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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대화" 사과했지만…김은혜 '웃기고 있네' 메모 후폭풍

입력 2022-11-09 21:26 수정 2022-11-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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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대화" 사과했지만…김은혜 '웃기고 있네' 메모 후폭풍

[앵커]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필담이 언론에 포착됐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질의가 이뤄지는 동안 '웃기고 있네'란 필담을 써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는데요. 두 사람은 '사적 대화였다'며 사과했지만 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백다혜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대기/대통령실 비서실장 (어제) : 부적절했다, 그래서 제가 기관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의원님들도 많이 화나 계실 것 같은데 제가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입이 열 개라도 말이 없고 하여간 죄송하다는 말씀을 일단 드립니다.]

국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과 발언,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질의 도중에 나온 사과였지만,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과는 아니었습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웃기고 있네'라고 필담을 나눈 데 대해서였는데요. 김 수석은 황급히 메모를 지웠지만,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고, 야당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건 진짜 국회 모독입니다. 그동안 이 XX들이라고 대통령이 얘기를 해도 사과 한마디 못 받고 여기까지 온 국회입니다. 메모지에다가 웃기고 있네? 이제 진짜 웃기고 있는 자리입니까? 위원장께서는 누가 썼는지 먼저 자백을 받으시고…]

[김대기/대통령실 비서실장 (어제) : 저도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 좀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어제) : 사실은 그 사안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안에 적은 것을 혹시나 이렇게 국감에서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비춰질까 봐 우려돼서 제가 지웠습니다. 단연코 이 부분이 의원님들의 발언이나 국감 진행 상황과 관련해서 진행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실의 두 수석, 순식간에 교실에서 잡담하다가 선생님한테 걸린 듯한 모양새가 됐는데요.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어제 있었던 해프닝에 대한 '사담', 즉 사적인 대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운영위원장이,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사적 대화의 내용이 뭔지 공개하라고 하자, 강 수석은 공개할 이유가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주호영/국회 운영위원장 (어제) : 두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 중에 그걸 썼던 것이고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봐 지우려 했다, 그런 해명입니까?]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어제) : 네, 그렇습니다. {그걸 잘 납득을 하겠습니까?} …]

[주호영/국회 운영위원장 (어제) : 혹시 사적 대화 내용을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어제) : 그건 얘기드릴 수 없습니다.]

[주호영/국회 운영위원장 (어제) : 아니 그런 걸 바로 이야기를 해야 오해가 풀릴 수 있죠. {사적 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당의 위원장도 납득시키지 못한 해명에, 운영위는 당연히 파행으로 치달았습니다. 결국 두사람은 국감장에서 퇴장됐는데요. 오늘도 운영위가 열렸지만 김은혜 수석은 불참했습니다. 김 수석,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비속어 발언'을 해명했던 당사자죠.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현지시간 9월 22일) : 다시 한번 들어봐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실의 기강을 문제 삼았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은혜 수석 등에게 깔깔깔 웃고 국감 중에 하니까는 주호영 운영위원장한테 항의해서 주의를 줬다는 거예요, 바로 직전에. 그러더니 '웃기고 있네'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이 XX' 하니까 그 수석들이 '웃기고 있네' 이건 진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라고 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게 웃깁니까? 157명이라고 하는 꽃다운 생명들이 정부의 잘못으로, 명백한 정부의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그 원인을 규명하는 이 장이 웃겨 보입니까? 이게 사과로 끝날 일입니까?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민주당은 두 수석에 대해선 최소 대통령실의 인사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성준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설사 사담이었다 하더라도, 국정감사를 수감해야 될 증인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국회를 모욕한 것이다'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국회법이 정한 대로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고 처벌해야 된다, 이런 생각이고요.]

국민의힘 내에서도, 두 사람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대통령실 수석 입장에서, 국회의원들을 대하는 자기들끼리 쓰는 표현이었을 거라는 추측입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여의도를 벗어날 때쯤 되면 정신을 차리고 국회를 보고 한마디 하는데 이제 견자(犬子)라고 한다. 개 견(犬) 자, 아들 자(子) 자. 견자(犬子)라고 해서 개 아드님이라고 하지는 않을 거고요. 아마 처지가 이렇게 되니까 자기들끼리 표현이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들킨 게 잘못이죠, 뭐.]

이번엔 국회에서 벌어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 공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예결위에서는 한덕수 총리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출석했는데요. 한 총리, '국가는 없었다'며 재차 고개 숙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저는 뭐 현시점에서 보면 우선 그 집회가 일어나는 용산 쪽의 치안을 담당하는 분들이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분명히 국가는 없었던 거죠.]

그렇다면 연일 사퇴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상민 장관의 경우엔 어땠을까요?

[권칠승/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사의 표명을 안 한 이유는 어떻게 되십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지금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 장관, 자신을 향한 사퇴론에 대해 재차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어제 운영위는 이태원 참사를 향한 대통령실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죠. 야당은 '이태원 참사는 명백한 인재'라며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김대기 비서실장은, 일관되게 사고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은주/정의당 의원 (어제) : 한덕수 총리, 이상민 장관, 윤희근 청장에 대해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게 응당한 조치 아니겠습니까?]

[김대기/대통령실 비서실장 (어제) : (이상민 장관이) 그렇게 자리에 연연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장관, 총리) 새로 임명하는 데 두 달 넘게 걸립니다. 그 공백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최기상/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경질하거나 책임을 묻는 절차가 안 이뤄지고 있습니까?]

[김대기/대통령실 비서실장 (어제) : 물러난다고 해서, 당장 급한 게 아니잖아요. 세월호 같은 때 보면 당시 해수부 장관께서는 다 수습하시고 8개월 후에 사퇴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을 바꾸는 건 후진적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김대기/대통령 비서실장 (어제) :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저는 좀 후진적으로는 봅니다.]

[이장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게 매번 터지는 사건이 아니지 않습니까.]

민주당은 김대기 비서실장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 생명을 지켰어야 할 주무장관의 자리 보전을 위해 참사 책임마저 후진적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야 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김대기 비서실장의 해당 발언, 얼마 전 윤 대통령이 경찰을 질책하며 했던 말을 떠오르게 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었죠.

[유승민/전 의원 (음성대역) : 대통령의 말씀은 검사의 언어, 검사의 생각입니다. 법률적으로는 맞는지 몰라도, 인간적, 윤리적, 국가적으로는 잘못된 말입니다. '용산'에만 책임을 묻는다면 대한민국은 왜 존재합니까.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됩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불거진 '내각 경질론'에 대해 정부는 '선 수습, 후 조치'를 강조하며 선을 긋는 모습인데요. 경찰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참사 책임'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납을 둘러싼 공방이 어제 운영위에서도 재현됐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견사구팽'이라는 단어까지 인용해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퍼부었는데요.

[조은희/국민의힘 의원 (어제) : 여론 일각에서는 북측에서 선물 받은 풍산개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난 다음에 '토사구팽(兎死狗烹)'이 아니고 '견사구팽(犬死狗烹)' 시킨 거 아닌가,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야당과 대통령실 간 고성이 오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해당 장면은 자리로 들어가 더 자세하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김은혜 '웃기고 있네' 논란…한덕수·이상민 감싼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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