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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못한 아들과의 한 끼…아빠 더 힘들게 한 '절차'

입력 2022-11-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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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아픔 속에 힘든 시간들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고향으로 데려오는 과정이 너무 복잡했다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권민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일요일 새벽, 아버지는 아들의 휴대폰이 경찰서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울로 올라갈 짐을 챙길 때까지만해도 다친 줄로만 알았습니다.

[희생자 아버지 : '병원에 아들이 있는데 가면 되나요?' 했더니 한참 머뭇거리더라고. '죄송합니다. 사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건 고향으로 데려와 아들을 보내주는 일, 하지만 절차는 복잡했습니다.

[희생자 아버지 : 병원에서도 서류를 얘기하는데 그 서류를 경찰서 가져가면 잘 몰라. 자기들이 한참 서로 얘기해야 알아. 그럼 또 병원에 얘기하고…]

슬픔을 주체할 시간도 없이 가족들은 경찰서와 병원을 오갔습니다.

[희생자 아버지 : '12시나 돼야 서류가 될 수 있겠다' 이제 나중에 나오셔서 '언제 될지 모른다' 그러면서 나중에 나오는 얘기가 '다음 날 9시나 돼야 시신 인도받을 수 있는 서류가 된다' 꼬박 하루 걸렸어요.]

빈소를 마련했지만 휴대폰 잠금이 풀리지 않아 아들의 친구들에게 소식을 알릴 길이 없었습니다.

친척들이 겨우 소셜미디어 계정을 찾은 뒤에야 부고를 전했습니다.

[희생자 아버지 :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우리 아들 잘 살았네. 근데 갔다…갔어.]

꿈 많던 프로그래머였던 아들, 바쁜 프로젝트를 끝내면 김장철에 맞춰 내려와 식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 한 끼가 못내 아쉽습니다.

[희생자 아버지 : 김장을 11월 20일에 하니까 '김장 담가서 수육해서 밥 한번 먹자' 그걸 되게 맛있어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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