씨는 아랑곳하지 않았고요.

강하게 뿌리치니까 그제서야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직원에게도 똑같이 행동했다고 합니다. 피해 직원 인터뷰 들어보시죠.

[피해 여직원 : 또 다른 언니가 또 비명을 지르더라고요. 5분 뒤에 다시 또 왔어요.]

[앵커]

업무 중에 그것도 지점장이요?

[기자]

이가혁 앵커가 저한테 저런다고 생각해봤는데 싫으네요.

A씨는 며칠 지나지 않아 직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사과는 했는데 지점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직접 들어볼까요?

[A씨/흥국생명 지점장 (지난 2월 13일 / 회의 중) : 본사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모르겠어. 외부에 나가면 간단한 문제들은 아니거든요.]

[앵커]

사과만 하고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결국 본사에서 조치를 취했습니다. 진상조사를 위해 임원을 보냈는데요.

그런데 조사를 하러 찾아온 임원 B씨는 엉뚱한 소리를 했습니다. 업무 실적만 거론했던 거죠.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파일 준비했습니다.

[B씨/흥국생명 임원 (지난 2월 16일 / 회의 중) : 제가 왜 왔겠습니까? 돈 벌러 나온 거 아니야? 돈 못 벌면서 왜 앉아있냐고. 뭐 이런 지점이 있어.]

[기자]

직원들이 듣다듣다 더 들을 수 없었는지 회의실 밖으로 나갔답니다.

그 뒤에 한 말이 더 가관입니다. 들어보시죠.

[B씨/흥국생명 임원 (지난 2월 16일 / 회의 중) : 두 사람(피해 여직원)도 자를 거야. 지점장이 30년지기 친구지만 오늘 잘라줄게요. 속 시원해?]

[앵커]

무슨 협박처럼 들리네요.

[기자]

그렇죠. 30년지기 친구래요.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러 왔는데 30년 된 친구가 나왔습니다.

피해자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흥국생명 측은 그제야 지점장 A씨를 관두게 했다고 합니다.

협박성 발언을 한 임원 B씨도 2차 가해를 이유로 해임조치됐습니다.

[앵커]

해명을 들어보니, 키워드처럼 '날이 추워서 손이 차가워서 그랬다. 어릴 때 장난치듯 한 거다.' 이런 식으로 말했더라고요. 어릴 때 장난은 어릴 때로 끝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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