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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검찰 추가 소환에 출석 의사…"대선 패배의 대가"

입력 2023-01-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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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2차 출석에 응하겠다는 뜻을 오늘(30일) 전격적으로 밝혔습니다. 검찰의 수사는 부당하지만 "대선에 패배한 대가"라며 "패자로서, 오라니 또 가겠다"고 말한거죠.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검찰청에만 부르지 말고 용산으로 불러달라"는 말도 했는데요.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한 점을 비판하면서 사법 체계를 흔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8일) : 국민 여러분. 오늘 이 현장을 기억해 주십시오. 오늘 이곳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법치주의를, 그리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현장입니다. 이제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 변호사만 대동하고 검찰에 혼자 출석하겠다고 했지만요. 검찰청 앞에는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모였을 뿐 아니라, 당 지도부까지 일부 자리를 지켰습니다.

지난 10일 성남 FC 의혹 관련 출석 때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죠. 28일엔, '총출동'까진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론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이 대표, 성남 FC 의혹에 대해선 진술서 6쪽을 냈죠. 분량이 방대한 대장동·위례 신도시 의혹에 대해선 33쪽 진술서를 냈는데 이후, 검사의 질문에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한 점도 지난번과 비슷했습니다. 12시간 조사 끝에 내놓은 소감도 데칼코마니였는데, 검찰이 '답정 기소'를 할 거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또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입니다.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런 것들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8일) :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역시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검찰은 조사 직후 이 대표 측에 대장동 관련 2차 소환을 바로 통보했다고 하죠. 출석 전부터 조사 날짜와 조사 횟수를 두고 설왕설래를 벌였던 이 대표와 검찰 신경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28일 조사 당시에도, 추가 소환을 위해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제시했던 자료를 또 제시하는 지연 전술을 썼다고 비판했는데요. 국민의힘은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대표와 검찰, 둘 중 하나는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국민이 심판할 거라면서, 이 대표의 '묵비권 행사'를 비판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죄가 없다고 펄펄 뛰면서 검찰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무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본인이 결백하고 검찰이 잘못되었다면 검찰의 질문을 비판하고 조목조목 따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대표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2차 소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말한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윤석열 대통령께서 저를 검찰청으로만 자꾸 부르지 마시고 용산으로도 불러주시면 민생과 경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2차 소환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건 역시 아니었고요. 검찰의 수사는 '정치 탄압'이라고 분명히 하면서, 대선에 패배한 대가를 치르는 거라면서,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습니다. 제가 승자에 발길질을 당하고 또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들의 고통에 비교하겠습니까.]

이번에는 진짜로, 변호사와 함께 갈테니 국회의원들도, 지지자들도 추운 날씨에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는데요. 검찰은 31일과 2월 1일 중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대표는 구체적인 날짜는 변호사와 협의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틀간 나오라고 했던가요? 저도 노는 사람이 아니고 당무와 국정에 나름의 역할도 있고 수사라고 하는 게 오늘, 내일 안 하면 내일, 모레 안 하면 무슨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가급적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주중에는 좀 일을 할 수 있게 주말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 대표가 말했듯 검찰은 '답정 기소' 방침으로 알려지죠. 2차 소환을 한 후 대장동 의혹과 성남 FC 의혹을 묶어서 기소한단 방침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지방 권력이 10년에 걸쳐 민간업자와 유착돼 특혜를 준 의혹에 대해, 부실하게 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하는데요.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사법 체계를 무시하지 말라면서 검찰 수사에 응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첫 번째 출석에서 어떻게 조작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가 있습니까. 본인이 변호사인데 왜 본인이 어떤 점에서 억울하고 검찰이 무엇을 조작하는지 왜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가 전부 허공의 메아리가 되고 있습니다. 급하다고 머리를 숨겨봐야 몸통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이 대표가 검찰의 2차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신병확보를 준비하고 있는 검찰이 체포동의안을 바로 국회로 보낼 수 있는 명분이 생기죠. 이 대표의 오늘 입장 발표는 '검찰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이 대표는 오늘 본인이 왜 체포 대상으로 거론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제가 왜 체포 대상이 되는지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없고, 제가 도망을 갈 것도 아니고 뭐 때문에 체포 대상이 된다는 건지 저는 이해가 도저히 안 됩니다.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지금부턴 이 대표가 검찰에 제출한 33쪽의 진술서 관련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대표가 직접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민에게 공개한 진술서, 정회원님들도 읽어보셨나요. 검찰의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 담겼습니다. 먼저,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절반, 428억을 김만배 씨에게 약속받고 대장동 개발사업을 승인해줬다"는 검찰 공소장에 담긴 내용인데요. 이 대표는, "언론보도 전까지 천화동인 1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했습니다. 2014년에 지분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인데 2015년에 대장동 일당을 '지정'하는 것이 아닌 '공모' 방식으로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2016년에 민간사업자에게 추가부담금을 물렸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지분을 무슨 받기로 약속을 했으면 2016년에 제가 뭐하려고 사업자들한테 1120억이나 추가 부담 시킵니까? 제가 제 이익을 제가 뺏었다 그 말입니까,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요.]

대장동 개발방식은 '그들', 즉 민간사업자들의 계획과 반대로 했다고도 주장했는데요. 남욱 변호사 등이 주장한 '환지' 방식 대신 '강제수용' 방식으로 개발했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는 원칙에 따라서 환지 안 하고 강제수용했습니다. 강제수용하면 땅 산 사람 어떻게 됩니까, 투기한 사람들? 그냥 시가로 보상받으니까 손해 보겠죠. 망하는 거예요. 닭 쫓던 개가 된 겁니다.]

반면 검찰은 대장동 개발계획,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진상 전 실장을 통해 전달했고, 이재명 대표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죠. 그런데 이 대표가 제출한 진술서에는, 정진상 전 실장의 역할에 대한 해명은 빠져있습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33쪽짜리 진술서에는 정진상 이야기 나오지도 않는다는 거 아닙니까? 그럼 물어볼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대답을 안 하면 '아니, 이것 좀 보세요. 이 자료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게 무슨 시간을 끄는 겁니까? 수사에 협조를 안 하니까 시간이 길어지는 거예요.]

이 대표는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이 본인에게 '지분 절반'과 관련해 보고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증거 없이 유 전 본부장의 진술만 있는 것 아니냐며, '전문진술' 즉 제3자인 유 전 본부장이 김만배 씨의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뿐이라고 말했는데요. 정 전 실장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여전히 없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그렇게 말한 사실도 없지만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증거가 어떤 게 있습니까,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하는 증거가? 유동규 씨가 저한테 말했다고 합니까, 아니잖아요. 유동규 씨가 진술이 어떻게 증거가 되죠, 그걸 전문 진술이라고 하지 않나요?]

이 대표는 진술서에 유동규 전 본부장이 '범죄사실을 제게 알릴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쓰기도 했는데요. 대장동 일당과 결탁한 건 유 전 본부장까지라는 주장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직접 나서서 이를 반박했습니다. "얼마나 다급하면 저러나 싶다. 재판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한 겁니다. 남욱 변호사도 이 대표의 진술서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천화동인 1호를 몰랐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달라"고 했고요. "제 것이라면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1호의 돈을 함부로 썼겠냐"는 이 대표의 주장에는 "김만배 씨가 정진상 전 실장의 동의를 받고 돈을 썼다고 여러번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안마다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은 이 대표의 말처럼 재판에서 가려져야 할 문제인 듯 합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검찰의 2차 소환에 응하겠다는 것, '수사 협조가 아니라 이재명식 정치투쟁 선언'이라고 비판했는데요. 대장동 관련 의혹과 엇갈리는 주장들, 복잡하죠. 관련 소식은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오라니 또 가겠다"… 국힘 "머리 숨겨봐야 몸통 드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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