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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당백집사' 이준영, 더 잘생김 비결 '10kg 증량'

입력 2022-12-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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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이준영
배우 이준영(25)이 더 잘생김과 안정된 연기력을 갖추고 9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렇다고 중간에 쉼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영화 '용감한 시민' 촬영과 MBC 수목극 '일당백집사' 촬영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2014년 유키스로 데뷔, 가수 활동에 집중하다 3년 뒤인 2017년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을 통해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힌 뒤 단 한 해도 작품을 쉰 적이 없다.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품에 안겨준 '이별이 떠났다' '미스터 기간제' '굿캐스팅'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이미테이션' 'D.P.' '너의 밤이 되어줄게' 영화 '모럴센스'까지 매년 작품과 뜨겁게 사랑에 빠졌다.


다작의 원동력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작자들의 러브콜도 러브콜이지만 이준영 역시 그만한 각오가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스케줄을 버텨낼 수 없었을 터. "식구들을 부양하다 보니 더욱 치열하게 악착같이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원동력이다. 내가 멈추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소속사의 대표 배우 면모와 무게감,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일당백집사' 김태희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다른 작품에 비해 촬영 기간이 길었다. 6개월 정도 됐었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따뜻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그랬던 만큼 (종영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며 깨달은 점이 있나.

"내가 생각보다 감성적인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눈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리고 대본을 보는 시각이 전이랑 좀 달라졌다. 항상 캐릭터만 두고 대본을 봤다면 이번엔 내가 다른 캐릭터였을 때 내가 맡은 캐릭터는 어떨까 이런 생각도 하면서 대본을 보니 조금 더 새롭게 보이더라.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도 그렇게 해서 해볼 생각이다."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나.

첫 화에 김준호 씨의 소원을 들어주는 장면에서 아빠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되게 애틋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고인들의 소원들을 들어주는 신에서 태희의 관점으로 봐야 하는데 자꾸 이준영의 개인적인 감정들이 많이 올라와서 그걸 잡느라 좀 애를 먹었다. 내가 울면 안 되는 장면인데도 이미 눈물이 차 오른 상태에서 하게 됐다. 그럴 때마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잠깐 정신 차리는 시간을 가진 뒤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태희와는 50% 정도 닮은 것 같다. 난 감정 표출을 잘 못하는데 태희는 그런 표현을 잘하고 감정 컨트롤이 가능한 친구였다. 본인에게 있었던 아픔들을 참고 2년이란 시간을 악착같이 버텨온 것이지 않나. 난 잘 못 참는다. 눈물도 많다.(웃음) 비슷한 점은 본인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간다는 점 정도다."

-어떻게 작품을 분석하고 연기했나.

"감독님과 얘길 많이 나눴다. 초반에 감독님, 작가님 모두 태희의 성격이 많이 밝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과정을 오래 맞췄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후반부엔 어차피 무너질 예정이니 앞에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 아무래도 의사인데 동생을 살리지 못한 무능한 의사란 죄책감에 살고 있는 것이니까 의사란 직업을 포기하고 다른 삶을 살 정도로 무서웠을 것 같다. 실제로 내게도 그만큼 중요한 존재, 버팀목은 가족이다."

-14회에 가족들이 특별 출연 아닌 특별 출연을 했다.

"본집이 의정부인데 그날 의정부에서 촬영을 하게 됐다. 근처에서 촬영을 하니 잠깐 보러 와도 되냐고 해서 매니저가 오라고 한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왔다는 걸 주변 스태프들이 들었고 연출부에서 출연 가능하냐고 물었다. 처음엔 안 된다고 반대했다. 신 자체가 동주에게 로맨틱한 말을 하지 않나. 부모님 앞에서 그런 대사를 해야 하니 부담됐다. 어머니는 안 나간다고 했는데 아버지는 우릴 기다린다고 빨리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성사된 신이다. 아버지가 그 장면을 보며 집에서 엄청 웃고 있더라."

-가족들이 연기에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동생의 꿈이 최근 바뀌었다.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자꾸 날 선배님이라고 부르더라. '너 같은 후배를 둔 적이 없다'라고 했다. 요즘 촬영장에 대해 궁금해하는 게 많아졌다. 현장에서 배우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하더라. 그래서 철저하게 얘기 안 해주고 있다. 이건 영업 비밀이고 경쟁자이기 때문에 알아서 하라고 했다.(웃음)"

-파트너 혜리와의 호흡은.

"혜리 씨가 어른들한테 너무 잘한다. 우리 부모님과 몇 번 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예의 있게 싹싹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 연기 호흡을 맞추는 내내 너무 좋았다. 똑똑한 배우고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는 배우다. 그거에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결과 신에 대해 이야기할 게 많아졌다. 끝나고 남아서도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배려도 많이 해줬다."

-서해안 역의 송덕호는 반전 정체였다.

"야속하게도 나만 중간에 알았다. 감독님이 얘길 했는데 내가 못 들었다. 준비할 게 아무래도 많다 보니 내 것 위주로 준비를 해서 해안이가 착한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어느 순간 대본을 봤는데 이상하더라. 스태프분에게 물어보니 '얘 왜 그러냐. 몰랐어?'라고 그러더라. 그때부터 볼 때마다 '내 동생을 죽인 나쁜 놈' '배신자'란 프레임이 씌워져서 보이더라. 그래서 다잡고 연기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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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웃음 때문에 NG를 많이 낸 현장이었다. 이규한 선배, 오대환 선배, 혜리 씨 이렇게 넷이 모이면 너무 웃긴다. 형들의 애드리브성 대사들이 현장에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촬영 이후 집에 가서 씻을 때 또 생각이 나서 웃을 정도로 너무 재밌고 행복했다. 일단 나와 삼촌이랑 하는 신들은 거의 애드리브였다. 리허설 때 형이 안 했는데 슛 들어갈 때 하니 그걸 받아내기 위해 리액션을 하고. 그런 부분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게 더 삼촌과 조카 같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준 것 같다."

-이전에도 좋았지만 비주얼이 한층 더 좋아졌다. 비결이 무엇인가.

"전작들에 비해 조금 더 둥글둥글한 그런 느낌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살을 좀 찌웠다. 원래 밥을 잘 안 먹는데 세끼 잘 챙겨 먹고 그러니 조금 불어났다. 그런 부분이 귀엽게 작용해 줬더라. 다른 작품들과 7~8kg 차이가 나고 아이돌 활동 때와 비교하면 10kg 이상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엔 가르마를 탔다가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를 갔을 때 이후로 머리를 앞으로 내렸다. 살짝 변화가 있었다."

-작품 활동도 쉼없이 하고 있다. 다작의 원동력이 있나.

"새로운 식구들을 부양하다 보니 정말 치열하게 악착같이 할 수밖에 없다. 그게 다작의 원동력이다. 내가 멈추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웃음) 그리고 연기하는 게 키우기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레벨업을 했고 체력이 좀 깎였지만 그런 느낌이 재밌는 것 같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할 것들도 많아지지만 재밌게 살고 있다."

-현재 본인은 어느 정도의 레벨이라고 생각하나.

"100 정도가 만렙이라고 하면 지금 12, 13 정도인 것 같다. 한참 남았다. 스스로 칭찬을 하면 느슨해진다. 안주하면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칭찬엔 인색한 편이다."

-가수 활동에 대한 갈증이 있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춤추는 걸 좋아한다. 지금은 하고 있는 일에 우선 집중하고 여유가 될 때 다시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OST 작업에 참여했다.

"메이킹 찍을 때 이렇게 많은 카메라가 올 줄 몰랐다. 옛날로 돌아간 느낌? 약간 향수병이라고 해야 할까? 좋았는데 노래를 안 하다 보니 실력이 줄었더라. 부끄러워서 틈이 나면 좀 연습을 해야겠다 싶었다. 언제 또 하게 될지 모르니 준비를 해야겠다."

-아이돌 활동에서 연기로 돌아서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건 데뷔 후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표정 연기를 못해 나만 엄청 오래 걸렸다.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실망을 많이 했다. 처음엔 뮤직비디오 촬영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는데 여기에 대사를 추가해서 표현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무작정 독백 대사를 찾아서 프린트해 가지고 다니며 공부하고 그랬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온 기리보이 형처럼 그러고 다니는 게 내 실제 모습이었다. 어느 순간 너무 재밌어서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오디션을 봤는데 다 떨어졌다. 오기가 생겼다. 그렇게 첫 오디션에 붙어서 한 작품이 '부암동 복수자들'이었다."

-첫 작품에서 연기를 했던 당시를 회상한다면.

"지금 돌아보면 패기만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방법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근데 좋은 선배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최근에 (라) 미란 선배를 만났는데 '너 내가 연기할 거라고 그랬지?'라고 하더라. 그때 막 '이거 못하겠습니다'라고 그랬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왔을 땐 쉬워 보였는데 실제로 해보니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다시 본업으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라고 했었는데 누나가 힘을 많이 줬었다. 미란 누나 덕분에 그 시절을 잘 견뎠던 것 같다."

-작품 선택할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

"현실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된 작품을 좀 더 주의 깊게 보는 것 같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지만 고인들의 소원이나 극 안에서 살아가는 내용이 현실적이라서 끌렸다.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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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보인 데뷔 첫 영화 주연작 '모럴센스'도 눈길을 끌었다.

"'모럴센스'는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 일단 소재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도 했다. 그래서 더 많은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했고 보는 사람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입장이라 감독님, 작가님과 얘기 나누며 조금 더 귀엽게 풀어나갔던 것 같다."

-파트너 서현과의 호흡은.

"배려 많이 해줬다. 정지후라는 인물로 잘 담겨야 하기도 하고 대변을 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작업할 때 조심스러웠고 누나도 그걸 잘 캐치해줘서 신경을 많이 써줬던 것 같다. 재밌게 작업했던 것 같다."

-서현, 혜리 모두 아이돌 출신 선배 연기자였다.

"생각보다 가수 출신 배우들이 그런 생각을 잘 안 한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이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헤쳐나가야 할 것은 본인들 몫이겠지만 그게 무기라고 생각한다. 노래도 할 수 있고 연기도 할 수 있지 않나. '아이돌 출신 배우'란 수식어가 싫어서 빼고 싶다? 그럼 나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연기돌'이 좋다."

-쉴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쉴 때 거의 다음 작품 대본들을 보고 있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그림 그리거나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하루 1만 보씩 걷곤 한다. 맛집 찾아다니기도 좋아한다. 혼밥을 좋아한다. 그러면서 쉬고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선생님들이 '시험 문제 다 교과서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하지 않나. 그게 이제야 이해가 되더라. 대본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다 들어있는데 그걸 얼마나 표현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그걸 안 놓치기 위해 노력하며 대본을 보고 또 본다."

-연차가 쌓이면서의 변화가 있다면.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전보다 빨리 친해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MBTI가 극 INFP라서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리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근데 이젠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 스태프들을 만나서 밥을 먹거나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이름을 다 외워 이름으로 부른다."

-연말 계획은.

"올해 가지 못한 맛집을 갈 예정이다. 줄 서는 것도 좋아한다. 가끔 스태프들이랑 밥을 먹으러 가면 맛집 사장님이 '되게 오랜만에 왔네요'라고 알아봐 준다. 그 순간 자랑스럽다. 그분은 나의 직업을 모른다. 단골손님으로만 알고 있다. 줄 서면서 또 친해진 사람들이 생겨 좋다. 라멘을 좋아해서 상수동 근처에 자전거나 버스를 타고 자주 간다."

-미술에 대한 계획은 없나.

"전시회를 해봤기에 더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인물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배우고 싶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니 그것들을 배우고 충족하기 전까지는 전시를 할 생각이 없다. 제대로 좀 더 해서 프로답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물화를 택한 이유는.

"원래 그리는 장르가 거의 대부분 추상화였다. 거기에 뭔가 투영시키고 싶은 레퍼런스들이 있다. 도안은 머릿속에 정확하게 있는데 원하는 텍스쳐가 나오지 않아서 캔버스 30~40개를 버렸다. 이제 학원을 등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시간이 허락해주지 않는 것 같다."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는 것 같다.

"대본 숙지할 때 지금은 괜찮아졌는데 과거엔 토씨 하나 안 빠지고 외우려고 노력했다. 상대 배우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였다. 그게 습관이었다."

-가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나.

"성격 자체가 고민에 대해 잘 얘기 안 하고 묵묵히 삭히는 편이다.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진다. 당장 얘기한다고 해서 고민이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나. 가끔 이상엽 형에게 전화를 한다. 고민은 얘기 안 하고 사는 얘기 하다가 '잘하고 있는 거 맞지?' 이런 질문을 한다. '잘하고 있다' 그런 대답에 움직이는 동력을 얻곤 한다."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나.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상이 굉장히 부담스럽더라. 어제 혼자 집에 있다가 최근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1시간 정도 생각했는데 그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책임감이 느껴지는 물건이었다.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하지만 상들을 받게 되면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들더라. 걸맞게 행동하고 연기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상이 좀 무섭다."

-내년 계획은.

"내년 영화 개봉 예정작 '황야', '용감한 시민'이 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지금 조율 중인 작품도 있다. 올해처럼 바쁘게 열심히 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제이플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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