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그저께 군산시청 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강임준 시장은 지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라북도의원에게 경선 협조 명목으로 4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종식 / 전 전라북도의원 : 느닷없이 봉투를 주길래 당황했지. 이제 뭐 자기 도와달라 이거죠.]
앞서 5개월 간 경찰 수사에서 강 시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최근 보강수사 결과, 강 시장 휴대폰 등을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강 시장과 함께 검찰에 넘겨진 건 서모 씨.
1300억원대 군산시 육상태양광 사업을 총괄하도록 강 시장이 임명한 인물입니다.
지난 5월 강 시장 사건이 불거지자 서 씨가 김 전 의원 회유에 나선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김종식 / 전 전라북도의원 : 쉽게 얘기해서 이제 (폭로 번복) 기자회견을 한번 해달라 이거예요.]
김 전 의원은 당시 강 시장 지인인 건설업자 정모씨가 찾아와 기자회견을 제안했다고 말합니다.
당시 김 전 의원에게 건네진 기자회견 입장문입니다.
'섣부른 행동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등 폭로가 사실이 아니었단 취지로, 강 시장에게 면죄부를 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기자회견문을 쓴 사람이 바로 서모 대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모 대표 / 군산육상태양광주식회사 : 써달라고 (김 전 의원이) 먼저 얘기해서 써줬어. (못 하겠다 했으니) 해프닝으로 끝나는 거죠.]
김 전 의원은 거절했지만, 회유가 진행되는 사이 강 시장은 재선에 성공합니다.
선거 이후로는 서 대표가 김 전 의원을 직접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4시간 가량 녹취엔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대화가 적나라하게 담겨있었습니다.
경찰 조사를 지연시켜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를 넘겨버리라거나,
[서모 대표 / 김 전 의원과의 대화 (지난 6월) : 시간 끌라고 마음 먹으면 시장 끝날 때까지 끌어갈 수 있어요. 변호사는 6번 바꾸면 돼. 시민들은 6개월 지나가잖아요? 관심도 없어요.]
꼼수로 조사를 거부하라고 합니다.
[서모 대표 / 김 전 의원과의 대화 (지난 6월) : 수면제 먹어요. 혈압제 먹어요. 그럼 거짓말 탐지기 못해. 대면 질의 때 몸 아프다고 안 나가고 해줘야 서로 강임준도. (1주일 뒤 잡히면) 강이 안 나와야지.]
사건이 잘 풀리면 억대 돈을 주겠다고도 합니다.
[서모 대표 / 김 전 의원과의 대화 (지난 6월) : 현금으로 주는 걸로 해가지고. 착수금을 1.5 현금으로 바로 주고 (그 다음에 잘 따라주시면 1.5.)]
당시 녹취엔 군산 지역 국회의원 권유로 서 대표가 강 시장 사건을 위해 변호사를 알아봤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서모 대표 / 김 전 의원과의 대화 (지난 6월) : OOO 의원님도 나한테 가장 먼저 상의를 했어요. 변호사를 샀으면 좋겠다, 센 사람을. 좀 알아봐달라 해서 서울에 가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강 시장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강임준 / 군산시장 : 선거법 이런 건 저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혐의는 부인하시는 게 맞아요?) 네네. (서OO 대표가 왜 찾아갔는지…) 하지 마세요.]
서 대표는 돈을 먼저 요구한 건 김 전 의원이었고, 강 시장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혼자 꾸민 일이라는 겁니다.
[서모 대표 / 군산육상태양광주식회사 (기자와의 통화) : 강임준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내 편이 되는 거잖아. (그걸 성공적으로 하면요?) 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최근 사건 관계인을 불러 10시간 가까이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잇따라 조사할 계획입니다.
공직선거법 사건 공소시효는 6달, 앞으로 20여 일이 남았습니다.
(VJ : 장지훈 / 영상편집 : 박서혜 PD /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