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책임자가 이렇게 허둥대는 사이 이곳 현장을 지킨건 스스로 나선 시민들입니다. 또 구조대원과 재난의료지원팀도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이 팀의 의료진들을 만나봤습니다. 부족한 물품을 겨우 구해가며 일일이 사상자를 찾아 대응할 때 책임자는 도대체 뭘 한 거냐고 물었습니다.
이어서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주황색 조끼를 입은 구조대원들 바쁘게 움직입니다.
잠시 뒤 흰 옷을 입은 재난의료지원팀 의료진들이 합류합니다.
참사 당일 11시가 조금 지난 때입니다.
재난의료지원팀 의료진들에 따르면 이렇게 이미 구조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장 의료대응 책임자인 보건소장에게선 아무 지시가 없었습니다.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명찰을 차지 않으셔서 아무도 그분이 용산구보건소장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어떤 DMAT팀을) 현장 분류반, 이송반, 처치반으로 나눠주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희생자를 눕힐 곳도 부상당한 사람을 모아 치료하고 분류할 멘트도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사상자 치료와 분류, 이송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대로 된 현장 응급의료소가 꾸려진 건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입니다.
매뉴얼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지휘소를 만들고 통제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의료진은 사상자를 직접 찾아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A씨/이태원 참사 재난의료지원팀 : 우리가 그렇게 환자를 찾으러 다녀선 안 되거든요, 사실. 우리는 한곳에 모여 있어서 또 다른 하나의 우리만의 병원을 만들었어야 해요.]
각종 의료 물품이 있는 재난트럭 출동 요청도 늦었습니다.
[A씨/이태원 참사 재난의료지원팀 : 저희 가방에 스플린트가 5개 정도 있었는데요. 금방 동이 났어요. 붕대도 다 썼고. 보건소에서 온 사람들한테 부족한 물품을 얘기하면 행정적으로 해서 구해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긴급통제단 쪽에서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의료진들은 의료팀이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신고 접수와 동시에 자동으로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