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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선희 상담본부장 "사이버 학폭 증가…실시간 위치 공유하며 갈취·협박까지"

입력 2023-01-14 18:36 수정 2023-01-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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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만나본 청소년 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기관의 최선희 본부장님과 학교폭력 상황 얼마나 심각한 건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안녕하세요. ]

[앵커]

올해 18년 차 상담사라고 제가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학교폭력 사례를 많이 접하셨을 것 같은데 구체적인 사례를 저희가 들으면서 실제 어떤 상황인 건지 얘기를 해 주시죠.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저희가 실제 출동을 하다 보면 정말 위중한 상황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한 초등학생 같은 경우에는 몸에 난 상처를 통해서 학교폭력을 확인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확인을 해 보니까 장난감으로 상처를 입히거나 또 용변을 볼 때 때리거나 놀리는 행위가 좀 있었는데 이것들이 주로 화장실에서 이루어졌던 거예요. 그랬더니 이 학생이 화장실을 가고 싶지 않아서 학교에서는 점심도 먹지 않고 물 한 모금도 먹지 않았던 이런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중학교 남학생 같은 경우에는 이제 지속된 괴롭힘이 되니까 너무 힘들어서 하지 말아달라라고 이렇게 의사를 표현했는데 그때부터 더 심한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이 일어난 거예요. 그래서 목을 조른다든지 칼로 위협한다든지 또 안면 부위를 굉장히 많이 구타를 해서 눈과 코뿐만 아니라 치아까지 손상이 되어서 병원에 입원하는 정도가 되었었는데 가해 학생 같은 경우에 전학 조치가 내려는졌는데 소송을 핑계로 전학을 계속 미루다가 한참 후에나 전학 간 그런 사례들도 있고요. 또 최근에는 사실 사이버폭력이 굉장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위치를 공유할 수 있는 이런 앱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앱에 피해 학생을 등록시켜놓고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면서 갈취를 한다든지 협박을 한다든지 이러한 행위가 있었던 사례들도 있었고 또 한 여고생 같은 경우에는 이제 익명 SNS 사이트에 허위사실이 계속 올라오는 거예요. 또 그 메시지 안에는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그런 메시지들도 계속 올라오는데 이것을 신고하려고 했더니 신고가 불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익명사이트여서 가해자를 특정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 피해 학생은 굉장히 괴로운데도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서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이런 사례들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대략 4가지 사례를 듣기만 했는데도 연령대도 다양하고 수법도 정말 다양해서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한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앞서 봤지만 미신고율, 그러니까 신고해도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많다고 저희 리포트에서는 지적을 했습니다. 굉장히 안타까운 포인트인데 이렇게 못하는 이유가 불신이라고 나왔어요. 학생들이 막 그렇게 토로를 하던가요?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실제 많은 학생들이 정말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저희 푸른나무재단의 실태조사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약 20%, 그러니까 한 10명 중 2명의 학생들이 피해를 받아도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봤더니 도움을 요청해도 잘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실제 아이들은 내가 이걸 얘기한다고 해서 잘 해결될까. 또 내가 괜한 말을 하는 게 아닐까, 괜히 일을 키우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결국 이런 것들은 어른들이 신뢰를 주지 못한 부분 인 것 같아요. 이렇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이런 믿음을 어른들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정부에서 계속해서 시그널을 보내고 있잖아요. 처벌도 강화할 것이고 규제도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렇게 신고를 하지 않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고 학교폭력은 계속되고. 문제가 정말 뭐라고 보세요?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사실은 저희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앞으로도 사이버폭력이나 이런 학교폭력은 증가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것들이 증가하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더 고통을 받을 텐데요. 지금은 예방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어난다는 전제로 저희가 빠르게 조기에 대응하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실제 피해 학생들은 가장 원하는 게 아까 기사에도 나왔지만 가해 학생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거든요. 가해 학생이 처벌받는다고 해서 피해 학생의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저희가 제도적으로도 더 강화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면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서 어쨌든 실질적으로 학교나 어른들이 좀 도움 줄 수 있는 게 뭐라고 보세요?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사실은 가장 줄이려면 예방 교육을 좀 촘촘히 해야 되겠죠. 현재 학기당 1번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방식이 조금 자유롭게 되어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 사실은 이런 체험형 교육을 많이 늘리고 또 더불어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서 공감과 소통할 수 있는 이런 활동들이 많이 늘어나고 또 디지털 세상에서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리터러시 교육들도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가정에서는 사실은 우리 자녀분들의 학교 생활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온라인 행태에 대해서도 조금 부모님들이 촘촘히 살펴보시고 실태 어떤 유형들의 학교폭력이 있는지 미리 조금 알고 계셔야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좀 교육을 받으시는 걸 추천을 드리고요. 또 우리 사회도 사실은 비폭력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앵커]

마지막으로 지금 어디에서, 그러니까 이 순간에도 이걸 보고 있을 수 있어요. 피해 학생이. 그 학생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한마디 마지막으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사실 학교폭력 피해가 본인 잘못은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셨으면 좋겠고 부모님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는 위클래스라는 것도 있고요. 학교 전담 경찰관도 있습니다. 또 전화나 사이버 상담을 할 수도 있는데 국가에서 운영하는 117 이나 1388이라는 번호도 있고 저희 같은 푸른나무재단에서 운영하는 1588-9128 이라는 전화도 있어요. 또 다양한 사이버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앱들도 있기 때문에 좀 적극 활용하시고 또 심각한 피해로 지금 힘들다면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실 수도 있겠고 또 피해전담지원센터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실은 조금 부족하기는 한데 서울에는 위드미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곳에 가셔서 일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도움을 요청해야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피해 학생들이 용기를 내서 적극적인 요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최선희 본부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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