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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속성"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러운 정치 쓴맛 '대외비'(종합)

입력 2023-02-20 18:44

'악인전' 이원태 감독 신작, 조진웅·이성민·김무열 호흡
묵직하고 깊이 있게 건드린 정치 영화…내달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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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 이원태 감독 신작, 조진웅·이성민·김무열 호흡
묵직하고 깊이 있게 건드린 정치 영화…내달 1일 개봉

"권력의 속성"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러운 정치 쓴맛 '대외비'(종합)
90년대 부산 정치판에 뚝 떨어졌다. 비정한 현실 속 오로지 자신의 목적만 향해 직진하는 더 매정한 인간 군상이다. 얽히고 설킨 반전의 끝이 씁쓸하면서도 현실적이라 찝찝한 공감대를 높인다. 알고도 몰랐고, 몰라도 알았던 매콤한 정치의 맛. '대외비'에 다 있다.

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된 영화 '대외비(이원태 감독)'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와 정치판의 숨은 실세, 그리고 행동파 조폭이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다.

이원태 감독은 영화의 영문 제목 '악마의 거래'('The Devil's Deal')에 대해 "영문 제목에 '대외비'가 안고 있는 진짜 주제가 담겼다고 생각한다. 흔한 정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는데, 조금 더 디테일하게는 '권력이란 것의 속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 후반부에 '권력을 쥐려면 영혼을 팔아야 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에 해당하는 영화 제목이 아닐까 싶다. 고전 자료들을 봐도 권력이나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다 비슷하다. 우리 영화도 그 맥락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타 정치 영화들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정치를 다루는 영화는 많았지만, '대외비'는 정치인을 직접적인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정치인과 그를 끌고 가는 숨은 권력자, 그리고 폭력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세 주인공을 앞세워 직접적이고 원색적인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 정치판을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흔들었다. 조진웅은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 이성민은 정치판의 숨겨진 권력 실세 순태, 김무열은 정치 깡패로 도약을 꿈꾸는 행동파 조폭 필도로 분해 강렬한 분위기를 뽐낸다. 조진웅과 이성민, 김무열과 이원태 감독의 재회는 찰떡 호흡에 대한 신뢰감을 더한다.

"권력의 속성"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러운 정치 쓴맛 '대외비'(종합)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고 운을 뗀 조진웅은 "하지만 작업하면서 '어떤 캐릭터가 과연 쉬울까' 반문하게 됐고, '이 친구가 변해가는 포인트가 있다면 그 이정표를 잘 따라가 준비한 것을 재현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절대 악과 동반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해결이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이라는 것이 이 인간이 품고 있는 한낱 야망, 욕심 등 때문에 영혼도 팔면서 붙어 먹는 것 같다. 해웅 입장에서는 큰 그늘인 순태(이성민) 안에 들어가는 것이 좀 더 따사롭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성민 선배한테 대들 때마다 무서웠는데, 감독님이 현명하게 판을 깔아줘 연기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이성민은 "'저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일까. 외형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려지는 이미지들을 캐릭터에 녹여냈다"며 "전작 '재벌집 막내아들' 캐릭터를 많이 이야기 하시는데, 촬영은 '대외비'가 먼저였다. 순태를 겪으면서 쌓인 저만의 어떤 것들이 진양철에 추가됐다. 그 차별점을 봐 주시길 바란다"고 단언했다.

조진웅과 이성민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호흡 맞춘 사이. 긍정의 시너지 효과가 가득하다. 조진웅은 "선배님을 뵈면 늘 흥분된다"고 회상했고, 이성민 역시 "조진웅은 명료함을 확장해가는 배우다. '잘하는 구나' 싶어 질투도 났고, 연기할 땐 후달려 티를 안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력의 속성"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러운 정치 쓴맛 '대외비'(종합)
김무열의 존재감은 또 빛났다. 연기만 하면 매 작품 인생캐를 뚝딱 만들어내는 능력치다. '대외비' 속 정치 깡패 폼도 좋다. 10kg 이상 증량한 체중에 부산 사투리, 필도만의 움직임까지 특색 있게 표현해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더 나아가 건달임에도 캐릭터 중 가장 짙은 사람 냄새를 남기기도 한다.

"부산 사투리가 제2외국어 같았다"는 김무열은 "말이라는 것을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경기권에서 살았다 보니, 버릇을 고치기가 쉽지 않았고 높낮이가 이해되지 않아 막막했다"면서도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이 대견하더라. 두 선배님들 사이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스스로 다독여주고 싶다"는 진심을 드러냈다.

긴장감을 매개체로 보는 맛 쪼는 맛이 가득한 '대외비'는 내달 1일 삼일절 극장 개봉한다.
"권력의 속성"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러운 정치 쓴맛 '대외비'(종합)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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