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늦은 밤 술이 많이 취한 분들은 경찰들이 지구대로 데려오기도 하지만 술취한 분들 중 일부는 그냥 지구대를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찰들은 "매일 밤, 취객들과 전쟁 중이다"라고 합니다. 고민은 또 술에 취했다고 마냥 체포할 수도 없고, 또 내버려 두면 간혹 사고가 난다는 겁니다.
먼저 배승주 기자가 지구대의 일상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술에 잔뜩 취한 남성이 지구대에 들어와 큰 소리로 경례를 합니다.
[필승 필승 한번만 해주세요. 필승. {가세요, 이제.}]
경례는 보호자가 올 때까지 30분간 멈추지 않습니다.
[필승 하면 저기서 필승 한 번만 하면 되는데…]
[4년 차 경장 : 필승을 30~40번 정도 외쳤고 충분히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인데 (가족이) 데리러 왔기 때문에…]
만취한 또 다른 남성은 지구대 안에 홀로 있던 경찰관을 향해 다짜고짜 주먹을 날리고 달려듭니다.
[4년 차 경장 : 혼자 있다가 이렇게 당하는 거라서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죠.]
술이 깰 때까지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하네, 진짜.} 너무하지 XXXX야. 너 누구야?]
만취한 이들을 순찰차에 태워 데려오기도 쉽지 않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이동 중에 갑자기 심정지가 와 CPR로 겨우 살리기도 합니다.
[정신 좀 들어요? 괜찮아요?]
주취자 신고는 한 해 100만 건, 하루 평균 2,700건이 들어옵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지구대나 경찰서에 보호시설조차 없는데 주취자를 데려가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호소합니다.
[김기범/김해중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 : (경찰이) 주취자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거예요. 정말 경찰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경찰관 도움을 못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주취자의 경우 신원확인이 되지 않거나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119가 출동하더라도 병원에서도 진료를 거부하기 때문에 소방에서도 경찰에 넘길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