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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마트폰' 천우희 "고생의 아이콘? 체력 한계 느껴져"

입력 2023-03-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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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마트폰' 천우희 "고생의 아이콘? 체력 한계 느껴져"

배우 천우희가 현실 공포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돌아왔다.

지난해 '앵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까지 스크린에서 활약한 천우희는 이번엔 넷플릭스 작품으로 전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당초 영화관에서 개봉을 목표로 만들어진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김태준 감독)'는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지으며 변화를 겪었지만, 오히려 글로벌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서 TOP2에 오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천우희는 "마음이 한 숨 놓였다. 넷플릭스 영화는 처음인데 반응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니 체감 됐다. 가장 체감되는 순간은, 웃길 수도 있지만 SNS 팔로워 수가 많이 늘었다"고 미소 지었다.

극 중 스마트폰을 분실 당한 뒤 일상을 침해 받는 피해자 역할을 표현한 천우희는 "생활감 있는 공포라서 더 무섭고 공감하실 듯 하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영화 '곡성', '우상' 등 다수의 작품에서도 그야말로 '피 땀 눈물'을 쏟았던 천우희는 이번에도 꽤나 고생스러운 감정신을 소화해야 했다. 천우희는 "고생의 아이콘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제는 진짜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끼게 돼서 관리를 잘 하려고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인터뷰] '스마트폰' 천우희 "고생의 아이콘? 체력 한계 느껴져"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다.
"우선 대면으로 인터뷰하는 건 4년 만인데 신기하다. 이 공간들도 그리웠고 반갑다. (영화에 대한 반응을 접하고는) 마음이 한 숨 놓였다(웃음). 작품에 대한 반응이 시시각각 보이다 보니까 신기했다. 지인 분들의 반응이나 기사로도 체감됐다. 가장 체감되는 건 SNS다. 영화관 개봉과는 다른 느낌이구나 싶다."

-한국적인 영화가 아닌가 했는데 세계적으로도 통했다.
"오히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거다. 그 상황에서 정말 우리가 느끼는 건 극한의 불안감이다. 내 정보가 다 공개가 된다거나 흘러간다거나 여러가지 상상을 해볼 때도 있다. 어느새 스마트폰은 자기 자신과 동일화 된 존재다. 이걸로 모든 걸 소통하고 신용정보도 있다 보니까 정체성이 같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핸드폰 빌려달라 할 때도 침범할 듯한 불쾌감이 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국 정서가 녹아있긴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모두가 공감했을 거 같다."

-왜 출연했는지.
"현실적인 공포가 흥미로웠다. 나미라는 인물도 꽤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로그라인은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나미'라고 써있는데 이후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연기적으로 봤을 때도 초반에는 내가 기존에 갖고 있는 생활 연기를 보여줄 수 있고 후반부에는 극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연기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겠다 싶은 작품이었다. 그 전 작품들을 보면 관찰자나 입장이 다른 모습들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엔 어떤 행위를 해가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안내자처럼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스마트폰' 천우희 "고생의 아이콘? 체력 한계 느껴져"

-평범한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막판에 또 극한으로 흐른다.
"또 묶였다(웃음). 에너지적으로 공을 많이 들이고 소모가 클 법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감독님이 준비를 많이 잘 해주셔서 재밌고 효율적으로 촬영했다. 감독님을 만났을 때부터 '이 분이 준비를 많이 했구나' 느낀 건, 콘티북이 완성된 걸 받은 건 몇작품 안된다. 배우들도 공감할 거다. 그런데 두툼한 사전처럼 콘티북을 주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이야기해 주셨다. 나에 대한 정보도 '덕질'에 가까울만큼 정성스레 준비해서 보여주셨다. 작품 속에서 흘러 가는 생일도 실제 내 생일이고, 절친으로 나오는 김예원 배우도 실제로 친하다. 이 분이 얼마나 많이 노력했구나 싶었다."

-고생의 아이콘인 거 같다.
"물론 이번에도 묶이고 잡혀가긴 했다. 엄마가 영화 보시고 '너무 좋은데 또 잡혀가고 물에 들어가고 고생 너무 많이 했겠다'고 하셨다. 내게 고생이 있어야, 그런 서사가 있어야 재밌게 다가오는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젠 안하려고 한다. 체력도 예전만큼 안 된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마음이 아프더라. 예전엔 정신력이 좋은 편이라 정신력으로 버티는 편이었다. 요즘은 '그게 안 먹히네'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마음이 서글프기도 하고, 좋은 거 챙겨먹고 기를 쓰고 몸 챙기려고 한다."

-일본 원작이 있는데 봤는지.
"영화라기보다는 원작 소설에서 가져오셨다. 설정이 아예 달라서 다른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거 같다. 대부분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보면 배우들도 작품을 먼저 볼텐데, 별개의 작품이라 생각해서 그전 원작과 소설은 보지 않았다."

-실제로 핸드폰 잃어버린 적 있나.
"잃어버릴 뻔한 적은 있다. 생각보다 덜렁거려서 두고 올 때가 있다. 고맙게도 현장에서 다들 찾아준다. 물건을 소중히 여김에도 불구하고 떼려야 뗄 수 없이 살면서도 덜렁거린다."

-영화를 찍고 스마트폰에 대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불안감은 있는 듯 하다. 누군가 핸드폰할 때 옆에서 볼까봐 불편한 정도였는데 내 것들이 다 도용당할 수 있고,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구나의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작품 찍고 나서는 경각심이 들었다. 그래서 비밀번호를 다 바꿨다. 강력한 암호로 바꿨다가 나도 못쓰는 게 있다(웃음). 일단 내가 기억을 잘 해야겠다 싶었다.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인터뷰] '스마트폰' 천우희 "고생의 아이콘? 체력 한계 느껴져"

-임시완 연기도 호평을 받고 있는데 함께한 소감은.
"시완 씨는 정말 잘했다. 현장에서도 계속 대사 하고 노력을 많이 하더라. 성격적으로도 똑똑하고 전략적이고 계획적이다. 그 평소 성격들이 이 작품 속의 준영과도 잘 묻어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이 인물이 매력적이고 구체적으로 나왔다. 장난으로 평소에도 (시완 씨보고)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라고 했다. 얘기할 때 정말 똑똑하다. 너무 예쁘장하게 생긴 눈으로 이야기 하다 보면 독특하다 싶은 포인트가 있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도 캐치 하신 게 아닐까. 이 역할에 딱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극장 개봉용이었는데 넷플릭스로 공개하니 장단점은.
"시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연기적으로 세심하게 조율한 부분들이 확실히 큰 스크린에서는 잘 보이긴 했다. 감독님도 영화 스크린에 맞춰서 가져가는 디테일과 호흡들이 있었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 아쉬울 수는 있는데 그것보다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공간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매력 같다. OTT 생기면서 넷플릭스가 우리 생활에 들어오면서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콘텐트를 접하는 건 너무 큰 매력이다 보니까, 두가지를 다 가질 순 없다. 많은 분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는 게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매체를 떠나서 항상 갖고 있는 부담인 거 같다. 결과물이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그 부담감으로 더욱더 좋은 작품을 만드려고 노력하게 된다."

-실제 절친 김예원과 연기 호흡은.
"너무 고마웠다. 그 친구를 '써니' 때 만나긴 했지만 '써니'에서는 한 씬도 붙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 뒤로 친해졌다. 한 작품으로 만나니 너무 설렜다. 정말 친분이 있는 사람과 연기한 건 처음이다. 어느 정도로 기분이 좋았냐면 첫 리딩 때 어색하기도 한데 너무 기분 좋아서 하이텐션이었다. 예원이란 친구 자체가 기본적으로 연기를 너무 잘한다. 어떤 불편함이나 어색함이나 그런 거 없이 믿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연기자 동료였다. 정말 신기하게도 싸우는 신 연기를 하고, 시사 때 예원이가 옆에 있었는데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는 대인관계에서 엄청나게 갈등을 겪거나 감정적으로 싸운 적이 없다. 내가 한 연기 보고 동요되는 편이 없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
[인터뷰] '스마트폰' 천우희 "고생의 아이콘? 체력 한계 느껴져"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코드쿤스트가 천우희의 팬이라고 밝혔다.
"감사하다. 그 전에도 팬이라고 들어서 SNS 맞팔이긴 하다. 그래서 정서적인 친근감은 있다. 주승이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연락을 받았다. 팬이라고 꼭 전해달라 했지만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건 고민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내가 뚝딱이가 될 거 같아서 망설여진다."

-혼자 사나.
"혼자 산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거나 하진 않는다. 내가 즐겨보기도 하고, 여행프로 같은 건 해보고 싶기도 하다. 아직은 선뜻 하긴 어렵기도 하다. 예능에서 나를 많이 찾아주시진 않는다. 난 그냥 보통의 인간이다. 세지 않다(웃음). 신기한 건 나를 어떻게 접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다른 걸 너무나 느낀다. 예전엔 '써니'를 접하거나 '곡성'을 접하면 나를 어려워 하신다. '한공주'를 보면 연민의 마음으로 본다. '멜로가 체질' 이후로는 친근하게 생각하신다."

-예능에 큰 거부감 없다면 출연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있나.
"집 공개는 안된다. 그외 다른 예능들 같은 경우엔 한번 정도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개인적으로 엄청난 일상을 보내고 있지 않다. 보여줄게 없다. 맨날 누워있거나 먹는 것도 똑같다. 그래서 내가 연기를 좋아하는 건 나를 지우고 인물로 존재했을 때 만족감이 컸다. 지금은 사람들과 소통하길 원하고, 내 개인적인 일상 궁금해 하시니까 최대한 노력은 하는데 아직은 좀 어렵다."

-나가고 싶은 예능은.
"매번 다르다. 먹방 하시는 곳에 나가고 싶기도 하고, 아이에 관련된 채널도 나가고 싶고. 그 때마다 꽂혀있는 것마다 다르다. 다나카의 경우에도 물 밑에 있을 때부터 봐 왔다. 너무 유명해지셔서 내심 서운하다. 다나카 지명을 기다리겠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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