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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 '상견니',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입력 2023-02-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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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 '상견니',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대만 인기 드라마 '상견니'가 3년여만에 영화화돼 돌아왔지만, 기대 이하의 완성도로 원작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상견니(황천인 감독)'는 29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면에서는 꽤나 선전중이다. 하지만 영화를 향한 피드백은 혹평이 계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영화판 '상견니'는 원작 팬들을 위한 헌정작 같은 느낌이 짙다. 열린 결말로 끝난 원작과 달리 꽉 닫힌 결말로 만족감을 안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관을 더한 '상견니'는 더욱 복잡해진 스토리라인으로 혼란을 가중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원작을 본 관객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 특히 원작과 달리 극중 황위쉬안(가가연)과 천윈루(가가연)의 관계성에도 달라진 지점이 생기면서 극 중반부터는 조금만 방심해도 전개를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다. 원작과 가장 달라지는 지점이기도 한데, 이들이 끼워넣은 2009년 서사에 대한 개연성과 설득력이 부족하다.

영화판 '상견니',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평행세계과 타임슬립이 공존하는 세계관은 드라마에서도 꽤나 긴 시간동안 설명해주는데, 이 방대한 세계관을 2시간 여로 압축하다 보니 사실상 예고된 아쉬움이었다. 실제 상영관에서도 영화가 마친 뒤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대체 무슨 내용이냐"라는 반응이었다. 상영이 끝난 후에도 대부분의 관객이 자리에 앉아 일행들과 서사에 대해 논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서브 남자 주인공인 모쥔제(시백우)의 서사가 실종된 것도 아쉬운 포인트로 꼽힌다. 극 중 천윈루를 짝사랑하는 모쥔제의 이야기는 원작 드라마에서도 남녀 주인공만큼이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 로맨스이면서 스릴러물이기도 한 '상견니'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모쥔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특별출연 수준의 분량으로 배제됐다. 물론 영화의 마지막까지 보면 한줄기 희망이 생기기도 하지만, 영화 러닝타임 내 천윈루는 새로운 등장 인물과 새로운 서사를 펼친다.

21부작의 방대한 양을 2시간으로 압축하려니 오는 한계점은 불가피하다지만, 결국 박수칠 때 떠나야했음을 입증한 셈이다. 영화판 '상견니'는 이제는 '상견니'와 온전한 작별을 할 시간이 왔음을 알려준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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