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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드러내는 홍준표 "모두가 친윤 돼야"…몸 푸는 이낙연

입력 2023-02-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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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준표 대구시장,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죠. 윤 대통령과 마음이 잘 맞는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면서 모두가 친윤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미국에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슬슬 몸풀기에 들어갔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오늘(23일) '줌 인'에서 여·야 두 사람의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때 화제가 됐던 개그 프로의 유행어입니다. 10여 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그사이 프로그램도 폐지됐건만 유행어는 여전히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데요. 시대가 시나브로 바뀌었기 때문일까요? 지금은 꼭 1등이 아니어도 기억하는 세상이 된 듯합니다. 정치권에는 1등 못지않게 주목받는 2등도 있는데요. 지난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양당의 선수들이죠.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입니다. 둘은 대선 이후 사뭇 다른 길을 걷고 있는데요. 홍 시장이 여전히 무대 위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면 이 전 대표는 무대 뒤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오늘 '줌 인'은 두 사람의 상반된 행보를 MBTI에 기반해 풀어볼까 합니다.

[홍준표/대구시장 (2022년 7월 29일) : (시장님의 MBTI는 '큐트'인가요? 아니시라면 시장님의 MBTI가 궁금합니다.) 작년에 대선 때 한번 조사를 해봤는데 '엄격한 관리자'라고 나옵니다. 그거를 몇 번을 해봤는데 엄격한 관리자, 공통적으로 나오는 게 그것만 나와요, 됐습니까? (네, 답변 감사합니다.)]

먼저 홍 시장의 MBTI, ESTJ라고 하는데요. 이 유형은 '엄격한 관리자'라고 불리죠. 현실 중심적이고 실용적인 면이 강하다고 하는데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의 사실에 무게를 두고 판단하는 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홍 시장, 대선 경선에서 패한 이후 섭섭함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곧바로 현실을 인식하고 발 빠른 태세 전환을 선보였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21년 11월 8일) : 전당대회 석상에다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마치 이번 대선이 석양의 무법자 대선처럼 보인다. 더 굿, 더 배드, 더 어글리.]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2월 15일) : TK 신공항이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활주로가 한 3.8㎞ 이상이 돼야 되고, 그리고 국비공항이 되어야 됩니다. 윤 후보, 이거 약속하시겠죠? {예, 형님.}]

어느덧 윤석열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된 홍 시장, 차기를 기약하며 하방을 선언했습니다.

[홍준표/당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지난해 3월 31일) : 옛날 영남의 선비들은 괘방령(掛榜嶺)을 넘어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올라갔고, 추풍령(秋風嶺)을 넘어 낙향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이번에는 추풍령을 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계획대로 대구시장에 당선됐건만 차마 여의도에서 완전히 눈을 떼기는 어려웠나 봅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서 중앙 정치 무대에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엄격한 관리자'라더니 윤 대통령에게는 한없이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선포한 '노조와의 전쟁'에는 칭찬을 쏟아냈는데요.

[홍준표/대구시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강성 노조, 금속 노조가 있는 한 한국의 외투 기업들이 제조업 하러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노조 정책의 노조 회계 투명성 확보와 건설 노조 횡포, 이거 잡는 거는 참 잘하고 있는 정책이죠.]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친윤계와 찰떡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벌인 합동 작전, 작전명 '나경원·안철수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적극 동참했는데요.

[홍준표/대구시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7일) : 나경원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장관급 자리, 두 자리 줬으면 당대표는 이번에 나오지 말라는 것으로 알아들었어야지. 당대표 나올 사람이 그러면 몇 달 안 되는 장관 두 자리를 왜 차지합니까? 안철수 후보 입장은, 그분은 어느 당에 가더라도 겉돌았잖아요. 그럼 들어왔으면 이제 안착할 준비를 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친윤계가 주장하는 당정일체론에도 동조하는 모양새인데요. 여당에는 윤 대통령과 가장 마음이 잘 통하는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힘들게 정권 창출을 했는데 그거를 지금 앙금을 갖고 지금 정착하지도 못하는 현 정부를 흔들어서 되겠습니까? 만약 친윤, 비윤으로 따져가지고 앙금이 있다면 내가 제일 있어야죠. 친윤, 비윤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지금은 모두 친윤이 되어야 할 그런 시점이 아닙니까?]

반면 천하람·안철수 후보를 보는 시각은 '엄격한 관리자' 그 자체입니다.

[홍준표/대구시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 나는 그렇게 보죠. 지금 국민 여론에서 그분들이 일시적으로 뜨고 있는 거는 대통령 지지율이 압도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심으로 두고 보면 당의 책임당원들이나 이분들은 지금 똘똘 뭉쳐가지고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자는 게 대부분의 생각입니다.]

홍 시장은 야당을 상대할 때도 엄격함이 드러납니다. 민주당이 최근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감싸면서 '경남FC'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거론했죠. 홍 시장이 과거 경남지사 시절 경남FC 후원금을 모집한 건 왜 문제 삼지 않냐는 불만인데요.

[김성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1일) : 홍준표 (전) 지사는 경남FC 재정 자립을 위해 재정 이사를 두고 1억원에서 최고 40억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금고인 농협을 비롯한 관내 기업 관계자를 재정 이사로 선임하고 수억 원씩 후원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기소했다면, 홍준표 전 경남지사도 똑같은 혐의로 수사하고 기소해야 합니다.]

두 사례를 똑같은 잣대로 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럼 이에 대한 홍 시장의 반박은요?

홍 시장, 민주당에 "건들지 말라"고 경고를 보냈는데요. 페이스북에 연달아 3개의 반박글을 올렸죠. 이 대표 사건에 더 이상 자신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는데요. 특히 자신을 소환한 민주당 김성주 의원을 향해선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려고 거짓말로 음해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계속 엉뚱한 짓을 하면 사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는데요. 자신과 이 대표의 사례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음성대역) : 관내 기업들에게 재정후원을 인맥·학맥을 동원하여 개인적으로 부탁한 일은 있으나 도지사는 지원기관이고 성남시와 달리 집행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인허가권이 없어서 경남도로서는 해줄 것도 없었고 또 그렇게 하면 제3자 뇌물수수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후원의 대가로 조치를 취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민주당이 야당 대표에 대한 탄압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는 태도인데요. 우리나라는 현직 대통령도 탄핵한 경험이 있다는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정치 탄압이라고 보는 것도 나는 좀 그래요. 그거 사법 절차입니다. 우리나라 한번 보세요. 현직 대통령도 탄핵하고 끌어내리고 감옥에 보냈던 나라입니다. 직전 대통령도 감옥에 얼마나 많이 보냈습니까? 그런데 야당 대표가 무슨 큰 의미가 있습니까?]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홍 시장과는 달리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죠. 이 전 대표의 MBTI, 홍 시장과는 알파벳 하나 차이인데요.

[이낙연/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델리민주' / 2020년 10월 28일) : {ESFJ로 '사교적인 외교관'이 나왔습니다. 대표님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자면 사교형 사람을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지만,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들은 인기쟁이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일하면서 '재밌다, 괜찮았다' 생각하는 게 외국 지도자들하고 만났을 때. 굉장히 웃기기도 많이 하고, 성과도 좋게 하고…]

ESFJ, '사교적인 외교관' 유형인데요. 대체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능숙하고 사람을 잘 챙기는 성향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전 대표는 '엄중낙연'이라고 불릴 만큼 '엄근진' 이미지죠. 주변에선 홍 시장 못지않게 엄격한 상사라는 평가도 받았는데요.

[이낙연/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델리민주' / 2020년 10월 28일) : {'엄한 상사, 꼼꼼한 상사로 소문이 나있다' 정말입니까.} 제 아내가 우리 의원실의 보좌관들이라든가 총리실, 도지사 때는 지사, 도청 직원들을 계속 식사, 점심 때 모셔가지고 위로를 해드리죠. '고약한 사람 만나서 얼마나 고생하시냐고, 그런데 나는 그 사람하고 평생 산다고, 나보다 나은 줄 아시라'고…]

그럼에도 엄격한 관리자보다는 사교적인 외교관 유형이 맞긴 맞나 봅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이후 외국행을 택했죠.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6월 7일) : 어떤 사람은 국내가 걱정스러운데 어떻게 떠나느냐고 나무랍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 이런 판단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 연구소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국제 정치에 대해 공부 중인데요. 예정대로 6월에 귀국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복귀를 위해 슬슬 몸풀기에 들어간 듯합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21일 조지워싱턴대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주제로 강연했는데요. 4월까지 미국 각지를 돌며 대학과 한인 단체 대상으로 강연을 벌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6월 중에는 미국을 떠나 독일에서도 강연을 계획했다고 하는데요. 다만 본격적인 정치 행보 재개란 해석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음성대역 / 현지시각 지난 21일) : 지난해 6월 조지워싱턴대 입학 당시 학교 측에서 특강 한번 해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마침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요청이 들어와 이보다 먼저 조지워싱턴대에서 하게 된 것일 뿐입니다. 조지워싱턴대와 펜실베이니아대가 합동으로 나를 정치활동하게 만든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계파를 막론하고 민주당은 이 전 대표의 추후 행보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맞물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귀국한다면 비명계의 구심점으로서 이 대표의 대안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 오늘은 지난 대선 양당의 2등 후보들 동향을 살펴봤는데요.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재기를 위해 각자만의 수를 두고 있는 모습이죠. 앞으로도 두 사람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할 이유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2등을 위한 응원 메시지로 정리합니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2등이다 2등…! 와… 2등이다…! 2등도 잘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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