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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수현 "'빨간풍선' 문영남 선생님 매운맛 잘 맞더라"

입력 2023-03-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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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홍수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홍수현(42)이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TV조선 주말극 '빨간풍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마침표를 찍었다.


홍수현은 극 중 쾌활한 성격에 세련된 스타일까지 겸비한 보석 디자이너 한바다로 분해 시청자들의 몰입도 높은 열연을 펼쳤다. 특히 A4용지 6장의 긴 대사를 담은 삼자대면 신에서 15분 분량의 감정 열연을 NG 없이 소화해 화제를 모았다. 프로는 프로였다. 홍수현은 프로다운 면모를 제대로 입증하며 데뷔 23년 차 열일 행보를 이어갔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끝났다.

"기대도 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아해 줘 기분이 좋았다. 교복신이 있어서 좋았는데 메이크업을 최대한 지우고 거의 안 한 듯이 해서 최대한 고등학교 언저리에 가려고 노력했다. 예쁘게 봐주셨길 바란다."

-감정 표현이 어렵지는 않았나.

"다행히도 초반에 빵 터진 게 아니라 1회부터 14회 엔딩 전까지는 바다가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모르고 있지 않나. 난 대본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고 바다 입장에서 불쌍하고 화나는 슬픈 감정들이 계속해서 올라왔었기 때문에 감정 표현하기엔 편했던 것 같다."

-15부 독백 연기는 15분 가까이가 됐다.

"대본으로는 28페이지, A4로는 6장이었다. 선배님들이 대사량을 보고 '어떻게 하니?'라고 걱정했는데 사실 대본을 외우는 건 괜찮았다. 감정을 가지고 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그 감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선배님들이 워낙 염려해 주고 응원해 줘서 더 잘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

-'빨간풍선'을 택하게 된 이유는.

"대본이 재밌었고 다음 회가 기다려지더라. 대본 자체만으로도 바다의 감정에 몰입해 부들부들 떨었다. 힘이 빠졌다. 대본 자체에 그런 마력이 있었다."

-문영남 작가의 꼼꼼한 디렉션이 있었다고 들었다.

"15부 찍기 전에 선생님이랑 따로 대본을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늘 찍기 전에 작가님과 대면으로 대본 리딩을 했다. 그래서 더욱 바다가 잘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똑 단발로 변신했다.

"은강이가 긴 헤어스타일이라고 하길래 그럼 난 단발로 잘라야겠다고 생각했다. 외적으로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난 이 얼굴로 익숙해졌는데 사람들이 짧은 앞머리의 홍수현을 못 알아보는 게 좋았다. 헬스장에서 보던 사람들도 샵에서도 긴가민가하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 깨달은 점은.

"가까운 사람을 잘 둬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바다는 사람을 너무 잘 믿더라. 실제 나도 잘 믿는 편인 것 같다. 관계를 얕게 많이 안 하고 좁고 깊게 하는 편인데 좀 아니다 싶은 사람은 곁에 두지 않는 것 같다. 마음먹고 속이려고 하고, 뺏으려고 하면 못 할 게 있겠나. 다 현실에 있을 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게 매운맛도 잘 맞는구나 싶었다. 문영남 선생님의 작품이 잘 맞았고 하면서도 재밌었다. 따로 무언가를 첨가할 게 없는 완벽한 대본이었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20부 중반까지 응징을 화끈하게 하고 후반에 가서 용서하며 끝났다. 바다가 '엄마 다 해봤는데 내 마음이 안 편해. 복수 다 해도 내 마음이 안 좋아'라고 하는데 복수를 해도 안 좋을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더라."

-바다와의 싱크로율은.

"순수하게 믿고 순수하게 바라보는 거는 비슷한 것 같다. 바다는 나쁜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필터 없이 말해서 본의 아니게 은강이에게 상처를 준다. 근데 그건 진짜 나쁜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었다."

-파트너 서지혜, 이상우와의 호흡은.

"이번이 첫 호흡이었는데 춤추는 신 이후 친해졌다. 우린 계속 대본 리딩을 하지 않나.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시청률 상승세 비결은.

"선배님들이 워낙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대본이 재밌으니까 그게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한다. 후반부 들어서는 더 오르지 않았나. 바다가 은강이한테 사이다를 날리는 걸 시청자들이 보고 싶다는 기대감으로 더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tvN 월화극 '청춘월담'으로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빨간풍선' 대본 리딩 이틀 전에 촬영이 끝난 게 바로 '청춘월담'이었다. 사극 먼저 찍고 '빨간풍선'을 시작했는데 사극이 나중에 방송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하는 사극이다. 한복이 내 옷 같이 편하고 사극 말투도 편하다. 좋은 것 같다."

-결혼을 통해 연기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나.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인도에 갔다 왔다고 해서 성찰을 하고 오겠나.(웃음) 사실상 똑같다. 결혼에 의해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다. 내가 아직 부족해서 그런 건가 결혼에 안 빠져있는 건가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남편은 어떤 사람인가.

"이번에 '빨간풍선'을 하면서 느낀 건데 우유부단한 남자가 더 위험하더라. 심지 곧은 남자가 낫다. 그냥 내 남편은 나한테 잘하는 스타일이다. 무뚝뚝한 스타일은 아니다.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홍수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홍수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결혼 이후에도 일을 쉼 없이 하고 있는 느낌이다.

"우선 연기가 재밌어서 하는 거고 나 자신이 뭔가 좀 성장해 가는 걸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면 좋지 않나 싶다. 잘하는 배우들도 많지만 도중에 안 하고 다 못 보여주고 끝나고 경우도 있는데 난 계속 보여주고 싶다. 연기는 마스터가 없는 것 같다. 끝이 없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됐다 안 됐다 한다. 항상 다르니까 더 재밌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빨간풍선'은 나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적인 슬럼프는 없었나.

"뭐든 오래 한 놈 못 이기더라. 그리고 직업적으로 잘하면 금방 또 응원해주지 않나. 그런 게 힘인 것 같다. '또 할 수 있어!' 그런 희망이 생기고 그게 나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대중에게 좀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장르물도 좋아하고 SF물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요즘엔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많이 본다. 해외 진출할 수 있는 OTT 작품에 관심이 있어서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번엔 남편 뺏기는 역이었으니까 다음엔 사랑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영화 '헤어질 결심' 서래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쉽고 단순한 악역이나 착한 캔디 말고 서래처럼 어려운 역할을 소화해보고 싶다."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친구들을 못 만났다. 못 만났던 친구들 만나서 밥 사고 드라마가 잘 됐으니 축하도 즐기고 싶다. 여행 역시 계획하고 있다."

-탄탄한 복근이 화제더라.

"운동한 지 최소 3년은 된 것 같다. 3년 이상 운동을 했다. 거의 매일 주말 빼고 웨이트를 한 것 같다. 따로 음식 관리는 하지 않는다. 운동이 다 인 것 같다. 탄탄한 몸을 좋아해서 웨이트 위주로 한다.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면 운동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나랑 맞는 트레이너를 만나는 게 먼저인 것 같다. 요즘 다이어트 광고를 노리고 있다."

-어떤 수식어로 불렸으면 좋겠나.

"화려한 타이틀은 필요 없고 '항상 새롭고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라고 불리고 싶다. 내가 열심히 하고 쉼 없이 연기를 계속한다면 언젠가 그런 부분에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올해 계획은.

"우선 연말 연초엔 '빨간풍선' 흥행을 기원했다. 이젠 좀 쉬었다가 또 내일 죽을 것처럼 연기할 거니까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인간 홍수현으로서는 알아서 잘 살고 있으니까,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FN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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