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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역시는 역시 '천의 얼굴' 조승우

입력 2023-03-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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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이혼' 조승우 '신성한, 이혼' 조승우
'천의 얼굴' 조승우다.


배우 조승우가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2021)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 황시목 검사가 아니라 이번엔 변호사로 돌아왔다. 피아니스트 출신 변호사,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결의 연기로 시선을 압도했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JTBC 새 주말극 '신성한, 이혼'은 이혼 전문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승우는 이혼이라는 삶의 험난한 길 한복판에서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를 외치는 변호사 신성한으로 분했다.

변호사 사무실은 예스러웠다. 오래된 가구들이 배치된, 여닫이 나무 문은 심지어 잘 열리지도 않아 열고 닫을 때 불편함을 호소해야 할 정도. 하지만 때묵음 자체가 좋았다. 전직 피아니스트로서 재즈가 어울릴 법도 하지만 값비싼 스피커로 트로트를 듣고 값비싼 와인잔에 와인이 아닌 소주를 즐기는 괴짜 변호사였다.

다른 사건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이혼 사건만 전문으로 다루고 있었다. 겉으로는 꽤나 이성적인데 그 안엔 무언가 꿈틀대는 뜨거운 분노가 있는 조승우. "죽일 거야"라고 외치며 순식간에 돌변하는 눈빛에서, 피아노 건반을 움직이는 분노 어린 손동작에서 베일을 벗지 않은 과거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신성한, 이혼'에서 황시목 특유의 시크함은 없었다. 신성한은 절친 김성균(장형근), 정문성(조정식) 앞에서 무게감을 내려놓고 거침없이 망가졌고 이를 통해 잠시나마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실제 노는 것처럼 편안하게 극에 빠져들었고 이들의 유쾌한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웃음을 불렀다.

조승우는 "전직 피아니스트였고 음대 교수였던 사람이기 때문에 소송이나 케이스를 맡을 때 어떤 음악적인, 음악을 연주하듯이 악보를 해석하듯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신성한은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그의 내면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간미가 있고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다. 인간미 때문에 이 작품을 택했다. 따뜻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지녔다"라면서 무엇보다 절친 3인방의 케미스트리가 좋다고 자신했다. "셋이 모인 장면에서 진짜 잘 맞는다고 확신했다. 감독님도 즐기는 모습이었다. 1분 정도, 30초 정도 되는 신에서 언제 컷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더라. 아마 컷 하지 않았으면 30분이라도 즉흥 연기를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매번 매 테이크 달랐다. 편집한 분께 미리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여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던 조승우의 작품을 향한 애정과 자신감이 '신성한, 이혼'에 녹아들었고 작품은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1회 8.1%, 2회 7.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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