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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넘게 이태원 추모 공간 지켜온 시민 자원봉사자들, 오늘 활동 종료… 물품 정리도 끝나

입력 2022-12-22 18:53 수정 2022-12-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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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 1번출구 근처에 설치된 자원봉사자 모집 팻말이태원역 1번출구 근처에 설치된 자원봉사자 모집 팻말

10월 29일 이후,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팻말이 세워졌습니다. 연락처와 함께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짧은 내용이었습니다. 이 팻말을 보고 연락을 준 시민들은 모두 50여명. 서로의 직업과 나이,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이태원 참사 시민 자율봉사위원회(봉사위)는 이렇게 꾸려졌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55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참사 현장과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은 추모객들은 15만명에 달합니다. 이들이 남긴 조화와 추모품, 추모 글귀 등은 모두 37,000여점입니다. 봉사위는 매일 이곳에 들려 이태원역 주변에 쌓인 조화를 정리하고, 눈과 비가 오는 날이면 비밀 막을 씌웠습니다. 외부의 지원이나 혜택도 받지 않았고, 그저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활동해온 겁니다.

오늘 봉사위는 그동안의 활동을 마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이 남긴 추모품들을 맡아줄 유가족협회가 결성됐기 때문입니다. 봉사위는 유가족협의회와 협의해 추모품 등을 인계하겠다며 “이제는 추모공간에 유족분들이 함께 계시고 지역 상권의 회복이 기대되기에 시민자율봉사는 책무와 사명을 다 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봉사위는 유가족에게 “가족을 보내게 되는 아픈 마음 헤아리기에 부족하지만 조금만 힘을 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또 “한파가 연일 지속하고 있습니다만 추모하는 열기만은 따뜻하다”며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반드시 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10.29를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모든 이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하여 기도를 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21일 1번 출구 앞에 보관 중이던 추모 물품은 수거돼 유가족협의회의 법적 대리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과 이태원광장 시민분향소로 나눠 옮겼습니다. 이후 서울시 등과 협의해 영구 보존 공간을 물색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내일 오전 11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유가족협의회 등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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