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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월드컵 경기마다 인판티노 얼굴을 한번은 노출해라

입력 2023-01-14 08:00 수정 2023-01-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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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볼 때마다 국제축구연맹(FIFA) 인판티노 회장(53)의 얼굴이 한 번씩 카메라에 잡히곤 했죠. 경기마다 으레 있는 자연스러운 관중석 풍경을 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월드컵 우승컵을 메시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인판티노 FIFA 회장이 월드컵 우승컵을 메시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영국 언론 '더 타임스'는 월드컵 경기 중계 제작을 도맡았던 감독들의 폭로를 공개했습니다. '월드컵 경기마다 인판티노 회장을 적어도 한번 노출시키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도 이런 지시가 있나 싶죠. 공개된 세부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인판티노 회장이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면 중계 영상에 보여주는 건 금지하라'는 단서도 붙였다 합니다.

 
크로아티아와 일본의 월드컵 경기 중계 한 장면 속에서도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진=월드컵 중계영상 캡처)크로아티아와 일본의 월드컵 경기 중계 한 장면 속에서도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진=월드컵 중계영상 캡처)
월드컵 중계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회사 HBS가 맡았습니다. 이 영상은 각국의 월드컵 중계방송사를 통해 전 세계 곳곳으로 퍼졌죠. 경기마다 알게 모르게 인판티노 회장의 얼굴도 방송을 탔습니다.

FIFA가 주도하는 월드컵에서, FIFA 수장을 한 번쯤 노출시킬 순 있습니다. 크게 문제 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선 조금 다릅니다. 단순히 인판티노를 알리는 차원이라고 볼 순 없죠. FIFA 내부 인판티노 체제가 흔들림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인받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인판티노는 카타르 월드컵 개최에 앞서 서구 언론의 비판을 받았죠. 카타르 내부의 노동 착취, 인권 탄압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개막 직전엔 이런 비판을 쏟아낸 유럽을 향해 위선적이란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인판티노 회장은 세번째 연임이 유력합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인판티노 회장은 세번째 연임이 유력합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16년부터 FIFA 회장에 오른 인판티노는 축구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FIFA 부패 혐의를 수사 중인 스위스 검찰총장과 석연찮은 회동을 해서 스위스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았고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차기 FIFA 회장으로 단독 출마해 오는 3월 세 번째 연임이 유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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