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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 갔다가…항생제도 소용없는 '슈퍼박테리아' 감염|도시락 있슈

입력 2023-02-23 08:31 수정 2023-02-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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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슈퍼박테리아 비상 >

오늘(23일) 시작은 좀 무거운 주제로 열어야 할 것 같은데요.

항생제로도 죽일 수 없는 세균이 있습니다. 그래서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르는데요.

슈퍼박테리아 중에서도 가장 강한 건 CRE라는 균입니다.

'최후의 항생제'라고 불리는 약도 듣지 않아 붙여진 이름인데요.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매우 심각한 일인데요?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도 이 슈퍼박테리아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JTBC 취재진이 최근 국내에서 슈퍼박테리아 CRE에 감염된 환자를 만났습니다.

87살 김모 할머니인데요.

김 할머니는 최근 고혈압 치료차 서울대보라매병원 방문했는데, 슈퍼박테리아 감염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 당국은 김 할머니가 입원 당시 5인실에 함께 있던 다른 환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환자 보호자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환자 보호자 : 어머니를 모시고 치료를 받으러 갔지 전염병에 걸려서 죽으러 간 건 아니잖아요. 그런 병 있다면 누가 가겠습니까? 언제 (CRE 검사) 결과가 나오냐고 주치의한테 물어봤거든요. 주치의가 말하는 것은 개인정보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 거절당한 거예요.]

[앵커]

그런데 슈퍼박테리아 같은 강한 전염성 질병은 바로 격리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물론이죠. 그런데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환자의 감염이 확인된 뒤에도 김 할머니뿐 아니라 다른 환자들도 그대로 다인실에 머무른 것입니다.

병실 소독도 이뤄지지 않았고, 전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항의가 이뤄진 뒤에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병원 측은 결국 김 할머니의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퇴원시켰습니다.

[캐스터]

이건 황당함을 넘어 정말 화가 납니다. 코로나 때문에 의료진이 정말 많이 고생했지만, 벌써 안이해진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최근 국내 CRE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수조사가 시작된 2017년 5700여 명이던 환자는 지난해 5배 넘는 3만 534명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증가세가 가파른데,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환자가 나오면 코로나처럼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추적 관리해야 하는데, 의료현장에서는 책임지기가 실질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결국 이대로면 CRE가 코로나와 함께 토착화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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