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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날'에도 웃을 수 없었던 소방관들…트라우마에 수사까지|오늘 아침&

입력 2022-11-1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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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9일)는 제60회 소방의날이었습니다. 긴급 신고 번호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로 제정했는데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노고를 기리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소방관들은 참사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더군다나 경찰 수사가 소방당국으로도 향하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 이도성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뜻깊은 날을 맞이했지만, 소방관들은 요즘 제대로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이죠?

[기자]

어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았는데요.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을 담당하는 소방서이고 최일선에서 지휘했던 최성범 서장은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분위기가 좋을 수 없겠죠.

소방관들은 이 대표에게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는데요. 들어보시죠.

[김진철/서울 용산소방서 행정팀장 : 처음으로 도착해서 마지막까지 지켰던 게 우리 소방이었는데 돌아오는 게 정작… 저희는 할 만큼 다했고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많이 좀 도와주십시오.]

[이은주/서울 용산소방서 구급팀장 : 저희 구급대원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았습니다. 계속 뛰어다녔어요. 차분한 목소리로 의료진들한테 인계할 때, 다른 구급대원들한테 이송 지시를 요구할 때 이럴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뛰어다녔습니다.]

앞서 간담회가 시작하자마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용산소방서를 방문해주셔서 무궁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휘차, 구조대원 긴급 출동입니다!}]

긴급 출동 벨이 울려 소방대원 10여 명이 급히 빠져나간 겁니다.

원효대교에서 유서로 보이는 종이가 발견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펌프차 출동 있습니다. 펌프차 출동 있습니다.]

차량과 오토바이가 부딪혔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대원 3명이 또 급하게 출동을 했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사건 사고, 그리고 이를 위해 언제 어느 때든 출동에 대비하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출동에 나선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한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지난 1일 경기도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숨을 쉬기 힘들다"는 내용의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자택 현관문 앞에 쓰러진 3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는데요.

응급 처치를 하던 구급대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영상으로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아파트 CCTV에 잡힌 모습인데요.

구조 장비를 든 구급대원 두 명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복도에 쓰러진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 보시죠.

멱살을 잡힌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건 구급대원이 찍은 영상 같은데, 구급대원의 목덜미를 잡고 다른 대원을 위협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남성을 말려보지만 여의치 않자 아래층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구급대원 :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선생님 폭행하지 마세요. {너 이게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아니?} 야 뛰어, 뛰어! 빨리빨리. 저기요, 도와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119예요!} 잠깐만 도와주세요. 죄송한데 잠깐만 있을게요, 경찰 올 때까지만. 술 취한 사람이 폭행해서…]

병원 이송을 도와주겠다고 하자 다짜고짜 폭행이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이 두 구급대원 모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했었다고 합니다.

큰 일을 겪은 지 며칠 되지도 않아 폭행까지 당한 겁니다.

[앵커]

대체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폭력을 휘두르던 이 남성, 육군 소속 30대 부사관으로 밝혀졌습니다.

개인적인 문제로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였다고 합니다.

10분이나 이어진 폭행에 구급대원 한 명은 주먹질을 피하려다 넘어져 다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소방당국은 증거 수집을 마치는 대로 군사경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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