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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그림 보고, 15분 글쓰기…아이들이 달라졌다 (임지영 예술 교육가)|상클 라이프

입력 2023-01-02 09:15 수정 2023-01-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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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상클 라이프' 매주 월요일에는 최고의 교육 전문가를 상암동으로 초대하는 시간입니다. 오늘(2일) 주제부터 만나보겠습니다. < 미술과 함께하는 겨울방학 감성교육 > 아이들 지금 겨울방학 중이죠. 이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미술입니다. 그런데 매번 학원에 가기도 또 전시회 가기도 쉽지 않잖아요. 쉽지 않아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감성교육방법이 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방식의 미술 수업으로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숨겨진 감성을 깨워주는 예술교육가 임지영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임지영/예술 교육가 : 안녕하세요.]

[앵커]

방학 때 방학을 알차게 보내야 된다는 압박이 부모들에게 있거든요. 그래서 이 시간이 굉장히 학부모들한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아이들 방학 기간 동안 시간을 좀 알차게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가 그런 미술이잖아요. 미술 맞아요. 되게 좋아요.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좀 시간도 들 것 같고 돈도 들 것 같고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나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네, 먼저 새해 아침에 이렇게 자리에 불러주셔서 정말 뜻깊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데 네, 오늘부터 미술이 정말 만만하고 재미있게 느껴지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럼 바로 첫 번째 키워드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보여주세요. < 3분 보고, 15분 글쓰기 > 그러니까 예술작품을 3분간 보고 15분간 글을 쓴다는 거죠? 이게 새로운 미술 방법인 것 같은데 저도 처음 들어보니까요. 이게 어떻게 보면 단순한데 정말 이게 끝인가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네, 되게 간단한 방법인데 반응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누리고 즐겨야 하는지는 배워본 적이 없어요, 어디서도. 그런데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예술이 굉장히 많이 향유하고 있고 많이 올라온 상태인데 실제로 향유를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제가 쉬운 방법으로서 '3분 응시, 15분 기록하기'라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지금 열심히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때요? 가혁 씨는 좀 아이들이랑 이런 경험 해 본 적 있으세요? 그냥 저는 어렴풋이 '예술작품을 보고 아이들과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다' 이 정도는 얘기 들어봐서 뭔가 봤을 때 어땠어? 이렇게 좀 해 봤는데 그걸 글로까지 이어보려는 생각은 안 해 봤거든요. 이 말씀대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죠? 그런데 사실 짧다면 상당히 짧은 시간인데 이 안에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 궁금해요. 뭐 기억에 남는 글과 그림 있으실까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네, 최근에 제가 중학교 2학년 수업을 했거든요.]

[앵커]

그 유명한 중2. 무서운데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네, 그래서 청소년들 수업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는데 제가 중학교 2학년 수업을 최근에 했어요. 그것도 100명이 넘는 남자아이들 수업을 하고 왔는데 처음에 저도 멈칫 했습니다. 중2라니 하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아이들 100명이 넘게 그림을 제가 보여준 그림 한 10점 정도를 보고 재미있게 보고 글을 쓰는 수업을 했는데.]

[앵커]

그림이 준비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임지영/예술 교육가 : 지금 한번 보실까요. 지금 저 그림 윤정원 작가의 '새들도 압니다 사랑받고 있음을'이라는 그림이에요. 우리 두 분은 이 그림 어떤 느낌이 드세요?]

[앵커]

지금 이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그림 같아요. 뭔가 안아주는 느낌 같기도 하고. 따뜻해요. 뒤로도 나오고 있는데 따뜻하고. 저는 예전에 '멜로가 체질'에 나오는 대사가 하나 있었어요. 안으면 포근해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드라마 대사인데 그 장면이 생각이 나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어른들은 이렇게 내가 한 경험이나 알고 있는 지식의 선에서 그림을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들은 특히나 제가 놀란 건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들이 이 그림을 선택할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100명이 넘는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했기 때문에 발표는 한 20명 정도만 시켰어요. 그런데 20명 중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바로 이 그림으로 글을 썼어요. 그 중에 한 아이가, 보통 아이들이 저는 중2 아이들이 그렇게 말랑말랑한 감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거든요. 그중에 한 아이, 가장 많이 제 마음에 남았던 아이의 글을 가지고 와봤는데요.]

[앵커]

궁금해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지금 여기 나오네요. "내가 듣고 싶은 말. '시험 잘 봤니', '레벨 올랐니', '왜 그렇게 못했니', '더더 노력해라'가 아니라 서로 툭탁거리다 방문 쾅 닫고 들어가 버리는 게 아니라 이렇게 가만히 안아주며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썼습니다.]

[앵커]

눈물이 날 것 같은.

[임지영/예술 교육가 : 그런데 놀랍게도 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요. 선생님들이 지금 우리 하은 씨처럼 눈물을 흘리셨어요. 왜냐하면 중학교 2학년들 말썽꾸러기고 이런 감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하잖아요. 그런데 글을 통해서 이렇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다 보니 우리 어른들에게도 울림이 되는 그리고 자기들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해 준 거죠, 글을 통해서. 그래서 너무 재미있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앵커]

약간 마음 치료도 되는 그런 효과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걸 또 부모님들이 하시려면 '내가 지식이 없는데'라고 걱정하실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다음 키워드로 그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보여주시죠. < 그림을 잘 모르는데 어떡하죠? > 지금 정말 진심으로 말씀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알겠어요. 글도 쓰고 좋은 감정 끌어내는 거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는 겁니다, 집에서 하려면.

[임지영/예술 교육가 : 바로 그것. 지금 잘 모르는데라고 얘기하셨잖아요. 그게 가장 우리나라는 진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이야기 때문에 지금 그렇게 얘기하신 것 같은데 저는 순서를 바꿔볼게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이죠. 하지만 보이는 만큼 느낀다, 즐긴다 이걸 먼저 하고 내가 좋아하게 되면 아는 건 자연스럽게 따라오거든요.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이 '잘 모르는데'라는 생각을 먼저 깨주셔야 돼요. 그리고 아이들을 지도할 때에는 지도한다고, 사실 지금은 제가 예술교육이라고 편의상 얘기하고 있지만 이건 예술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께서 가르치려고 생각을 하면 예술이 너무 어렵죠. 우리가 그림 한 점은 새로운 한 세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술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인데 새로운 세계 앞에 아이도 부모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똑같이 초심자의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똑같이 그림을 매개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쉽게 접근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궁금한 게요, 그러면 수업에서 쓰는 그림은 어떻게 선정을 하세요? 아이들의 나이나 그림에 대한 친숙도 같은 걸 고려해서 정하시나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네, 전부 저는 사실은 아이나 청소년이나 어른이나 거의 같은 그림을 보여줄 때가 많아요. 왜냐하면 우리 아시다시피 그림에 대해서는 금방 전에 얘기하셨죠. '잘 몰라요'라고들 많이들 너무 얘기하시기 때문에 비슷한 콘텐츠로 하는 경우가 많고 먼저 저는 나를 들여다보는 그림, 나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그림에서 그다음 우리 관계, 사회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그림들을 보여주는데요. 지금 제가 준비한 그림 몇 점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나를 보여주는 그림. 지금 제가 아이들과 수업할 때 많이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에곤 쉴레의 '이중자화상'이나 최우 작가의 'Me&I'. 둘 다 공통점이 있죠. 자화상인데 그냥 일반적인 자화상이 아니에요. 그래서 좀 내면이나 외면이나 이런 것들을 끌어낼 수 있는 그림들을 주로 씁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지금 마티스의 '댄스'나 콰야의 '마음과 다른 행동' 이런 작품들을 통해서 인간관계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문제 이런 것들을 한번 성찰해 볼 수 있는 이런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서로 이야기 나누고 글도 쓰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보여주면 3분 동안 보고 글을 15분 동안 쓰는 건데 그 15분 동안 또 어떻게 해야 될지 마지막 키워드로 만나보겠습니다. < 15분의 매직 > 그러니까 이 매직으로 쓰라는 게 아니겠죠. 글쓰기 시간에 대한 키워드 같은데 15분만 딱 글을 써야 되는 건가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네, 15분의 매직 정말 잘 정해 주셨어요. 왜냐하면 이 15분을 많은 분들이 마법의 시간이라고 불러주세요. 왜냐하면 어떻게 왜 15분이에요라고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사실은 15분은 제가 현장에서 글을 쓰는 시간입니다. 제가 예술 칼럼을 쓰고 예술로 글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림을 보고 집에 가서 글을 쓰려고 하니까 감성이 휘발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그림 앞에서 15분 정도 머무르면서 글의 얼개를 만드는 시간인데 사람들이 '아니, 어떻게 그렇게 글을 많이 써, 그림이 그렇게 재미있어?'라고 물어보셔서 '그럼 우리 함께해요'라고 해서 만든 게 바로 이 15분인데 사람들이 이 15분은 글을 잘 쓸 수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들 하세요.]

[앵커]

짧다고 느끼는데.

[임지영/예술 교육가 : 그래서 부담이 없이 막 쓰십니다. 부담 없이 편하게 막 쓰시는데 그 글들이 굉장히 놀라운 글들이 쏟아집니다. 왜냐하면 15분이라는 시간으로는 글을 쓸 수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그래서 자기의 삶이 그대로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도 마찬가지고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기가 참 쉬운 시간입니다.]

[앵커]

숙고하지 않아서 막 쏟아내니까 오히려 더 솔직한 글이 나올 것 같은 생각도 드네요. 그래서 또 다른 그림으로 표현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글이라는 걸로 표현하는 데 또 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임지영/예술 교육가 : 글로 표현하기 때문에 아마 훨씬 더 자기의 마음, 감정. 이런 거에 솔직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우리가 글이 되게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뭘 써야 될지 모르겠어, 소재를 모르겠어' 이런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한번 재미나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다음부터 계속 하게 됩니다.]

[앵커]

15분간의 매직까지 잘 들어봤는데요. 시간이 역시나 생방송이라 짧아요. 그래서 우리가 월요일날 일부러 모셨거든요. 왜? 유튜브 방송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좋습니다. 본방송 끝나고 바로 유튜브 상클 2교시가 남아 있으니까 이거 관심 있으신 분들 겨울방학 새로운 교육방법, 감성교육방법 2교시에서 더 확실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예술교육가 임지영 작가님과 만나봤고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가지 마세요. 고맙습니다.

[임지영/예술 교육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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