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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알리 다에이도 체포됐다…이란 히잡 반대 시위 어디로?

입력 2022-10-28 11:30 수정 2022-12-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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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축구 전설 알리 다에이(53)를 체포했습니다. 영국 언론 '더 타임스'는 쿠르드 인권단체의 발표를 인용해 이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짐작하듯,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란 국민의 히잡 반대 시위 여파입니다. 다에이는 지난달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사건에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전국적인 시위에 지지를 표했습니다.

다에이의 체포는 최근 이란 정부가 스포츠 스타들을 통제하려는 정책과 잇닿아 있습니다. 지난 16일 여성 스포츠 클라이머 엘나즈 레카비(33)가 서울서 열린 국제대회에 나섰다 히잡을 쓰지 않아 문제가 됐었죠. 레카비는 조사를 받은 뒤 가택 연금중이라는 BBC 페르시아판의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귀국 직후 “히잡을 쓰는 것을 깜빡 잊었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드물어 보입니다. 강요된 해명이라 해석하는 거죠. 이란 사람들은 레카비를 영웅으로 환영했습니다.
 
2006년 은퇴한 알리 다에이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이란 대표팀 감독을 맡았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2006년 은퇴한 알리 다에이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이란 대표팀 감독을 맡았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앞서 이란의 축구 스타 사르다르 아즈문(27)도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A매치 소집에 맞춰 소셜미디어에 이란 여성의 인권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죠. 그 글은 지워졌고 그 여파로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이후 부상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경기 출전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는 스포츠 스타의 메시지가 그칠 기미 없는 시위의 또 다른 발화점이 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다에이는 2주 전 여권을 압수당했고 결국 체포까지 당했습니다. 스포츠가 정당성이 떨어지는 정부의 불안을 걷어내며 정치적으로 활용된 역사적 사례가 여럿 있었죠. 반대로 이란은 그 스포츠가 불안한 정국의 또 다른 불씨가 될지 몰라 걱정하는 형국입니다.

 
 1996년 아시안컵 당시 다에이는 우리 축구에 2대6 참패를 안겼습니다. 당시 4골을 몰아넣었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1996년 아시안컵 당시 다에이는 우리 축구에 2대6 참패를 안겼습니다. 당시 4골을 몰아넣었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다에이는 이란 축구의 자랑입니다. 축구대표팀간 경기(A매치)에 149번 나서 109골을 넣었습니다. 지난해 호날두가 A매치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축구 역사책의 맨 위를 장식했던 골잡이입니다. 카타르 월드컵이 20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다에이의 신변 불안은 국제 사회에 어떤 메시지로 작용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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