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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아기, 자연분만 아기보다 백신 반응 약해"

입력 2022-11-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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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제왕절개로 분만한 아이는 자연분만을 한 아이보다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이 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 대학 의과대학 소아 감염내과 전문의 데비보거트 교수 연구팀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과 질 분만 또는 제왕절개로 분만한 신생아 12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이 이들 신생아의 출생 후 최초 분변부터 생후 1년 분변 속 미생물 구성을 관찰한 결과 질 분만 아기는 비피도박테리움과 대장균이 제왕절개 분만 아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생후 1년에 맞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 후 타액과 생후 18개월에 맞은 뇌수막염 백신 접종 후 타액을 채취해 항체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는지를 알아봤습니다.

그 결과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유익균이 많은 질 분만 아기는 폐렴구균과 뇌수막염 백신에 대한 항체 형성률도 제왕절개 분만 아기보다 두 배 정도 높았습니다.

제왕절개 분만 아기도 백신을 맞았을 땐 항체가 만들어졌지만, 질 분만 아기보단 항체 수가 적었을 뿐이기 때문에 제왕절개 분만 아기가 백신의 보호를 받지 못한 건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분만 방법에 따라 신생아의 면역 반응 차이가 나타난 데 대해 출생 때 아기 몸속에 있던 유익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자궁 안에서 무균 상태였던 태아는 출생 순간부터 세균에 노출됩니다.

우리 몸에는 박테리아와 진균, 바이러스, 고세균 같은 미생물이 서식하면서 결국엔 그 수가 인간 세포의 수보다 많아집니다.

이런 미생물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출생 초기 우리의 면역 체계를 훈련하는 겁니다.

출생 때 모체의 산도(아이를 낳을 때 태아가 지나는 통로)를 통과하면서 맨 처음 맞는 건 모체의 질에 사는 세균입니다.

질 분만이 아닌 제왕절개 분만으로 출생하면 사람의 피부나 병원, 가정에 사는 세균이 맨 처음 몸속으로 들어옵니다.

아기의 면역 체계와 미생물 사이에 최초로 이뤄지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

장에 사는 미생물은 단쇄 지방산이라는 물질을 방출해 면역 체계에 행동을 개시할 시간이 됐음을 알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인 B세포가 적게 만들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에든버러 대학 로슬린 연구소 면역학 전문가인 닐 매보트 교수는 체내 미생물이 면역체계의 항체 반응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신생아 특히 제왕절개 분만 신생아의 면역 반응 개선을 위해 생균제나 유익균이 만드는 물질을 투여하는 게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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