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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섭' 임순례 감독 "사상자 최소인 액션물 아닐까요?"

입력 2023-02-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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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섭' 임순례 감독 "사상자 최소인 액션물 아닐까요?"

임순례 감독이 5년만 신작 '교섭'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황정민, 현빈 주연의 액션물 '교섭'은 자연친화적인 매력을 담은 전작 '리틀 포레스트'와는 180도 다른 작품이다. 임순례 표 블록버스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교섭'은 실화를 모티브 삼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이들을 구하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임순례 감독은 "이전 영화들의 주기가 4년 정도라서 '올림픽 감독'이라 불렸었다(웃음). 이번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5년 만에 나오게 됐다"며 "오랜만에 한 영화이기도 하고, 내 작품 중 가장 예산이 많이 들어간 영화여서 걱정도 된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간 임순례 감독은 작품 안팎으로 휴머니즘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왔다. 이번 작품 역시 생명의 존엄성을 중시한다. 임 감독은 "아마도 사람이 가장 최소한으로 죽은 액션물이 아닐까 싶다. 최대한 사상자를 내고 싶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교섭' 임순례 감독 "사상자 최소인 액션물 아닐까요?"
-기존 작품들과 결이 다르다. 어떻게 도전하게 됐는지.
"'리틀 포레스트'는 15억원 정도의 예산이었다. 당시 '아수라', '마녀' 이런 작품들이 나올 때였다. 피가 난무하는 대작들과 상반되는 '리틀 포레스트'를 만들고 싶다 했다. 그런데 이번엔 외국에서 촬영하다 보니까 내가 예상한 것보다 엄청 커졌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예산이 더 증가되기도 했고, 만들다 보니까 '리틀 포레스트'의 10배가 넘는다더라. 뒤늦게 '현타'가 왔다."

-실화 소재 부담감은 없었는지.
"연출 제안을 받고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이다. 예산이 크게 들어가니까 그 안에서 상업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소재와 상업적인 장르를 어떻게 매치 시킬 것일지 가장 큰 고민의 지점이었다. 연출 제안을 수락한 건 종교적인 신념을 영화 속에서 다루진 않았는데, 기독교적인 신념이나 탈레반이 갖고 있는 이슬람적인 신념이나 극단에서 만나게 된다. 꼭 종교적인게 아니더라도 굳건하게 믿고 있는 신념들이 항상 절대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나 옳은 건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됐다.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 가서 목숨이 달린 지경에 처했을 때, 국민의 자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국가의 책임은 국민을 안전하게 귀국 시켜서 이후에 따지는 게 맞지 않나 싶었다. 자식이 잘못해도 일단 집으로 데려와서 밥 한끼라도 먹이고 훈육하듯이 국가가 가지고 있는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을 떠올렸다."

-아프가니스탄을 차용한 영화가 많지 않았을텐데 자료 수집은 어떻게 했나.
"할리우드에는 몇 편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의 미국이나 인근 나라에서 찍은 게 많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려진 게 없다 보니까 자료 준비하면서 힘들었다. 한국에서 자문을 구할만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관련 영상이나 책이나 이런 걸 많이 찾아봤다. 분쟁 지역 취재하는 시사 다큐 PD님이 계셨다. 그 당시에도 아프가니스탄에 계셨던 PD님께 이야기 듣고 그랬다. 문화나 언어는 수소문 해서 현실에 맞게 고증했다."

-임순례 표 블록버스터에 대한 차이점이 있다면.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는다. 원래 죽이지 말자 주의였는데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사상자가 나오긴 하다. 아무리 악의 축이라도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 사람을 잔인하게 참수하거나 사람을 죽인다던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면 좀 더 자극적이고 사람들에게 센 자극을 줄 순 있겠지만 내가 그걸 못하겠더라. 액션이라 하더라도 총을 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할 때 이유가 있는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여러가지 부담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나.
"소재가 가지고 있는 양날의 측면이 있는데 부담스러운 지점도 있었지만 한국 영화에서 쉽게 다루기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고, 상업적인 주제는 아니지만 크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끌렸던 거 같다."

-준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크게 받진 않지만, 제일 힘들었던 건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요르단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계속 코로나 상황이 같이 가니까 스태프들도 그렇고 오시는 분들, 보조출연자들도 계속 검사를 받아야 했다. 다음으로는 아무래도 언어적인 것도 힘들었다. 요르단 배우들이 사용하는 언어랑 영화 속 언어가 달라서 그걸 트레이닝 시키고 확인하고 그런 것도 어려웠다."

-현지 배우들의 열연도 호평을 받았다.
"캐스팅이 굉장히 어려웠다. 쉽게 오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거의 다 동영상으로 만났다. 요르단은 나라 규모가 작아서 영화 산업의 통이 크진 않다. 배우들도 많진 않다. 걱정도 됐는데 다행히 보신 분들이 외국인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맨 마지막에 대응하는 사령관은 아프가니스탄 분이다. 현재 미국에서 살고 계신다. 주로 영상으로 오디션을 하고 한국에 오셔서 촬영했다. 압둘라라는 배우는 스코틀랜드 분이다. 그 때 황정민 배우와의 인연으로 '수리남'에도 나온다."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교섭`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임순례 감독과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교섭`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임순례 감독과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정민과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2년만에 재회했다.
"그간 황정민 배우와 내가 하는 작품의 결이 달라서 캐스팅 제안할 만한 영화가 없었다. '교섭' 같은 경우에 황정민 배우가 멀끔한 외교관 역할으로 나오는 게 맞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정민 배우가 해주면 힘이 있겠다 싶었다. 그동안 했던 것과 다른데 흔쾌히 해주셔서 감사했다.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집중력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은 배역이 새롭거나 달라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믿음은 항상 있다. 현빈 씨도 새로운 역할을 주고 싶었다. 항상 아름다운 것만 했는데 거칠고 자유롭고 그런 느낌을 원했다. 현빈의 비중이 크진 않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황정민과 같이 하고 싶었던 타이밍이 잘 맞았던 듯 하다.

-재회한 황정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박해일 배우도 그런 적 있다. 박해일 배우도 첫 작품 이후 14년 만에 같이 했는데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톱스타가 되었다. 그런 직업적인 부분, 일상의 부분에서 큰 변화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박해일 배우는 나보다 훨씬 어린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후배 느낌보다는 동료나 친구 느낌을 받았다. 황정민 배우도 상업 영화들을 많이 하면서 자기 분야에서 영리하게 성장한 거 같다. 관객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떻게 연기를 해야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축적된 노하우가 많아서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집중력도 대단했다. 역할을 떠나서 중심이 되어줬다. 20년이 지난 시간 동안 굉장히 프로페셔널해졌다고 생각했다."

-강기영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기 훨씬 전에 캐스팅 했다. 영화가 무거운데 그 중에서 가벼운 여유를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강기영이라는 배우는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많이 했다. 저 친구는 저거 말고 다른 가능성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여겨 보고 있었다. 강기영 배우도 파슈토어를 해야 하고 자신만의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잘해줬다."

-차기작 계획은.
"준비하는 게 있다. 캐스팅 단계다. 의외일 수 있다.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 30분 기준 8부작 정도다. 하고 싶은 영화도 있는데 겸사 겸사 기다리고 있다. 사실 시리즈물도 준비하는 게 두개다. 먼저 캐스팅 되는 거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중에도 작품을 준비하면서 버텼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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