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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2…스트레스로 오는 신체적 긴장, 해결책은? (김지용 전문의)|상클 라이프

입력 2022-11-15 09:03 수정 2022-11-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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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화요일 아침 여러분의 건강을 생활을 책임지는 건강 클라스. 오늘(15일)의 주제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이틀 남은 수능, 마지막 마음 준비.' 수능처럼 중요한 일이나 큰 시험이 코앞에 닥치면 막 긴장되고 부담돼서  몸이 막 아프거나 불편해지기도 하죠. 그래서 이런저런 걱정에 수험생뿐만 아니라 사실 TV 주로 보고 계시는 학부모님들이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오늘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바로 내일 모레 수능을 앞둔 지금 우리 부모님들과 자녀들의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실 분을 모셔왔는데요. 함께 말씀 나눌 분 유튜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채널 '뇌부자들'에서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벽을 깨부수고 있는 김지용 정신의학과 전문의 모셨습니다.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안녕하세요.]

[앵커]

저는 제가 자주 듣는 라디오에 출연하셔서 그거 듣고 많이 팬이 됐는데요. 만나뵙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라고 하면 흔히 저희가 정신과, 정신과 하는데 이게 다른 건가요? 변경된 건가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한 10년쯤 전에 이름이 이제 변경된 거고 약간이라도 편견을 낮춰보고자 이름을 변화하는 시도를 줬는데 그 자체로도 좀 효과가 있는 것 같고 점차 편견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이밍 때문에 과거보다 인식도 좋아지고 있는 거군요. 수능 이제 이틀 남았어요,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은 의대에 갈 정도면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하셨을 것 같거든요. 수능 보실 때 어땠나요. 나 충분히 공부했으니까 자신 있어, 이런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많이 긴장하셨는지 궁금해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좀 자기 자랑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 되긴 하는데 일단 긴장을 좀 안 하는 편이기는 했어요. 그래서 수능 전에도 그냥 보통 그런 걱정에 잠 못 자고 이런 분들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저는 전날까지도 되게 꿀잠 자는 편이었고. 그런데 20년도 넘는 일이기는 하지만 저희 때 수능이 굉장히 어렵게 나와서 당시 대통령께서 이제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의 그런 불수능이었는데 저는 원래 긴장을 너무 안 해서 사실 좀 실수로 틀리는 문제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1교시 때 언어영역이 너무 어렵게 나와서 시험을 보고 도중에 울거나 집에 가는 학생들도 있었어요, 시험실 안에서. 그래서 저는 너무 긴장을 안 하던 사람이 적당한 긴장으로 되어서 다행히 그냥 제 평소보다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앵커]

오히려 약간 더 긴장을 조금 가미해 주니까 더 잘 보신 거네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적당한 긴장이 사실 제일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사람마다 그게 다 긴장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과연 적당함이란 어느 정도일까, 이걸 찾아가는 게 참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부터 빨리 궁금한 내용들을 한번 바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몇 가지 큰 질문 형태로 키워드를 준비해 봤는데요. 첫 번째 질문 보시겠습니다. 시험마다 배탈나는 아이 수능날은 어떡하죠, 이런 고민 가지신 분들 정말 많습니다. 완전 제 얘기입니다. 저는 사실 어제 첫 방송 할 때도 약간 배탈이… 잠시 연락이 안 됐어요. 수능 봤을 때는 진짜 저는 시험지가 식은땀 때문에 흠뻑 젖을 만큼 배가 아팠었거든요. 저는 경험을 해 본 사람으로서 심리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는데 어떤가요? 의학적으로 연관이 있어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이거는 단연코 연관이 있죠. 우리 속담 중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고 해서 그런 신체화 반응을 얘기해 주는 거는 예전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이, 우리 뇌가 대처하는 방식 중에 신체화라는 게 있어서 몸에 이해할 수 있는 통증이나 이상 반응으로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는데 결국은 이것도 불안으로 인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 시험이 나한테 너무 중요해, 내가 잘 봐야 돼, 방송을 너무 잘해야 돼라는 압박을 가지게 되면 우리 뇌는 이게 위험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게 돼요. 그러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중에 긴장하게 되는 교감신경의 톤이 확 올라갑니다. 그러면 위험한 상황이니까 근육 긴장이 들어가고 막 진땀이 나고 우리가 맞서싸워야 되는 상황이라고 느끼니까요. 머리는 새하얗게 되고, 뇌로는 피가 잘 안 가서. 소화기관으로도 피가 잘 안 가서 소화도 잘 안 되고 식욕도 뚝 떨어지고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또 어떤 분들은 나는 시험 때 아침에 먹으면, 혹은 시험 도중에 점심때 먹으면 체한다.]

[앵커]

맞아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그래서 차라리 안 먹고 본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너무 안 먹으면 우리가 집중해서 문제 풀 때 뇌에서 포도당을 써야지 머리가 돌아가는데 안 쓰면 또 내 평소보다 훨씬 못 보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소화 안 되는 거, 이거 단번에 고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초콜릿 같은 거라도, 사탕이나 초콜릿, 바나나 같은 것들 들고 가셔서 도중도중 좀 먹는 게 필요하고요.]

[앵커]

그러면 지금 이제 수능이 코앞인데 지금부터 이렇게 좀 배도 욱신욱신 아프고 이런 경험을 하는 학생들이 있을 거란 말이지 그런 학생들을 둔 학부모님들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이게 좀 어떻게 접근해야 되냐면 사고방식을 지금 수능 이틀 앞둔 지금 시점에 고치는 건 불가능해요. 너 긴장하지 마, 괜찮아라고 주변에서도 말해 주고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좀 하는 게 중요한데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틀 만에 바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 뇌가 아니라 오히려 몸에 집중을 해야 돼요. 뇌는 우리가 컨트롤하기 힘들지만 몸은 그래도 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긴장 이완 방법인 심호흡 같은 거를 이게 너무 뻔한 얘기 아니야 싶을 수도 있지만 심호흡만 한 게 없거든요. 배에다가 손 올리고 그냥 긴장 최대한 풀고 3분 정도라도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 우리 몸은 그럼 위험한 상황 아닌가라고 몸이 느끼게 되고 몸이 뇌에게 이제 알려주는 거죠. 그럼 뇌가 지금 이렇게 몸이 편안한 거 보니까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겠구나라고 느끼면서 불안도 순차적으로 떨어지게 돼요.]

[앵커]

또 이렇게 시험 앞두고 나는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다, 도망가고 싶어 이런 생각 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은 누구나 다 갖는 거겠죠?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그럼요. 그런 도망치고 싶은 마음, 스트레스로부터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안 가지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문제 되는 경우는 뭐냐 하면 스스로 이런 생각 절대 하면 안 돼, 나는 전심전력으로 부딪혀서 최선을 다해야지, 이런 생각은 나를 나약하게 하는 거니까 없애야 돼라는 마음가짐으로 사시는 분들이 긴장이 너무 들어가서 오히려 시험이나 중요한 일들을 수행하는 데 좀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래, 지금은 당연히 이러한 생각 들 수 있는 시기지. 하지만 조금만 더 해 보자. 다 왔어, 다 왔어라고 스스로의 그런 마음 일부분을 다독이면서 같이 가야지 비난하는 말을 하면 안 되고요.]

[앵커]

다독이는 거.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특히나 혼자서 이런 생각을 왜 하시냐 하면 보통은 부모님이나 그 환경에서 너는 노력해야 돼, 집중해야만 돼라고 푸시해 온 것들이 그 학생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불안을 높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부모님들께서도 지금 와서 사실 더 몰아붙인다고 뭐가 바뀌겠어요. 그냥 해 왔던 만큼만 하자.]

[앵커]

너무 큰 변화 주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어요. 그러면 바로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볼게요. 키워드 보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거랑 이어져요. 격려는 언제, 어떻게. 이게 왜냐하면 막 보통 재수하면 되니까 마음 편하게 봐. 이런 말씀도 격려한다고 하시는데 상처가 되는 경우 많거든요. 어떻게 해야 마음 상하지 않게 응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래서 재수했거든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지금은 굉장히 예민할 시기잖아요. 그래서 그냥 최대한 말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좋은 의미로 전달한 말이 어쨌든 예민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안 좋게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저 말 하다니 뭐야, 나 지금 안 그래도 스트레스 받는데라고 괜히 불화의 씨앗이 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안 그래도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그런 말 들으면 잘 됐다라는 생각에 화가 확 터져나가기도 해요. 그래서 최대한 지금 말을 줄이시는 게 좋고요. 특히나 내가 평소에 괜히 안 할 말 해서 애 힘들게 했다라고 후회되시는 분들은 더욱더 줄이시는 게 좋은데 문제는 또 너무 줄이시면 집안이 다 같이 마치 중요한 의식을 앞두고 경건한 그런 분위기로 가면 아이에게 압박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냥 조금씩만 하자.]

[앵커]

약간 좀 평소보다 조금 정도.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에 부모님이 너무 불안해하면 그게 수험생 자녀한테도 그대로 거의 이게 전이가 되는 거죠?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그럼요. 이제 감정이라는 거는 어쨌든 전염성이 있거든요. 부모로부터 직접 전염되기도 하고 아까 말한 환경에서의 그런 분위기가 전염되기도 하니까 저는 부모님께서 간절한 마음을 가지는 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새벽기도를 나가든지 삼천배를 하든지 이런 것들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하시더라도 자녀분들에게 별로 티 안 내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앵커]

나 삼천배 하고 왔다. 이러면 안 돼. 그럼 바로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볼게요. 수능이 끝나면 이 살얼음판도 끝나는 걸까요? 방금 말씀해 주신 그런 상황들이 수능 끝나면 다 해결이 될까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수능 끝나면 당연히 끝 아닌 거 아시잖아요.]

[앵커]

한숨에 답이 다 된 것 같긴 한데. 사실 그 이후에 듣는 말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수험생 입장에서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그렇죠. 저희 의과대학에서 했던 유명한 말들은 선후배로부터 전해 내려온 말이 산 넘어 똥밭이라고 항상 뭐가 있습니다. 이제 수능이 끝나고 나면 다음에 또 해야 될 것들이 기다리고 있고 우리 삶이 항상 불안으로 가득 차 있잖아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이제 가족분들이 최선의 선택지를 이 아이에게 골라줘야 한다라는 부담감 혹은 시험이 끝나고 또 당장 생산적인 걸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아이에게 전달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계속 해야 되는 것들만 해 온 아이들이 이 시기에 내가 그렇게 목표로 하던 게 사라졌을 때 일시적으로 공허하고 번아웃이 찾아오기 쉬운 건 당연한 거거든요. 일단 너 정말 수고했다. 이제 결과는 너 손을 떠났으니까 일단은 지금 네가 하고 싶은 것도 좀 해 봐라라고 그런 시간을 마련해 주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수고했어 오늘도. 이 노래를 틀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오늘 수험생들 꿀팁이 참 많이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혹시 지금 수험생들에게 학교를 안 가는 오전에 그런 친구들 있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당일날 임해라라고 한마디만 좀 해 주시면요.

[김지용/정신의학과 전문의 : 몸에 긴장 들어가서 잘 봐야 된다는 일념으로 잘 볼 수만 있다면 모두나 잘 보겠죠. 아까 말씀드린, 짧게 말씀드린 심호흡을 꼭 적용해 주시면 좋겠고요. 저도 수능 보고 나서 저는 항상 공대 지망생이었기 때문에 공대를 가고 싶다고 세 군데 다 공대를 쓴다고 부모님과 싸우다가 부모님과 겨우 타협을 봐서 의대 하나를 지원했는데 그래서 제가 예상치 않던 의사의 길로 살고 있습니다. 사람의 앞길은 다 예측할 수 없는 거기 때문에 당장 내가 원하지 않은 결과, 원하지 않는 선택이 나오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않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시면 또 예상치 못한 인생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게 너무 끝이라고 생각하실 필요 없고 심호흡해라. 이렇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정신의학과 전문의 김지용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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