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 JTBC가 병역 비리 브로커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했습니다. 브로커는 신체검사 직후 "병무청 직원과 통화를 했고, 5급이 나왔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두 달 뒤, 의뢰인은 5급을 받고 현역 입대를 피했습니다. 검찰은 브로커와 병무청 직원의 유착이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은 지난달 30일, 대구에 있는 중앙병역판정검사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병역비리 브로커 구 모 씨가 병무청 직원과 유착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기 위해섭니다.
이곳은 기본 검사에서 면제대상자 판정을 받았거나 이의를 신청한 사람들이 다시 정밀 검사를 받는 곳입니다.
국방부 직원 출신인 구 씨는 의뢰인들에게 'A 계장'과 병무청 파견 근무에서 친해졌다고 과시한 걸로 파악됩니다.
구 씨의 통화 녹취록엔 재검사를 받고 나온 의뢰인 측에게 "(A 계장과) 통화했고, 5급이 나왔다"고 말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재검사 결과가 나오기 두 달 전의 일인데, 이후 의뢰인은 실제 5등급을 받고 현역병 입대를 피했습니다.
또, 구 씨는 신체 등급을 매기는 병역 판정관을 통해 신체검사 등급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합니다.
병역 판정관은 '병판'이라는 은어로 불렀습니다.
심지어 병역판정관이 병역 면탈 의뢰인을 소개했다면서 이런 경우엔 '병판 오더'라고 표현했습니다.
검찰은 구씨가 의뢰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병무청 직원과의 관계를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얘기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