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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선교사 "나만 살아 부끄러웠다"

입력 2022-11-11 15:17 수정 2022-11-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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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북한 인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4년 만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동참하기로 했고, 돌아온 북한 인권대사는 국제무대에서 공개적으로 북한 인권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북한 사이 교류가 끊긴 상황에 북한 인권에 가닿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중에는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이 돌아와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17년 5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1년 만에 풀려난 김학송 선교사가 JTBC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다. 〈사진=JTBC 인터뷰·ZOOM 캡처〉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17년 5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1년 만에 풀려난 김학송 선교사가 JTBC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다. 〈사진=JTBC 인터뷰·ZOOM 캡처〉


■ 핵실험 이어진 2017년…"죽을 각오 했다"

JTBC는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인도한 억류자 3명 중 1명에게 지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데려온 김학송 선교사입니다. 김 선교사는 "억류된 오토 웜비어를 2017년 보러 온 조셉 윤 당시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접견 때 '구출해주겠다'고 했지만 기약이 없었고 1년 뒤 비행장에 가서야 석방되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석방 뒤 지금껏 "나만 살아나온 것이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구금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김 선교사는 죽을 각오만 했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체포된 2017년 5월 그 무렵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고, 핵실험을 앞둔 지금과도 상황이 비슷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그해 9월 제6차 핵실험까지 했습니다. 그는 "북한 보위부가 '너는 전쟁 포로다. 특수 상황에서 전쟁 포로는 즉각 총살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곤 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한 뒤 한국계 미국인 3명이 2018년 5월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인근 공군 기지에 도착한 이들을 마중 나갔을 당시.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학송 선교사다. 〈사진=연합뉴스〉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한 뒤 한국계 미국인 3명이 2018년 5월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인근 공군 기지에 도착한 이들을 마중 나갔을 당시.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학송 선교사다. 〈사진=연합뉴스〉

■ "서두르지 않으면 평생 노동 교화할지도"

김 선교사는 여전히 북한에 남겨진 한국 국적 억류자들의 신변이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탈북 어민을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볼 수 있듯, 북한도 남한 사람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시민으로 보고 충분히 육체적으로 가해할 수 있다"면서 말입니다. 그는 선동 목적으로 붙잡은 외국인 억류자들과 달리 한국인은 "노동 교화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독방에 갇혀 있을 때 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옥의 무덤에서 눈을 쓸고 있는 사람이 문틈 바깥에 보였고, 그건 나와 같이 억류된 한국인 목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 억류자 가족들을 만나던 자리에 이 목사의 가족도 처음으로 자리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에 강제로 억류된 우리 국민은 6명입니다. 아직 생사 확인은 안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억류된 국민 2명의 가족을 만나 "석방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달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억류된 국민 2명의 가족을 만나 "석방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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