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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이다 본능' 소환…김의겸 "한동훈, 가장 괴이"

입력 2023-01-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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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연말부터 대정부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폭력적 지배라고 반발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죠. 당 차원에서는 오늘(3일) 한동훈 장관의 '괴이' 발언에 대한 전면적인 역공에도 나섰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사람의 본모습이 나온다고 하죠.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세에 몰릴 때면 사이다 화법으로 맞서곤 했는데요. 강대강 전술로 상대의 기를 꺾는 식이었습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2021년 10월 18일) : 단 1원도 안 받았다는 설계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돈을 만든 자, 돈을 가진 자 위에서 돈을 지배하는 자입니다.]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2021년 10월 18일) : 제가 만약에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길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던져 줄지라도 (강기훈 씨의)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한테는 절대 한 푼도 줄 수 없다.]

[김형동/국민의힘 의원 (2021년 10월 18일) : 이명박 지금 대통령이 왜 영어의 몸이 되었는지 알고 계십니까? 그중에 한 사건이, 삼성전자가 이른바 소송비 대납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지 않았습니까?]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2021년 10월 18일) : 아무리 국정감사장이라고 하고 면책특권이 있다고 해도 그건 지나치신 거 아닌가.]

순간 순간 돋보이는 재치와 노련미도 무기였습니다. 능청을 떨며 가볍게 공격을 튕겨내기도 했는데요.

[김용판 (지난해 10월 18일) : 도지사가 아니라 국제마피아파 수괴급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할만큼 국제마피아와의 유착관계가 긴밀합니다! 허위진술이라고는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본의원이 볼 때 박철민 씨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지난해 10월 18일) : 제가 이렇게 했으면 옛날에 다 처벌받았을 것이고요.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됩니다.]

하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엔 기존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위 높은 발언은 찾아보기 어려웠는데요. 김 빠진 사이다란 평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2일) : {청렴하다고 말 안 해도 청렴한 거 압니다. 근데 사이다가, 요새 좀 사이다 기운이 빠져가지고, 기죽지 마십시오. 저희가 흔들립니다, 그러면.} 제가 요새 이런 지적을 좀 많이 받아요. '사이다 김빠졌다' 이러면서 '이재명다움이 사라졌다' 이렇게 지적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저도 일면 공감합니다. {김빠져도 사이다는 사이다다!}]

지지자의 지적에 각성한 걸까요? 지난 연말부터는 잠들었던 사이다 본능을 재소환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재명다운 모습으로 발언 수위를 급상승시켰죠.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는데요. 특히 윤 대통령 개인을 겨냥해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8일) : 정말 안방 여포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 태도가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국방 안보 태세가 매우 부실하고, 또 기민하지 못하고, 매우 무능하다라는 점을 보여주었는데…]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사태를 두고 윤 대통령을 공격한 건데요. 신년 들어서 공세의 고삐를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어제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 대통령 주재로 신년인사회가 열렸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전원 불참했죠. 그 대신 참석한 부산 현장 최고위에서 윤 대통령의 무능을 꼬집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대통령의 제1책무가 바로 안전보장인데 지금 대한민국의 안보가 매우 심각하게 위험합니다. 말폭탄, 이거 함부로 하는 거 아니죠. 원래 무는 개는 짖지 않습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가장 하책입니다.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게 바로 진정한 안보 능력입니다, 여러분.]

확전, 응징과 보복, 전쟁 준비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정조준 한 겁니다.

자신과 전임 정부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초반에는 무시 전략을 썼었죠. 하지만 검찰의 소환 통보까지 받은 마당에 더 이상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는 없었나 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국정 책임의 실종, 정치의 부재, 폭력적 지배가 활개를 치는 난세가 됐습니다.]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이 대표, 정부와 검찰을 싸잡아 공격 중인데요. 어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죠. 대화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두고 '민주주의 후퇴'란 표현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하는데요.

[문재인/전 대통령 (어제) : 서로 소통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게 얼마나 그게 위험하고, 국민들을 힘들게 만드는지를 지난 1년간 실감을 이렇게 했을 텐데 계속 그렇게 하는 게 너무 안타깝게 생각이 되지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국민이나 국가의 미래나 이런 게 전혀 관심이 없어요.]

사이다 발언에 능청스러움도 재결합했습니다. '능청 공격'의 타깃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는데요. 한 장관, 지난해 말 국회에서 노웅래 의원 체포의 당위성을 설명했었죠.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달 28일) :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되어 있습니다.]

이 대표는 한 장관에게 비아냥으로 맞섰습니다. 공개석상에서 한 장관의 발언을 조롱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30일) :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리는데. 김남국 의원님 돈 봉투 받는 소리 같은데, 아니에요? 우리 김성환 의원께서 김남국 의원한테 돈 봉투 전달하는 소리가. 네, 참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지도부도 웃음으로 이 대표의 능청에 화답했죠.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달 30일) : 당연히 부결되어야 할 사안이었지만 한동훈 장관의 미운 일곱 살 어린아이 같은 오기가 더욱 표를 결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설적이게도 한동훈 장관의 공이 매우 컸습니다. 땡큐, 한동훈.]

한 장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길래 그냥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제 이 대표의 능청 공세에 두 음절의 답을 내놨는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제가 유머를 참 좋아하거든요. 근데, 국민들이 이걸 보고 정말 웃으셨을까요? 먼 옛날 얘기나 먼 나라 얘기면 웃을 수 있겠지만 2023년의 우리나라 얘기기 때문에 이건 그냥 괴이할 뿐이죠.]

'괴이', 정상적이지 않고 별나다라는 뜻이죠. 보지 말아야 할 장면을 봤다는 의미일까요?

정청래 최고위원의 '한동훈 땡큐' 발언도 직격했는데요. 국민들은 '노땡큐'라고 받아쳤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공당이 뇌물범죄를 비호하는 걸 고마워할 만한 국민들이 계실까요?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시는 건지 묻고 싶네요.]

민주당도 한 장관만큼은 두고 볼 수 없었나 봅니다.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를 기세"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한동훈 장관이 '뇌물 범죄'라고 규정하면 그렇게 확정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여기에 한 장관 전담 마크맨도 가세했는데요.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24일) :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였고요. 그 자리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첼로가 연주됐습니다. 기억나십니까?]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해 10월 24일) : 일단 질문 다 해주시면 제가 답 드리겠습니다. {아니, 석 달 전인데 답변을 못하시나요?} 의원님은 계속 저한테 허황된 거짓말만 해놓은 다음에 끝난 다음에 사과도 안 하시잖아요.]

한 장관과 청담동 악연으로 얽힌 김의겸 대변인입니다. 한 장관의 언행을 보면 한 편의 연극에 출연한 배우같다고 비꼬았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그걸 볼 때마다 뭐랄까요, 이게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그런 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잘 훈련된 어떤 배우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잘 훈련된 배우, 이런 모습일 것 같은데요.

[JTBC '썰전' 장수원 : 뭐가 욕심내지 말라는 겁니까? 이런 반응을 좋아해요~ 저는.]

김 의원, 오늘은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한 장관의 맞수로 나섰죠. 한 장관 역시 윤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나섰다고 봤는데요. 윤 대통령이 중단한 도어스테핑을 한 장관이 대신하고 있는 격이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문제는 지금 시점에 대한민국이라는 무대에서 사실 주인공은 윤석열 대통령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본인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은, 주인공의 역할을, 한동훈 장관은 사실 조연이죠.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이 해왔던 도어스테핑을 자신이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고요.]

김 의원의 역공 스타일, 함무라비 법전에 충실한 느낌인데요. '괴이'에는 '괴이'로 맞불을 놓기도 했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오히려 지금 이런 한동훈 장관의 모습, 이게 대한민국 역사에서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장관의 모습이고 그래서 저는 한동훈 장관이야말로 정말 가장 괴이한 장관이다.]

자, 오늘은 사이다 본성을 되살린 이재명 대표에 '줌 인'해봤는데요. 앞으로 정부·여당과 검찰을 향한 발언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벼랑 끝 대치 정국이 계속될 전망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 대표의 발언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2일) : 최대한 사이다 맛을 잃지 않도록, 이재명다움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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